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 여성 "임신 몰랐다"…법원, "원치않는 임신에 살해" 검찰 주장 수용

▲ 법원서 대기중인 에벨린 베아트리스 에르난데스 크루스. 엘 디아리오 데 오이 누리집 갈무리[사진=연합]
[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성폭행으로 임신한 뒤 화장실에서 아기를 사산아를 낳은 엘살바도르의 10대 여성이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에르난데스라는 19살 여성은 지난해 4월 자택의 화장실에서 사내아기를 낳은 뒤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발견된 에르난데스는 아기를 화장실에 놔둔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낙태 혐의로 체포됐다. 7일(현지시간) 엘 디아리오 데 오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앞서 에르난데스는 몇 달간에 걸쳐 조직폭력배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두려움 탓에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에르난데스는 임신이 9개월까지 진행됐지만, 국부에서 간헐적 출혈이 계속되자 생리로 오인하고 임신에 따른 복통을 배가 아픈 것으로 여기는 바람에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증언 또한, 아기 역시 사산아 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그녀가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원하지 않는 출산이라 산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다"면서 "출산 후 아기를 화장실에 유기해 살해했다"고 맞섰다. 

의학 전문가들이 부검을 했지만 태아가 임신부 뱃속에서 이미 숨졌는지, 출산 이후에 사망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여성 법관은 검찰 측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에르난데스의 단독 범행이 아닌 어머니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했다.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에르난데스의 변호인은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모레나 에레라 낙태 처벌 반대를 위한 시민모임의 상임이사는 "이번 판결은 검사와 법관의 선입견에 기초하고 있다"며 엘살바도르의 사법정의 시스템이 직접적이며 충분한 증거 없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검찰은 재판 진행 중에 에르난데스가 낙태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분노에 의한 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엘살바도르 법원은 검찰 측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에르난데스는 살인 혐의로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엘살바도르는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몰타, 니카라과, 로마 교황청과 함께 경우를 불문하고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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