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주의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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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주의 아베
  • 강기석
  • 승인 2019.10.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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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맛과 멋과 흥이 있는 고장이다. 출장 갈 일이 생기면 만사 제치고 간다. 지난 주 출장 갔다가 왜 내가 전주를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또 하나 발견했다. 이 고장의 정치적 분위기가 나와 맞는 것이다.

 

숙소에서 한옥마을 가는 큰길 옆 가로수마다 시민들이 내건 「NO아베」 현수막이 즐비하다. 숙소에서 창문 밖으로 내다 본 큰 건물에도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물어보니 시청 건물 같다고 한다.

두 달 가까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어처구니없는 수사에 정신이 팔려 그렇지, 지금 우리나라는 ‘검찰개혁’과 함께 대일외교문제에 온통 관심을 쏟아야 할 때다. 조국 가족 이지메는 ‘검찰개혁’과 연계된 문제여서 피할 도리가 없는 부분도 있지만 일본 문제가 이렇게까지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은 정말 통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22일) 아침 「뉴스공장」을 들어보니 9월 일제차 판매량이 일본 제품 보이콧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6월에 비교해 50%~80%까지 격감했다고 한다. 전주의 분위기와 함께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우리 깨시민들은 언론과 상관없이 갈 길 가는 것이다.

일본은 불쌍한 나라다.(빈정대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를 늘 머리에 이고 산다. 2011년 후쿠시마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핵발전소 사고는 치명적이다. 일본은, 그 나라가 존속하는 한, 결코 이 재앙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지난번에는 역대급 태풍이 몰아쳐 70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철저하게 각종 재앙에 대비하고 있는 나라다. 그런 희생자 수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베 정부는 슬그머니 핵폐기물을 담은 부대들을 처리해 버리는 묘수를 부렸다. 일본의 재앙 대비수준으로 볼 때 모르고 그랬거나 실수로 그랬을 리 없다. 눈에 보이는 위험을 눈에 보이지 않게 감췄을 뿐이다.

일본은 원래 그런 나라가 아니라, 아베 정권이 원래 그런 정권인 것이다. 아베 정권 뿐 아니라 세상의 극우정권은 예외없이 안보와 재난에 무능하다.(한국도 마찬가지) 그저 큰소리로 허풍치고 거짓말로 모면하고 감출 뿐이다. 일본의 극우정권은 1923년 ‘관동대진재’ 때도 죄없는 재일 조선인들에게 방화 및 강도 등의 혐의를 씌워 대량 살육했다. 정부로 향하는 국민들의 불만을 엉뚱한 데로 돌린 것이다.

나는 아베 정권이 한국정부를 적대시하기 시작한 것도 일본국이 처하고 있는 여러 재난들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겉으로는 징용문제, 위안부문제들을 걸고 있지만 속으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금지조치를 더 괘씸하게 여기고 있다고 본다.

전주시민들도, 일본차를 사지 않는 시민들도, 일본에 관광을 가지 않는 시민들도, 일본이란 나라 자체와 일본 국민을 적대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겪는 아픔을 함께 하고 그들이 정직하게 겸허한 마음으로 재난을 극복하려고 노력할 때 진정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이 강할 것이다. 오늘 일본 왕 즉위식에 참석하러 가는 이낙연 총리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어둡다. 아베 일당은 우리와 전혀 딴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에게 속고 사는 일본 국민들이 더욱 불쌍하지만 어떡하겠는가. 당분간 「NO아베」를 더욱 가열차게 부르짖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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