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피를 먹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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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피를 먹는가
  • 강기석(언론인)
  • 승인 2019.10.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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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으로 기억하는데 원래는 토머스 제퍼슨이 한 말이라고도 한다. 누가 한 말이든 민주주의 역사를 개관할 때 대략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 역사에서도 그랬다. 4.19혁명 때 흘린 피로 우리는 비로소 민주주의를 맛보았다. 유신정권 때 젊은 학생들이 당한 고통으로 우리 민주주의가 목숨을 부지했다.

79년 부마항쟁에 이은 박정희 암살로 우리 민주주의가 조금 진전했다.
80년 광주에서 흘린 피가 우리 민주주의의 자양분이 됐다.
87년 박종철이 흘린 피와 시민항쟁으로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됐다.
2014년~2015년 추운 겨울 수백 만 시민의 노고는 피흘림에 못지 않았다.

그렇게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란 나무의 열매를 누가 먹는가. 4.19혁명으로 겨우 조금 열린 민주주의 공간을 박정희가 군을 몰고 들어와 침탈했다.

군인의 세상이 열렸다. 중앙정보부가 생겼다. 80년 박정희의 죽음으로 열린 민주주의(서울의 봄)를 전두환이 빼앗았다. 중앙정보부가 박정희 암살의 주범으로 해체되는가 했더니 안전기획부가 들어서 최고 권부가 됐다. 여전히 군은 기세등등했다.

87년 민주주의(직선제)를 찾아오니 3당 합당으로 보수 정치세력이 급격히 강화돼 그들의 세상이 됐다. 보수 정치인들은 군을 정치 밖으로 몰아 낸 대신 재벌과 결탁했다. 97년 IMF사태가 터져 온 국민이 말 못할 고통을 겪으면서 민주주의(선거혁명. 정권교체)를 실현하니 언론의 힘이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국민의정부 내내 언론이 정부를 조져댔다. 언론은 안기부에서 이름을 바꾼 국정원까지 조져댔다. 2002년 극적으로 민주주의(정권재창출)를 지켜내니 검찰까지 대선자금 수사극을 벌이며 힘을 강화했다. 국민검사라는 찬사까지 등장했다.

이제 2017년 춧불혁명으로 나락에 떨어진 민주주의를 되살리니 언론과 검찰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국가 통수권까지 넘보는 상황이 됐다.

그 뒤에 (군과 정보부는 사라졌으되) 재벌, 친일파 수구 정치인들이 도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제 최종 승부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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