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을 바라고 갈증을 참는다.

‘세설(世說)’ ‘가휼(假譎)’에 이런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조조가 군을 이끌고 행군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날은 덥고 물을 찾을 수 없어 목마름과 피로로 지친 병사들이 거의 움직이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이때 조조는 한 가지 꾀를 내서 모두에게 말했다.

“조금만 더 가면 매화나무 숲이 있다. 빨리 그곳으로 가서 달콤한 매실을 따 먹으면 갈증을 해결할 수 있다.”

매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병사들의 입 안에서는 군침이 돌았고, 그리하여 모두 힘을 내서 계속 전진했다.

‘삼국지연의’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번은 조조가 유비와 함께 뒤뜰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뜻을 이야기 하다 우연히 푸른 매실을 보고는 그때 일이 생각나 유비에게 한바탕 들려준 다음, 장수(張繡)를 정벌하는 길에 발생한 일이었노라 덧붙였다.

지도자의 통치 행위 중에는 주‧객관적 조건의 제약 때문에 부하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할 필요가 있을 때 왕왕 능력이 못 미치거나 마음만큼 힘이 따라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는 있는 힘을 다해 부하들의 곤란한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외에도, 당분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을 부하들에게 정확하게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불시에 나타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나 시간이 급해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직면해서도 부하들의 활동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면, 때로는 이런 ‘망매지갈’과 같은 수로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이 책략이 부하들에 대해 어떤 저의를 품고 속이는 것과는 결코 같을 수 없다. 이 책략을 함부로 써먹는 것은 옳지 않다. 자주 사용하면 신용도 떨어지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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