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요? 정말 ‘나는 누구인가요?’ 간단하지만 참 난감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기를 아는 사람만이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헤맨다는 것은 앞으로 내가 큰일을 해낼 인물이 아닐까요?

우리는 자신이 자기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정도나 잘 알까요? 그리고 나 외의 타인에 대해서는 또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우리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내 안의 나는 누구인가요?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무엇인가요? 밖으로 보이는 내가 과연 진짜 나일까요?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수많은 얼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어떻게 하면 나를 좀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나는 지금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요? 도대체 나를 알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작업일까요?

우리는 인간 존재의 좀 더 깊은 근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러려면 위에 던진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다 해도 새로운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지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누가 알려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설사 알려준다 해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법이지요.

이 때문에 내가 누구인지 알려면 오랜 고뇌(苦惱)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생각에 생각을 덧붙이고 고심에 고심을 거치는 인내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하여 깊은 좌절에 빠졌습니다.

그럴 때는 ‘나를 도울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젊은이는 반평생을 바쳐 일궈온 피와 땀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리자 자살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어떻게 실패에서 벗어나는가?’ 라는 책 한 권을 발견했지요.

젊은이는 책의 저자를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작가를 통해 다시 재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뒤 작가를 만난 젊은이는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습니다. 신중한 태도로 이야기를 들은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처지를 동정합니다. 그러나 사실 내가 도울 방법이 없소이다.” 안색이 창백해진 젊은이는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렸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아무런 희망이 없군요.” 작가가 다시 말했지요. “내가 비록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한사람을 알고는 있는데......,”

젊은이는 벌떡 일어나더니 작가의 손을 꼭 쥐며 “제발 저를 그 사람에게 안내해주세요. 부탁입니다.” 그러자 작가는 젊은이를 옷장 앞 거울로 데려갔습니다. “자, 이 사람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을 재기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앉아서 차분히 이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리고 이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입니다.”

젊은이는 천천히 눈을 들어 거울을 바라보았습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남의 것인 양 낯설기만 했습니다. 초췌한 얼굴, 길게 자란 수염, 자신감 없이 주눅 든 얼굴 등, 거울 속의 남자는 실패자의 얼굴 그대로였습니다. 한참 동안 거울을 바라보던 젊은이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 젊은이가 다시 작가를 찾아갔습니다. 젊은이의 모습은 크게 달라져 있었습니다. 말쑥한 옷차림과 경쾌한 목소리는 예전의 젊은이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선생님! 그날 거울 앞에서 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았습니다. 실패한 뒤로는 제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실패한 저를 스스로 인정하고 나자 마음이 편해지면서 무엇이든 다시 시작 하면 되지 하는 용기가 솟았습니다. 저를 일으켜 줄 유일한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란 사실을 깨닫고 나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는 지금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몇 년 안에 재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내가 누구인지 찾으셨는지요?’ 내가 누구인지 찾지 못하면 인생을 헤매게 됩니다. 이렇게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내면 바로 그것이 행복의 시작이 아닌지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1월 1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