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이명수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국내 언론의 신뢰도가 바닥”이라며 왜곡 보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일삼는 언론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또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언제든 구속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검찰을 향해서도 일갈했다.

그는 지난 16일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위원회 초청으로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해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검찰이 두려우냐'는 방청객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이사장이 지난 16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대한민국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관련해 강연 중이다. ⓒ평화뉴스 사진
유시민 노무현 재단이사장이 지난 16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대한민국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관련해 강연 중이다. ⓒ평화뉴스 사진

이어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 듯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어서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비꼬면서 검찰의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과정을 개인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가 수년간 법 위반 사례를 가려내 처벌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유 이사장은 최근 '조국 사태'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세상에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우리는 모두 경험할 수 없다. 기자들이 그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선택해서 알려준다. 이런 언론의 역할에 과연 신뢰성은 얼마나 될까”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조사한 국가별 뉴스 신뢰도를 보여주며 “국가별 뉴스 신뢰도에서 한국은 25%로 꼴찌다. 매일 생산해서 유통시키는 기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사실은 언론인들도 안다. 언론은 오보를 내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이 바라는 모든 분야에 대해 비판과 견제를 무시하고 지금 언론은 청와대를 비롯해 정치권력만 비판하지, 검찰과 재벌이라는 또다른 권력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는다. 최근 조국 보도를 보면 검찰이 대통령보다 더 힘이 센 것 같다. 그런데도 검찰 수사나 흘려보내는 정보 비판 기사는 거의 없다. 그래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선 기자들은 특권 의식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별 생각 없이 기사를 쓰고 정작 자기들에 대한 비판은 견디지 못한다"면서 "이런 언론사들은 망하면 망했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런 질 낮은 기사를 생산하는 올드미디어 소비를 국민들이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은 담합과 착취, 반환경범죄를 일삼는 재벌도 비판하지 않는다"라면서 "재벌이 광고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 비판이 정치권력에만 한정돼 있어 국민들 불신을 자처한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현직기자 22명을 대상으로 언론보도에 대한 불신이 큰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오보 왜곡보도 선정보도 등 품질이 낮은 수준의 기사’가 가장 높고, ‘정치적 이념적 입장에 기초한 정파적인 보도’ 순으로 나타난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언론인 스스로 진단한 결과에 동의한다. 하지만 문제는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라며 최근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의 전화 통화에 대한 '동아일보' 왜곡 기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진중권 교수의 강의에 대한 동아일보 기사를 '엉터리 기사'라고 포문을 열었다.

