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빈소 부산 남천성당에 꾸려져

향년 92세 노환 별세…文대통령 "가족과 차분히 치를 것, 조문·조화 사양"
文대통령 부부, 병원서 고인 곁 지켜…文대통령 수원 일정 직후 부산行
靑 "현지 긴급상황 대비 공간 확보…직원들 일상근무하고 단체조문 없어"
文대통령 경조휴가 사용, 빈소 미공개…반부패회의 연기·아세안 참석 예정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페북 글

저희 어머니가 소천하셨습니다.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습니다.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41년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후 오랜 세월 신앙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진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습니다.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입니다.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당신이 믿으신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슬픔을 나눠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장례는 가족장으로 3일간 치러진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10월 29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며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 메리놀 병원에 입원했고, 이날 오후 7시6분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인께서 노환으로 별세하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에서도 혹시나 있을 긴급한 상황이나 보고가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공간 확보 등 조치를 취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는 비서실장 중심으로 평상시와 똑같이 일상적 근무를 서게 된다"며 "청와대 직원들이 단체로 조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이동해 오후 5시께 병원에 도착했다. 고인이 별세하기 전 2시간가량 생애 마지막 모자지정(母子之情)을 나눈 셈이다.'

향년 92세로 별세한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2월 25일 성탄미사를 위해 강 여사와 함께 길을 나서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2월 25일 성탄미사를 위해 강 여사와 함께 길을 나서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

김 여사는 오전에 고인이 입원한 병원에 미리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경조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지만 며칠을 사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규정에 의하면 부모장은 5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지만, 대통령이 며칠을 사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빈소를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문과 조화를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빈소를 확인해드리면 너무 많은 분이 오실 수 있어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따라 오는 31일 예정됐던 '공정사회를 위한 반부패정책회의' 일정은 연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다음 달 3∼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는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모친의 건강 악화 소식을 전해 듣고 헬기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건강 상태를 살피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위독하신 어머님을 뵈러 부산에 간다"고 전했었다.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 변호사 시절 어머니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어머니 강 여사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던 모습.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
문재인 대통령, 변호사 시절 어머니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어머니 강 여사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던 모습. [문재인 대통령 공식 블로그.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어머니 강한옥(92) 여사의 임종을 지켰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 빈소를 천주교 성당 장례식장에 꾸린 문 대통령은 조문과 조화를 거절하며 조용한 가족장을 치르고 있다.

내내 굳은 표정이었던 문 대통령은 빈소에서도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께 병원에 도착해 병원장 브리핑을 들은 뒤 병원 6층 중환자실에 입원한 강 여사를 마주했다.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5시간여 전인 오전 11시 45분께 이미 중환자실에 도착해 강 여사를 문안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2시간가량 병원에 머물며 강 여사의 임종을 지킨 뒤 오후 7시 26분께 빈소로 향했다.

검은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차림에 넥타이를 하지 않은 문 대통령은 시신 운구를 위한 승합차로 향할 때까지 내내 굳은 표정을 지으며 앞만 바라봤다.

검은 옷에 차분한 초록·파란 무늬 스카프를 두른 김 여사 역시 말없이 문 대통령 옆에서 함께 걸었다.

문 대통령 내외가 탄 승용차가 출발하자 주변에 있던 한 여성 지지자는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강 여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7시 40분께 수영구 남천성당으로 운구됐다.

흰색 운구 차량이 남천성당 장례식장으로 먼저 들어가고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탄 검은색 차량이 뒤따라 들어갔다.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 내외는 운구 차량이 지하 1층 장례식장으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들어가는 동안 운구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장례식장 주변에는 청와대 경호팀이 배치돼 상황을 엄격히 통제했다.

경호팀은 남천성당으로 들어가는 인사들에게 일일이 방문 목적을 묻고 장례와 관련이 없을 경우 돌려보냈다.

대통령 친척으로 추정되는 일부만 성당 출입이 허용됐고, 성당에 저녁 미사를 온 신도들은 얼굴이 확인되는 사람들만 별도 통로를 통해 출입이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 남천 성당 도착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별세한 모친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에 도착하고 있다. 2019.10.29
문재인 대통령 남천 성당 도착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별세한 모친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에 도착하고 있다. 2019.10.29

문 대통령이 조용한 장례를 치르겠다는 뜻을 밝힌 데로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거절됐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근조기는 성당 입구에서 경호팀에 의해 돌려 보내졌고, 문 대통령 측근으로 여겨지는 이호철 전 수석도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었지만, 빈소에서 조문하지는 못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이호철 전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3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약 1시간 30분가량 성당 안에서 머물렀던 이 전 수석은 "빈소를 조문하지 못했다"면서 "빈소에 가족들만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상황을)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대통령을 만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까 잠시…"라고 말을 하면서도 "침울하게 계시는데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었다"며 상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 모친 빈소에 장례 차량= 29일 오후 별세한 문재인 대통령 모친인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으로 장례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19.10.29
문 대통령 모친 빈소에 장례 차량= 29일 오후 별세한 문재인 대통령 모친인 강한옥 여사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으로 장례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2019.10.29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했다가 행사가 끝난 뒤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행은 지난 26일 헬기를 타고 이동해 강 여사의 건강 상태를 살핀 후 사흘 만이다.

청와대에서는 이정도 총무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등이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 주영훈 경호처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천주교 부산교구에 따르면 강 여사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 30분 남천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남 양산의 부산교구 하늘공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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