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손우진 기자] 젊은 청년 김용균씨가 떠난지 벌써 1년이 다 됐다. 서울 중심은 오늘도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살고 싶다 살고 싶다, 외주화는 이제 그만!"외첬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안전사고를 당한, 고(故) 김용균 씨 1주기를 앞두고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김씨와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한 일터를 만들라고 촉구했다.

'죽음의 외주화 금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고 김용균 1주기 추모대회에 앞서 사전대회를 갖고 있다.
'죽음의 외주화 금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고 김용균 1주기 추모대회에 앞서 사전대회를 갖고 있다. 2019.12.07 ⓒ 뉴스프리존

김씨의 1주기를 앞두고 사단법인 김용균재단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1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고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는 7일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대회'를 열었다. 주최측은 이날 집회에 2천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7일, 꽃다운 청년의 허무한 죽음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1년 전 그날처럼 노동자 김용균이 점검하던 컨베이어 벨트는 돌아가고, 석탄 가루가 뒤덮인 현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부는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책을 약속했었다며 김 위원장은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금지, 중대 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 등은 김용균과 우리 모두 꾸었던 꿈"이라며 "하루에 6명, 매년 2천400명이 일하다 죽어 나가는 '죽음의 행진'을 '촛불의 바다'로 끝장내자"고 제안했다.

서울 도심에서 추모대회가 열린 가운데 제천간디학교 4학년 이성민 학생은 "더 이상의 '김용균'은 없어야 한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노동 환경은 바뀌어야 한다"며 "이 촛불로 대한민국이, 노동자가 행복한 세상이 되는데 한 걸음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균 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 장근만 씨는 "우리는 아직 발전소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고, 우리가 일하는 곳은 여전히 깜깜하다"며 "용균이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지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장의 위험한 환경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하면서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간사였던 권영국 변호사는 "갈라진 일터를 봉합시키고 차별이 있는 노동을 차별 없는 노동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기상 대설인 영하권 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추모대회에서는 자동차 공장, 조선소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학살',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노동이 죽음 되는 사회를 끝내야 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너를 비록 살릴 수는 없지만, 우리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걸어가고 밝은 빛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끝내 흐느꼈다. 추운 날씨 속에도 추모대회에 참여한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김용균 씨 추모 분향소에서 분향과 묵념을 한 뒤 청와대 인근 효자치안센터 앞까지 촛불을 들고 함께 걸었다.

오후 8시가 넘어서 집회 정리를 하며 김 씨의 1주기 추모 행사를 마무리 했다. 추모대회에 앞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노조원들은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금지 등 김용균 씨가 생전에 바라던 노동 현장을 현실로 만들어가자고 다짐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 등은 이날 오후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건설 근로자에 대한 포괄임금 지침을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주휴수당 쟁취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 김용균 1주기 추모대회는 기일인 오는 10일을 4일을 앞두고 열렸으며 집회 측 추산 2천명의 참가자들은 종각에서 시작된 추모대회를 마치고, 광화문 김용균 분향소로 이동해 합동 참배를 올리기도 했다. 8일은 고 김용균 씨가 영면한 마석 모란공원에서 1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기일인 10일에는 김 씨가 일했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도 추도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고 김용균 씨는 지난해 12월 10일 밤, 혼자서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을 하다 끼임 사고를 당해 24살 나이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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