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전기 업체인 파나소닉이 반도체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의 기술을 들여와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한 지 67년 만이다.

파나소닉은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 회사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뒤 일본과 해외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했다.
파나소닉은 1952년 네덜란드 필립스와 합작 회사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뒤 일본과 해외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했다.

한국의 삼성과 SK, 대만 반도체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수익성이 악화해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도체 수요 침체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매각을 결정했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반도체 사업회사의 주식을 대만의 하이테크기업인 누보톤 테크놀로지에 매각한다.

파나소닉은 67년 전 필립스와 합작사를 설립,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공장을 넓히고 자사 가전제품에 폭 넓게 반도체가 탑재되면서 1990년 전후로는 반도체 매출 기준 세계 톱10 기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TSMC 등 한국과 대만 세력의 대두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이번 파나소닉의 반도체 사업 철수 결정은 한때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 반도체업계의 몰락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또 일본 반도체의 완벽한 몰락은 한국 반도체가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동전의 양면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1983년 삼성전자가 '2.8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 당시 일본 미쓰비시연구소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고는 조롱거리로 삼으면서 비웃기도 했다.

이날 신문은 파나소닉이 지분 49%,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타워재즈(TowerJazz)가 51%를 각각 출자한 합작 벤처 파나소닉타워재즈세미컨덕터도 내놓는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도야마현과 니가타현에 있는 총 3개 공장에서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파나소닉이 반도체 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세계 시장에서 일본 반도체의 영향력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에 따르면 1990년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9%에 육박했으나, 지난해에는 7%까지 쪼그라 들었다.

NEC와 히타치제작소가 설립한 D램 반도체 업체 엘피다메모리는 2012년 파산했으며, 히타치와 미츠비시, NEC가 힘을 합친 르네스사일렉트로닉스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또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한미일연합'에 넘어갔다. 그런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의 50%를 점유한 '소니' 정도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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