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진단을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정한 모습으로 골프 라운딩 현장을 포착해 공개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당시 골프장 현장에서 전 씨를 만난 녹취록을 공개했다.

9일 오전 임 부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취재한 전체 기록을 소개했다.

임 부대표가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전두환, 이순자 부부는 오전 9시 23분 대형 세단을 타고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했으며 오전 10시 49분 강원도의 홍천 모 골프장에 도착했다. 낮 12시 17분 2번 홀에서 임 부대표와 마주쳐 약 10분간 대화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페이스북 캡처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페이스북 캡처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페이스북 캡처

 

공개된 전 씨와의 약 10분간의 대화를 보면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도 않았는데 군에서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냐?", "(추징금 납부) 네가 좀 해주라" 등의 답변을 했다.

앞서 임 부대표는 전두환 씨가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처음 방송에 공개했다. 그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전 씨가 “절대로 알츠하이머 환자일 수 없다는 확신 100%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임 부대표는 “걸음걸이, 스윙하는 모습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기력이 넘쳐 보였다”면서 “가까운 거리는 카트를 타지 않고 그냥 걸어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골프장 캐디들도 본인들은 가끔 타수를 까먹거나 계산 실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 씨는 본인 타수를 절대로 까먹거나 계산을 헷갈리는 법이 없다고 한다”면서 “아주 또렷이 계산하는 것을 보면서 캐디들도 이 사람이 치매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더라”라고 밝혔다.

임 부대표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전두환 씨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묻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 난 모른다”라고 잡아뗐다.

발포 명령에 대해서도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은데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라고 오히려 되묻는 적반하장을 보였다고 했다.

또 1천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고 30억 원이 넘는 세금도 납부하지 않은 상태에 대해서는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고 까지 억지를 부렸다.

전두환 씨와 함께 있던 부인 이순자 씨에 대해선 “전 씨보다 한술 더 떠서 방송에서는 차마 (공개)하기 힘든, 동물에 비유하고 나를 마치 촛불로 여기는 듯한 육두문자를 고래고래 고성과 함께 지르면서 말했다”고 전했다.

이순자 씨가 했다는 욕설 내용에 대해서는 “영어로 ‘겟 아웃’(get out·꺼져) 정도가 될 것 같다”라며 '꺼져 XXX'라는 내용의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골프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고함을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저들은 결코 변하지 않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순자 씨가 욕설하는 모습이 담긴, 오디오가 담긴 영상이 있는데 공개하기가 부적절할 정도로 욕설이 굉장히 심하게 들어 있다"며 전두환 씨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 과정에서 폭행도 가해졌다고 밝혔다.

전 씨 일가가 거주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구의원이기도 한 임한솔 부대표는 “평소 ‘31만 서대문구민 모두 잘 모시겠다’라고 말씀드리는데, 딱 한 명, 전 씨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보고 주시해 왔다”라고 했다.

이어 "이 사람은 반드시 본인의 죄에 대해서 충분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나름 소명의식을 갖고 지켜보고 주시했다”라고 추적 이유를 밝혔다. “약 10개월 정도 전 씨가 골프 치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여러 번 허탕을 치다가 포착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임 부대표는 “수년째 지방세 고액체납 1위인데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죄를 더 묻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후에도 재산 추징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잠복 취재가 적법한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사실 위법 행위는 골프장 측에서 폭행이 있었다”면서 “(전두환) 동행자 중 한 분이 저를 골프채와 주먹으로 쳤고, 같이 촬영하던 저희 팀 동료들도 폭행을 당했고 카메라도 파손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게 법적인 문제로 비화가 된다면 오히려 그쪽에서 감수해야 될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전두환 씨는 건강 상태를 봤을 때 강제 구인을 통해서 재판받는 받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사죄나 반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준 국세청장은 8일 전 씨의 은닉재산 의혹과 관련해 "본인이 아니라 타인 명의로 은닉한 것까지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국민 분노가 큰데 전두환 씨의 은닉재산을 찾아내려는 국세청과 세무서의 노력의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답했다.

김 청장은 "이번에 금융실명법이 개정돼 체납자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친인척에 대해서도 저희가 금융조회를 할 수 있다"며 "금융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체납 징수 노력을 하고, 그 과정에서 체납 처분을 면탈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으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에서 공매 의뢰 중인 (전씨의) 연희동 자택에 대해 교부 청구를 통해 체납세액 징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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