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을 단 한 명이라도 만나 본 적이 있나요?"

'JUNGLE' 단체사진 /ⓒAejin Kwoun
'JUNGLE' 단체사진_박서(강인성), 음향스탭 박성환, 마즈(김태민), 앙리(최우석), 모하메드(김동현), 살라(김승기), 폴라(이채령), 데릭(김준삼), 노룰라(김해솔), 사피(김정훈), 오콧(이찬용), 김혜리 연출, 베스(권재은), 샘(허진), 헬렌(박지영), 조명스탭 서동민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삶을 찾아 떠나온 사람들, 그리고 지켜보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  낭독공연 <JUNGLE>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촌공간 서로에서 지극히 감동적이고 충격적인 ‘난민’의 문제를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와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동시에 진한 여운과 함께 매우 특별한 희망을 발견하게 만들었다.

낭독극 'JUNGLE' 사진 /ⓒAejin Kwoun
낭독극 'JUNGLE' 사진_박서(강인성), 오콧(이찬용), 앙리(최우석), 마즈(김태민), 샘(허진), 사피(김정훈), 모하메드(김동현), 폴라(이채령), 베스(권재은), 헬렌(박지영), 데릭(김준삼), 노룰라(김해솔) /ⓒAejin Kwoun

이 연극은 9개 국적을 가진 18명의 다양한 등장인물과 그들의 여정, 그리고 난민 캠프에서의 삶을 다루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도시를 세우고, 어떠한 삶을 살았고, 무엇을 희망했으며, 그들의 캠프가 어떻게 철거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 준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딛고 ‘희망’을 놓지 않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부딪히는 배척과 경계의 역사 그리고 일관성 없고 부조리한 유럽의 정책들에 대해 다룬다.

2018, 2019년 런던과 뉴욕 연극계를 가장 뜨겁게 흔들어 놓은 작품 가운데 하나인 <JUNGLE>은 삶을 찾아 떠나온 사람들과 그들의 고달픈 여정에 대해 가감 없이 다루고 있는 수작이다. 지독한 절망을 맛보고 희망을 찾아 왔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 경계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 그 속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목격하고,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인물들의 세계를 공연을 통해 직접적으로 발견하며, ‘인간성,’ ‘공존’, 그리고 ‘이해’에 가까이 가도록 만든 최고의 작품 <JUNGLE>은 2020년 상반기 대한민국의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유럽의 대표적 난민촌 중 하나였던 프랑스 칼레에서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가려던 많은 난민들은 당시 영국을 브렉시트로 이끈 장본인인 캐머론(David William Donald Cameron) 전 총리의 ‘swarm of people’이라는 과격 한 표현으로 함축되던 강경 정책으로 묶여 있었다. 2015년, ‘Pray for Paris’를 기억하고 추모하던 이들조차 난민들을 과격분자로 낙인찍는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그저 몇 천 명의 표류난민으로 기사화 되었던 '난민'들은 ‘ Alan Kurdi(알란 쿠르디)’의 사진으로 그제서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영국 총선에서 ‘유럽연합 회의론자’, 보리스 존슨(Alexander Boris de Pfeffel Johnson)이 승리했다. ‘영국은 이민자들이 아니라 영국인들의 나라다. 이민자들이 아니라 영국인을 우선하겠다’는 그가 내세운 공약으로 이민자들은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할 듯하다. 미국 못지않게 영국 또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기세가 등등해질 것이고 난민과 이주민들이 추방되는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과 강력한 협력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탈리아의 움직임도 미지수다. ‘난민’들이 처음으로 도착하는 유럽연합국가들의 갈등 양상은 그들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세계화 이후 ‘세계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또는 ‘작은 세상’이라는 표현은 곳곳에서 회자된다. 이러한 표현은 기후, 경제, 정치, 문화, 질병을 포함하여 이 세계 어느 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전 지구적 상호연관성’의 현실을 예시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현실은 이제 우리 주변의 다양한 타자들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하여 근원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같은 민족인 북한과도 이러한 ‘인류 공동체’라는 가치를 적용시키지 못하고 살아 온 한국인들에게, ‘동료 인간’의 범주를 국가적 경계를 넘어서 확장하여 개인적 또는 제도적 환대를 나누는 ‘코즈모폴리턴 환대’를 사회정치적 현실 속에서 구체화하는 것은 참으로 먼 길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인종, 국적, 신분 등 다양한 이유로 처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향해서 사회정치적인 ‘환대의 지평’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도덕적 의무와 책임’이며 ‘인류공동체’의 절박한 시대적 요청이다.〔강남순(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칼럼 “침묵 속의 절규, ’나는 인간이다‘” 발췌〕

