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선거 결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집권 보수당이 줄곧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면서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만,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에 나설 경우 이른바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또다시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영국 총선 개표 모습 [EPA=연합뉴스]
2017년 영국 총선 개표 모습 [EPA=연합뉴스]

'헝 의회'는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2017년 조기 총선에서도 '헝 의회'가 연출되자 보수당은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도움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오는 12일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뒤 내년 1월 말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총선을 통해 집권하면 EU와 새 브렉시트 합의안을 협상한 뒤 이를 EU 잔류와 함께 제2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4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노동당보다 6∼15%포인트(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 의뢰로 진행된 오피니엄의 지지율 조사 결과에서는 보수당이 46%로 노동당(31%)과 15%포인트의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사반타/콤레스의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은 42%로 변화가 없었지만 노동당은 4%포인트 올라간 36%를 기록, 양당 간 격차가 6%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만,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에 나서면 과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론조사업체 데이터프랙시스(Datapraxis)가 더선데이타임스 의뢰로 다중레벨 회귀분석 및 사후 계층화(multilevel regression and post-stratification·MRP) 모델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존슨 총리의 보수당은 344석을 확보해 과반(326석)은 물론 모든 야당을 합한 것보다 38석을 더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주 전보다는 보수당과 야당 간 격차(48석)가 줄었다.

MRP 모델은 여론조사 대상자의 연령과 성별, 교육, 과거 투표 성향 등을 파악한 후 각 지역구의 연령별 분포와 개인적 특성 등에 대입해 예상 투표 결과를 도출해내는 방식이다

데이터프랙시스의 폴 힐더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선거 종반까지 이처럼 많은 유권자들이 결정을 하지 못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80∼90곳의 지역구는 여전히 접전이다. 보수당의 압도적인 승리도, '헝 의회'도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MRP 모델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17년 총선에서 활용해 선거 결과를 정확하게 맞추면서 주목받았다.

유고브는 이 모델을 통해 2017년 총선에서 지역구 93%에 해당하는 곳의 당선자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유고브가 MRP 모델을 활용해 지난달 27일 내놓은 선거 결과 전망에 따르면 보수당은 359석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유고브는 보수당 승리가 예상되는 30개 지역구의 승패 표차가 5% 이내임을 지적하면서, 보수당과 노동당간 지지율 격차가 7%포인트 이내로 줄어들 경우 보수당의 과반의석 확보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유고브가 더선데이타임스를 통해 공개한 지지율 조사에서는 보수당이 43%로 여전히 노동당에 비해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고브는 총선을 이틀 앞둔 오는 10일 MRP 모델을 통한 최종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브렉시트(Brexit) 반대, 제2 국민투표 개최 등을 요구하는 단체인 '베스트 포 브리튼'(Best for Britain)은 유권자들이 존슨 총리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 전략적 투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베스트 포 브리튼' 역시 MRP 모델을 활용한 선거 결과 분석을 의뢰했는데, 보수당이 345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36개 접전 지역구에서 4만1천명의 유권자가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 대신에 보수당 후보 당선을 막기 위한 전략적 투표에 나서면 보수당이 과반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스트 포 브리튼' 수장인 나오미 스미스는 "총선이 아슬아슬한 균형 상태에 있다"면서 "EU 잔류 지지자들이 지역구에서 보수당 후보 당선을 막을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에 투표하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헝 의회'가 출현해 제2 국민투표에서 마지막 의사 표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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