지난 15일 [대중, 언론에 환상 요구... 유시민에 전화했더니]라는 동아일보 기사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전날 서울대 사범대학 강연에서 한 발언을 보도했다. 진 교수가 유 이사장에게 전화해 “큰일났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다시 젊은이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묻자 유 이사장이 “덮을 수 있데요”라고 했다고 기사를 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은 “앞뒤가 안 맞고 줄거리가 없는 기사”라며 “핵심은 제가 ‘덮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당시 진 교수가 전화를 한 이유는 조 전 장관 딸 조민 학생이 봉사활동 왔을 때 자신이 직접 봤다. 아무개 교수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최 총장이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얘기를 해주려고 통화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동아일보 기사는 뉴시스 [진중권 “비참한 대중, 언론에 사실 아닌 환상 요구] 기사를 “복붙(복사해서 붙이기)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이 기사는 민영통신사 '뉴시스'가 먼저 썼고→'동아일보'가 복붙(복사+붙여넣기)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게다가 이게→유튜브로 퍼져나가 나중엔→종편에서도 보도할 것"이라며 "이런 보도는 신문·방송 올드미디어의 낡은 시스템 탓으로 망하면 망했지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언론의 관행을 개탄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 이사장은 "품질 낮은 회사의 제품은 소비자들이 사용 않는 것처럼 올드미디어를 이용하지 말고, 왜곡보도와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눈을 시민들이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의 이 같은 왜곡 보도에 대해 진중권 교수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사가 교묘하게 무지막지하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진 교수는 "(내가) '이런 상황에서 다시 젊은이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 유 작가의 대답은 이른바 '세대 담론'의 신빙성과 과학성을 문제 삼는 내용의 것이었고, 강연에서도 그렇게 전했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진 교수는 "덮을 수 있데요"라는 말은 유 이사장의 발언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강연에서 내가 한 발언은 '당시 내 눈에 유 작가는 표창장 위조의 사실 여부보다 법적으로 방어가능하냐는 데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동아일보의 기사는 내 발언을 자극적으로 짜깁기해 언뜻 유 작가의 발언인 것처럼 비치게 만들어 놓았다. 유 작가를 비판하는 것도 좋고, 내게도 그를 비판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가 하지도 않은 발언 때문에 비난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동아일보의 또 다른 기사 [진중권 “조국 아들, 내 강의 들었다고 감상문 올려…아이디는 정경심”]에 대해서도 "조모군이 실제로 동양대 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정상적 절차에 따라 수료증과 상장을 받은 것은 사실로 알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이 새로운 것을 폭로한 것처럼 과장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잖아도 유튜브니 뭐니 선동 매체들이 난무하는데, 기성 언론이라도 그 미망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비판하고는 "중독성 강한 자극적 기사로 독자들 선동해서 광화문으로, 혹은 서초동으로 내모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언론의 편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검찰에서 진술거부권 행사했다고 비판한다. 황교안 대표는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가서 묵비권 행사했다고 당당히 말하는데 조국의 진술거부권 행사에는 비판을 한다” 며 “이것이야말로 정파적 입장에 기초한 정파적 보도”라며 비판했다.

또 “동양대 총장에 대해 진짜 취재(알릴레오 방송)를 했는데 이 건으로 고발당해 특수부에 배당돼 검사가 언제 오라고 할지 모르겠다. 통지서 오면 고민하겠지만 일단 안 간다고 말했더니 어떤 방송에서 교만하다고 하더라. 안 가는 건 헌법이 보장한 나의 권리"라며 “가더라도 말을 안 하는 것도 권리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 관련 '출마 여부'를 묻는 청중석 질문에 유 이사장은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임기가 2년이 남았다"면서 "이사장 임기가 끝난 뒤에는 전업 작가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출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주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정경심 공소장’ 분석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한 유 이사장은 검찰의 공소장을 '황새식 공소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눈이 나쁜 황새가 사냥하는 방법과 비슷한 공소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변호인들 입장에서는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이 막 뒤섞여 있다”며 "예를 들자면 단골 미용실 미용사와 790회 차명거래를 했다는데 총 액수가 1700여만원이다, 회당 2만원이다”라며 “차명주식 거래라면 최소 회당 200만원이나 2000만원 정도면 몰라도 회당 2만원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라고 황당함을 나타냈다.

유 이사장은 “주식거래와 자녀 스펙 두 가지인데 범죄혐의가 15개”라며 “법학개론에 ‘상상적 경합’이라고 있다. 실제 여러 건의 범죄가 있었던 게 아니라 하나의 행위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든 법규를 다 걸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15번 쪼면 한번 정도는 미꾸라지를 잡지 않을까하는 황새 사냥법과 비슷한 공소장”이라며 “그런데 검찰은 눈이 나쁘다, 비디오에 얼굴이 나와도 법무부 차관 한 분은 못 알아봤다”고 비꼬았다.

또 이날 대구 강연에서 유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가 50% 쯤 올라온 것이 기적처럼 느껴진다"며 "언론 보도를 보고 있으면 지지율이 10% 대로 나타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도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깔고 스스로 정확한 사실을 찾아 나서고, 합리적인 해석의 방법을 찾아나서는 시민들의 노력, 뉴미디어와 SNS를 통해 주고받는 정보가 토대에 있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 사회가 이 정도로 지탱한다”며 고무적인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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