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의 이중적 태도 ‘눈쌀’

‘4+1 협의체’ 예산안 통과를 맹비난했던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이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는 가장 많은 예산을 챙겨가 논란을 낳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이 자유한국당의 극한 반발 속에 512조3,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본예산 기준)보다 9.1% (42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2년 연속 9%대 인상이다. 불황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 정책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야의 격렬한 대립으로 졸속 예산심사가 반복돼 국민 혈세가 꼭 필요한 곳에 정확히 배정됐는지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

예산·패스트트랙 정국 '일촉즉발'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9일과 1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과 민생 법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모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민주당이 제1야당인 한국당이 빠진 '4+1'협의체를 통해 예산안, 민생 법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12월 8일 오후 교통시설물 너머로 국회 본청이 보인다.
예산·패스트트랙 정국 '일촉즉발'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9일과 1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과 민생 법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모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민주당이 제1야당인 한국당이 빠진 '4+1'협의체를 통해 예산안, 민생 법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12월 8일 오후 교통시설물 너머로 국회 본청이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재원 의원은 예산안 통과 후 본회의장에서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한 것이 아니냐”며 ”지금 와서 부끄러우니까 소리를 지르냐? 국민 무섭지 않냐? 이런 일이 세상에 있을 수 있냐”고 비판의 칼날을 높이 세웠다. 내년 예산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안 대비 9조1,000억원이 감액되는 대신, 정부안 제출 이후 ‘현안 대응 소요’ 등을 이유로 7조9,000억원이 증액됐다. 여기에는 ‘민식이법’ 같은 민생 법안이나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 관련 예산 등이 들어가 있지만, 상당액이 협상 과정에서 포함시킨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 챙기기용 ‘쪽지’ ‘짬짬이’ 예산이다.

그런데 정작 김재원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는 올해 대비 내년도 예산 증액분이 무려 100억이넘는다. 현 국회의원들 중 가장 많다. 예산안 통과 후 한국당 의원들은 “날치기 세금 도둑”이라며 항의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기 과시성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는 여야 모두 한통속이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세종시의 교통안전 환경개선사업 예산은 정부안보다 5억1,200만원, 정동영 평화당 대표 지역구의 지역 사업 예산은 당초보다 30억원 늘어났다. 한국당 국회 예결위원장 겸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의원은 경북 의성 불법폐기물 처리 행정대집행 예산 등 지역구 예산으로 103억원가량을 증액 또는 신설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도 5억원 이상 증액됐다.

정부의 나랏돈 씀씀이를 견제해야 할 의원들이 자기 표밭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구태가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시민 감시 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 눈앞의 도로 건설이 좋아 보이겠지만 비효율적인 선심성 예산 증액은 국민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여야 국회의원이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구 사업의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위해 어쩌면 당연한 행보다. 국회의원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 자체를 불법이라 할 수 없다. 다른 의원도 다르지 않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호남고속철도 건설 등에 500억원 이상,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은 정읍시 벼 건조 저장 시설 등에 10억원 이상을 증액했다. 조배숙 원내대표는 익산 세계유산 탐방 거점센터 건립에 14억원을 증액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고양시 하수관로 정비 사업 예산 5억원을 추가했다. 민주당도 윤호중 사무총장이 안성~구리 고속도로 건설 사업 등 지역구 관련 예산을 500억원 가까이 증액 또는 신설했다. 예산안 처리가 '날치기'라며 반발한 한국당도 자기들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는 예외가 없었다.

하지만 ‘세금 도둑질’, ‘나눠먹기식 예산’이라고 비난해놓고 가장 많은 예산을 챙긴 모습은 이중적인 태도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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