나루아트센터에서 애플씨어터와 안톤 체홉 학회의 임경식 예술감독, 안톤 체홉 작, 전훈 번역 연출의 <바냐 삼촌>을 관극했다.

 
전 훈은, 러시아 쉐프킨연극대학교 대학원 출신으로, 극단 애플시어터 대표이자 연출가이다. 2005년 제41회 동아연극상 연출상과 작품상을 수상하고, 현재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연기예술학부 학부장이다.

 
<바냐삼촌(Дядя Ваня)>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1860~1904)이 1899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수많은 극단들이 다양한 형태로 발표 공연하고 있다. 1897년에 출간되었고, 1899년 러시아 모스크바예술극장에서 공연되었다.

 
<바냐삼촌(Дядя Ваня)>의 내용은, 주인공 보이니쯔키 이반 페뜨로비치(Войницкий Иван Петрович, “바냐는 이반의 애칭”)는 누이동생의 딸 소피야 알렉산드로브나(Софья Александровна), 그리고 어머니 보이니쯔카야 마리야 바실리예브나(Войницкая Мария Васильевна), 작은 땅 주인 찔레긴 일리야 일리이치(Телегин Илья Ильич), 그리고 나이든 유모 마리나 띠모페예브나(Марина Тимофеевна)와 함께 시골에서 영지를 지키며 살고 있다. 그런데 죽은 누이동생의 남편인 세레브랴꼬프 알렉산드르 블라디미로비치(Серебряков Александр Владимирович) 교수가 대학을 퇴직하고 젊은 나이에 아름답기까지 한 옐레나 안드레예브나(Елена Андреевна)를 데리고 이 마을에 나타난다.

주인공 <바냐삼촌(Дядя Ваня)>은 매부가 자신들과는 달리 학문적 지식만 내 세울 뿐 실생활과는 동떨어지고, 집안일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실망한다. 게다가 운동도 하지 않으니, 온몸이 구석구석 병들어 있으면서도, 젊은 여자를 후처로 데려다 여보란 듯 거드름만 피우는 것에 분노를 느끼고, 매부의 후처인 엘레나에게 동정심과 함께 관심을 가지면서 사랑하는 마음까지 품게 된다.

한편, 주인공의 친구인 아스뜨로프 미하일 르보비치(Астров Михаил Львович)는 의사로서 바쁘게 병원에서 일을 하지만 숲을 가꾸는 데에도 정열을 기울이는 약간 이상주의적인 인물이다. 아무도 모르게 의사 아스뜨로프를 연모하는 바냐삼촌의 조카 소냐에게, 의사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미모의 엘레나의 관능미에만 정신을 집중시킨다. 의사와 엘레나는 바냐삼촌이 지켜보는지도 모르고 몸과 마음을 열정적으로 밀착시킨다.

바냐삼촌의 낙담이 배가된다. 그러자 돌연 바냐삼촌의 매부 세레브랴코프가 등장해, 자신이 이 마을로 내려온 목적인, 자신의 땅과 저택을 팔고 도시로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한다. 그 말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평생을 희생하다 시피 하며, 힘들게 이 땅을 지켜온 바냐삼촌은, 분노와 절망감으로 매부인 세레브랴코프에게 총을 발사한다.

총알은 빗나가고 큰 소동이 벌어지지만, 가까스로 무마가 된다. 매부 세레브랴꼬프는 마음을 고쳐먹고 아내 엘레나와 함께 마을을 떠난다. 엘레나의 떠나는 모습에, 닭 쫓던 강아지 모양이 된 의사 아스뜨로프는, 비로서 성숙한 여인이 된 바냐의 조카 소냐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대단원에서 바냐와 소냐는 남은 가족과 함께 기타 연주음을 들으며 일을 몰두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여러 개의 창문이 달린 건물의 내부와 외부다. 길게 연결된 목조건물의 높지 않은 벽과 그 위로 연결된 창문은 걸상을 놓고 넘어 갈 수 있는 높이이고 객석 통로가 이 건물의 진입로로 설정이 된다. 건물의 내부는 식당 겸 거실이고, 여러 개의 의자와 책상이 배치되어 있다. 창문마다 열고 닫도록 처리되고 상수 가까이에 출입문이 있고 거실 오른쪽과 왼쪽으로 내실로 들어가는 계단이나 통로가 있다.

소품으로는 쟁반에 보드카 잔, 포도주 병과 잔이 담겨 나오고, 물병도 가져온다. 아름다운 꽃 다발, 그리고 기타가 있어 가끔 연주를 하고, 피스톨로 발사를 한다. 제정 러시아 풍의 의상과 모자가 어울리고, 음악도 극 분이기와 조화를 이룬다.

진남수, 조 환, 김진근, 홍정인, 김병수, 김샛별, 이재혁, 조경미, 이규빈, 김두영, 김유래, 장희수 등 출연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이 관객을 연극의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배역에 따라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무대디자인 Dmitree J H, 음향디자인 Nikita Project, 조명디자인 Team 3XL, 의상디자인 Aori Moda, 일러스트 디자인 Leshwii@gmail.com, 음악감독 박현욱, 작곡 연주 박지영, 총괄매니저 임주희, 무대감독 김정현, 하우스 매니저 최윤후, 주관 안똔 체홉 학회, 제작기획 애플씨어터, 홍보마케팅 애플돔, 매니지먼트 애플트리, 광진문화재단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애플씨어터와 안톤 체홉 학회의 임경식 예술감독, 안톤 체홉(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작, 전 훈 각색 연출의 <바냐 삼촌(Дядя Ваня)>을 연극성 문학성 대중성이 고루 갖춰진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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