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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금기를 깨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연극 "로마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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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금기를 깨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연극 "로마 비극"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연출가로 각광받고 있는 연출가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의 대표작
  • 권애진 기자
  • 승인 2019.10.30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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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고전을 해체해 현대의 프리즘으로 투영해봄으로써 이를 재발견하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연출가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의 대표작, 21세기 유럽 연극계가 성취해 낸 절대 걸작 <로마 비극(Roman Tragedies)>이 오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5시간 30분 동안 셰익스피어의 비극 세 편을 만나게 되는 다시 오지 않을 흥미진진한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로마 비극'을 연출한 연출가 이보 반 호브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을 연출한 연출가 이보 반 호브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2012년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오프닝나이트’와 2017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운틴헤드’로 LG아트센터에서 한국관객과 만난 바 있는 이보 반 호브 연출은 깊이 있는 통찰력과 탁월한 인물 해석, 무대와 영상을 아우르는 세련된 미장센(mise-en-scène)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관객과 평단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연출가로 각광받고 있다.

이보 반 호브가 자신의 이름을 세계 공연계에 널리 각인시킨 대표작 <로마 비극>은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셰익스피어의 세 작품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엮어 만든 5시간 30분을 질주하는 대작이다. 로마를 구하고 영웅이 되었지만 오만하고 타협할 줄 모르다 민중의 적으로 몰리게 된 코리올레이너스, 그와 반대로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로 권력을 얻었지만 공화정을 위협하고 독재자로 올라설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에 의해 제거되고 마는 줄리어스 시저, 로마와 이집트를 둘러싼 급박한 정세 속에 나라의 운명을 뒤흔들 만큼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공적인 책임감과 뜨거운 열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두 연인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이들 로마 시대 인물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장대한 스케일로 현대적이면서도 대담하게 펼쳐진다.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로마 비극’ 공연사진 /ⓒJan Versweyveld(제공=LG아트센터)

셰익스피어 원작의 내러티브를 유지한 채 각 작품당 90~100여분 정도로 농축된 이야기들은 시대를 관통하는 정치적 담론을 담아내며 시민이자 주권자이기도 한 현대 관객들의 의식을 자극한다. 슈트를 차려 입은 로마의 정치가들은 마치 현대의 정치인들처럼 지금 이 시대의 언어로 책략을 세우고, 논쟁하고, 협의하고, 뉴스에 나와 자신의 견해를 직접 설파하며 때로는 서로 치고 받는 육탄전을 벌이며 극단적으로 대립한다. 또한 무대 위의 대형 스크린은 눈앞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또 다른 앵글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비춰주고, 전광판의 자막은 앞으로 다가올 격변을 마치 뉴스 속보처럼 예고하며 긴박감을 불러일으킨다.

휴식 시간 없이 계속 진행되는 이 공연은 고전 텍스트에 현대성과 시의성을 가미하고, 색다른 진행 방식과 공간 활용으로 가장 민주적인 분위기에서 가장 혁신적인 방식으로 어떤 선입견도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연극을 표방하며, 극장이 관습적으로 갖고 있던 많은 금기를 깨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연 관람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관객들은 러닝 타임 동안 정해진 타이밍마다 자유롭게 무대와 객석을 옮겨가며 원하는 위치에서 각기 다른 시선과 각도를 통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원하는 때에 극장 안팎을 드나들 수도 있다. 관객들은 극장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마치 로마 시대의 의사당이나 광장에 나와 있는 시민들의 기분을 느껴 볼 수도 있고, 그냥 익숙한 방식대로 객석에 계속 앉아서 묵묵히 역사적 사실을 관찰하며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역사 드라마를 자신의 눈과 귀로 직접 목격하게 된다.

공연 중 휴대폰을 이용해 무대 장면 또는 연기하는 배우들의 사진을 촬영한다거나 SNS를 통해 실시간 공연 소감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기존 공연장 로비 외에도 무대 위에 추가로 바(bar)가 마련되어 객석뿐만 아니라 무대에서도 음식과 음료를 즐기며 관람할 수 있다. 원하는 때에 화장실에 간다거나 바깥 공기를 쐬기 위해 객석 출입문을 드나드는 것도 큰 제약 없이 가능하며, 무대나 객석에서 벗어나 있더라도 공연장 건물 안에만 있다면 곳곳의 스크린과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 무대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5시간 30분 동안 연이어 휘몰아치는 사건과 파국을 향해 질주하는 역사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목격하는 관객들은 마치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듯 로마의 인물들과 더불어 쉴 틈 없이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정치 게임 속으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될 것이다.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애정을 가져왔던 연출가 이보 반 호브와 LG아트센터가 오랜 논의 끝에 내한 공연을 결정하여 한국 관객들과 만나게 된 <로마 비극>은 2007년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초연된 후 12년 동안 아비뇽 페스티벌, 런던의 바비칸, 뉴욕의 BAM 등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과 공연장들로부터 초청을 받으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원래는 2018년 네덜란드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었다.

획기적으로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도입하면서도 원작의 본질을 최대한 가깝게 유지하는 한편, 영화와 차별되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연출력은 물론이고 연극의 예술적 존재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는 이보 반 호브의 작품 <로마 비극>은 선착순 입장이기는 하지만 일찍 와서 객석 앞에 줄을 설 필요는 없다. 공연의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내 자리’의 개념은 없기 때문이다. 이보 반 호브의 가장 강렬한 작품 <로마 비극>의 3회 뿐인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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