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한국의 고서적이 여러점 소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지희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김효경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 이혜은 숙명여대 교수와 함께 지난해 5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필사본장서부에 보관돼 있는 한국 고문헌을 최초로 실물 전수 조사를 통해 134종, 306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가장 빠른 시기의 책은 선종의 제6대조인 혜능(慧能)이 설법한 내용을 담은 ‘육조대사법보단경’으로, 이는 가로 15.1㎝, 세로 22.6㎝ 크기로, 고려 후기 문신인 이금강이 시주해 경술년에 제작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능엄경’ 10권, 5책은 1401년에 새긴 목판을 활용해 1456년 찍은 책으로, 서적의 보존 상태와 구성이 완벽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도 1401년 판본이 있으나, 첫 번째 권의 서문과 권수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15세기에 나온 ‘능엄경’은 낱권도 보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본은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18세기 고지도인 ‘관서전도’(關西全圖)와 ‘영연도’(嶺沿圖)도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존재가 확인됐다.

평안도 지역 지도인 ‘관서전도’는 가로 218.8㎝, 세로 162㎝인 대형 지도로, 1770년 영조의 명을 받아 신경준이 제작한 도별 지도와 흡사한 유물이고, ‘영연도’는 경상도 해안부터 일본에서 가장 큰 섬인 혼슈(本州)의 서쪽, 규슈(九州), 오키나와(沖繩)까지 합해서 그린 지도로,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형식이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한국 고문헌은 대부분 1887년 초대 주한 프랑스 대리공사로 부임했던 콜랭 드 플랭시가 수집한 것으로, 도서관은 1911년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이번 조사 성과를 정리한 논문은 한국서지학회의 학술지 ‘서지학연구’ 제69집에 게재됐다.

김재현 기자, jaehyun3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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