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하던 일이 잘 안 됐을 때 흔히 “황됐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요즘 자유한국당이 딱 그 모양새다. 이른바 ‘조국사태’로 지지율이 조금 오르던 자한당이 나경원과 황교안의 연이은 ‘헛발질’로 다시 폭락했다.

한때 지지율이 엇비슷해지자 자유한국당은 비로소 승리를 거두었다며 자축했다. 그러나 조국 국면이 잦아들면서 공격거리가 사라지자 중도층이 자한당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더니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리얼미터의 경우 국정지지율이 오랜만에 부정보다 긍정이 앞서기 시작했고, 정당 지지율도 리얼미터는 9% 차이, 한국갤럽은 무려 17%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조국 국면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왜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내려가고 있을까?  

첫 번째 이유는 조국국면이 두 달 이상 지속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이른바 조국 수사 피로증이 형성되어 이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자유한국당이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검찰개혁을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수처 설치는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데 자유한국당은 ‘좌파 장기집권 플랜’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지유한국당이 계속 헛발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이 패스트랙 저지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주고 가산점을 주겠다고 하자 자한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거기에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이 소천한 날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에니메이션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해 보수층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황교안은 황교안대로 지도부와 논의 없이 원래 자한당에서 일한 이른바 ‘구태’들의 명단을 인재라고 공개해 자한당 내에서도 “ 올 사람이 없어 주워 모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문재인 정부의 피해자로 내세우려던 황교안의 얄팍한 꼼수는 자한당 최고위원 전원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다시 한번 황교안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지지부진한 보수대통합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황교안이 말로는 보수대통합을 외치지만 친박의 유승민 반대로 난관에 부딪쳤다. 그러자 김무성이 “몇 놈 때문에 보수대통합이 어렵게 되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친박과 비박의 갈들은 고조될 것이고, 만약 황교안이 공천 때 자기 사람 위주로 심으려 하면 비박은 탈당해 제3당에 합류할지도 모른다.

아무 대안 없이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외치는 자유한국당은 황교안으로 잠시 흥했다가 황교안으로 영원히 망할 처지에 놓였다. 거기에다 나경원과의 묘한 라이벌 의식은 갈등의 씨앗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속말로 “좋은 시절 다 갔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이 칭송한 검찰로부터 가혹하게 수사받을 일밖에 없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고, 시민단체가 고발한 나경원 자녀 입시 비리 의혹도 수사가 시작될 것이다.  

거기에다 계엄령 문건 수사가 재기되면 황교안도 자유스러울 수 없어 이래저래 자유한국당은 초상집 분위기가 될 것이다. 지지율이 계속 내려가면 수도권 출신 의원들부터 지도부 교체 여론이 터져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유한국당이 칼을 들고 설쳤지만 지금부터는 수세 국면으로, 특히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어 총선이 치러지면 자유한국당은 참패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변수는 선거법 개정인데 아마 자유한국당의 반대와 지역구 분할을 걱정하는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기존의 소선거구제로 총선이 치러지면 자한당은 TK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만약 총선 전에 박근혜가 옥중정치를 해 우리공화당을 지원하면 영남도 표가 분산되어 자유한국당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거기에다 유승민, 안철수가 창당해 보수표가 갈리면 사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혁신 또 혁신해도 모자랄 자유한국당이 국정농단에 책임을 지고 자숙해야 할 황교안을 당대표로 뽑고, 몽니만 부리는 나경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순간 총선 참패는 예고되어 있었다. 누구 말마따나 그야말로 ‘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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