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경찰에 이어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여전히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어 검찰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26일,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이상민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회의장 입장을 저지하기 위해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뉴스프리존 DB자료
지난 4월 26일,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이상민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회의장 입장을 저지하기 위해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뉴스프리존 DB자료
패스트트랙 대치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패스트트랙 대치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각에서는 이들이 소환에 불응해도 검찰이 그간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직접 조사 없이 기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정치권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한국당 의원들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수사 대상인 한국당 의원 60명 가운데 9월30일과 이달 4일에 먼저 소환을 통보받은 의원들 37명은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 주 중 출석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의원들도 불출석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한국당 의원들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많게는 3차례까지 소환에 불응했다.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서도 소속 의원들에게 '출석하지 말라'는 지침을 여러 차례 내렸다.

검찰이 의원들의 신병을 강제로 확보하는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많다.

현행범이 아닌 국회의원을 회기 중 체포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재적 의원 과반이 참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동의해야 한다. 한국당을 뺀 나머지 정당이 힘을 합치면 가능하기는 하지만, 수십 명에 달하는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검찰로서도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이미 여권을 중심으로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무더기 체포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설령 이런 과정을 거쳐 강제로 신병을 확보한다 해도 피고발 의원들이 수사에 협조할지도 미지수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지난 1일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출석했으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 때문에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처럼 '소환 없는 일괄 기소'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한국당 의원들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통보한 날짜에 출석을 기다리는 등 어느 정도 절차를 갖추고 나면 한꺼번에 기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이 방송사 촬영 화면 등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고화질 동영상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관련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만큼 직접 소환조사 없이도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공소시효 완료가 임박했다는 이유를 들기는 했으나 이미 정 교수를 소환 없이 기소한 사례가 있는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개입 논란을 피하려면 최대한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검찰은 사안의 민감성과 폭발력을 감안한 듯 원론적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기소든 불기소든 결정했을 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사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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