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옥(斷獄)
상태바
단옥(斷獄)
  • 김덕권
  • 승인 2019.10.15 0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옥(斷獄)

다산(茶山)의『목민심서(牧民心書)』제9편 <형전 6조(刑典六條)> 제1조에 ‘단옥(斷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형사사건의 판결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조항이지요. 그러니까 재판에서 범죄자의 죄의 유무와 경중을 따져 형벌을 확정짓는 판결이 바로 ‘단옥’입니다.

10월 14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국사태의 당사자인 조국 법무부장관이 전격적으로 사퇴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놀라운 반전(反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14일 조국 장관이 내놓은 사퇴의 변>을 요약해 봅니다.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랜 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 한국에는 세기의 재판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국 일가의 각종의혹과 더불어 오래전부터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12편으로 구성된『목민심서』는 편마다 6개 조항으로 모두 72조항의 치밀하고 정확하게 저술한 책입니다.

72개 조항의 내용, 어느 것 하나인들 소홀하게 넘길 수 없지요. 그 가운데「형전」의 <단옥> 조항이야말로 재판에서 범죄자의 죄의 유무와 경중을 따져 형벌을 확정지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단옥’입니다.

단옥 즉, 어떻게 재판을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다산은 분명하게 말합니다.“단옥의 요체는 밝게 살피고 신중하게 처리하는데 있을 뿐이다(斷獄之要 明愼而已)” “사람의 삶과 죽음이 나 한사람의 살핌에 달려있으니 밝게 살피지 않을 수 없으며, 사람의 살고 죽음이 나 한사람의 생각함에 달려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설명합니다.

옛날 삼국지에 제갈공명이 나옵니다. 성은 제갈(諸葛), 이름은 량(亮), 자는 공명(孔明), 시호는 무후(武候)로 중국 삼국시대의 촉한(蜀漢)의 뛰어난 승상이었지요. 요즘 세간에도 범죄의 수사에 과잉수사니 월권수사니 피의사실 공표니 등등의 온갖 이야기들이 판을 치며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여기서 우리도 제갈공명의 수사기법을 배워서 실행하면 어떨까요?

「옥사(獄事)를 결단하고 형벌을 내릴 때에는 그 공평하지 않을까를 걱정해야 한다. 옥사를 다룰 때, 피의자가 가고오고 나아가고 물러가는 거동을 살피고 그 말소리를 듣고 시선을 보되, 얼굴에는 두려움이 있고 말소리는 슬프며 오는 것은 빠르고 가는 것은 더디며 뒤돌아보며 한숨을 짓는 것은 원망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정상이니 불쌍히 여겨야 할 것이요,

고개를 숙이고 훔쳐보거나 곁눈질 하면서 뒷걸음을 치거나 헐떡거리며 몰래 듣거나 중얼거리며 속마음으로 계산하거나 말이 조리를 잃거나 오는 것은 더디고 가는 것은 빠르거나 감히 뒤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죄를 지은 사람이 스스로 빠져나가고자 하는 것이다.」그렇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얼마나 참혹한 강제수사나 고문수사가 자행되고 있었던가요? 수사권의 남용은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인간의 자유와 인권은 천부적인 것입니다. 이제 조국의 법무장관 사퇴를 계기로 억울한 옥사는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사법개혁이 완수 되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라의 번영을 위하여 바른 정치, 맑고 밝고 훈훈한 덕화만발의 세상을 만들어 가면 어떨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0월 1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정치핫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