- MINI INTERVIEW -

1. 지난 9월 EU는 난민 자동 배분 시스템 도입에 합의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쿼터시스템에 의해 EU회원국 사이에서 난민을 자동 분배하도록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EU국가들 중 많은 수의 난민을 수용했던 독일조차 이번 달 6일부터 국경 검문을 시작하며, EU의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던 셍겐조약조차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난민의 문제는 가까운 국경 도시만의 문제를 떠나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함에도, 쇄국정치를 떠오르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난민 수용 정책은 갈 길이 멀게 만 느껴집니다. 극작가 Joe Murphy와 Joe Robertson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에서 나오는 ‘Micro Cosmo’라고 느낄 만큼 25개의 다른 국적의 언어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난민촌에 대하여 낭독극으로 접하게 된 것은 슬픔, 자기반성과 함께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작품의 번역과 연출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셨을지 궁금합니다.

'JUNGLE'의 희곡을 번역하고 연출한 김혜리 연출 /ⓒAejin Kwoun
'JUNGLE'의 희곡을 번역하고 연출한 김혜리 연출 /ⓒAejin Kwoun

・김혜리 연출

극작가 Joe Murphy와 Joe Robertson은 극의 배경이 되는 정글 난민캠프에서 2년 동안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의 소재가 가진 다면성을 대본 속에 극적으로 살려 냈습니다. 제도의 불합리성, 혐오, 배제, 공존에 대한 질문들을 난민들의 경험을 통해 관객이 생생히 목격하도록 만들면서, 관객이 가져가는 경험을 극대화 시키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극이 가지는 입체감과 인물들이 가진 사회・역사・문화적 배경과 다양성을 작품 속에 녹아 들게 만들고,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이 공존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끔 하는 것이 번역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점이고, 연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로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이 관람객이 아니라 칼레의 난민 캠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목격하는 목격자로서의 경험을 선명히 가져가도록 공연을 만들고자 합니다.

불과 백여 년 전에 우리도 나라를 잃었고, 독립이 될 때까지 여러 사람들이 만주와 러시아를 헤맸던 기억이 있고, 전쟁을 겪은 기억이 있습니다. ‘희망’이라는 추상적인 가치 하나만을 붙잡고 현실과 싸우며 버텨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다른 이들과 공감하고 교감하고 공동체를 일궈낸 기억이 있습니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끈질긴 질문과 절망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관객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길 것이라 여깁니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인 ‘난민’들이 직면한 현실을 연극을 통해 지극히 사실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도 이 연극이 주는 새로운 자극입니다. <JUNGLE>은 바로 이러한 ‘현실의 벽에 부딪힌 사람들이 어떻게 현실을 이겨내고 살아 왔는가’에 대한 선명한 기록입니다. 2015년부터 2016년이라는 시기에 유럽과 중동의 역사에 선명하게 새겨진 사건들과 그 사건의 여파에 대해 이렇게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은 없었습니다. 관객들은 지금까지 한국 연극에 드물게 소개 되었던 수단, 시리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에리트레아, 팔레스타인, 이란, 이라크, 예맨, 크루디스탄에서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새롭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삶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삶을 통해 놀랍도록 선명하게 얻어지는 공감에 다시 한 번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저에게도 이 작품은 충격이었습니다.

2. 연출님과 배우님들 모두 작품 <JUNGLE>을 접하며 어떠한 부분들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들을 하시게 되었을 듯합니다. 낭독극 작품을 접하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김혜리 연출

<JUNGLE>은 제가 연극을 만드는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고, 이런 작품이라면 어떤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무대에 소개되지 않았던 아랍과 아프리카 출신 인물들, 그들의 종교와 문화, 유럽을 배경으로 한 난민들의 이야기가 대한민국의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이 작품이 가지는 힘과 작품 속에 녹아있는 문제의식을 꼭 관객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내년 상반기 극단 ETS의 공연으로 무대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박서 役 강인성 배우

영국의 브렉시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며 왜 우리나라 뉴스에 중요하게 보도되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난민 문제가 왜 중요한지 인식하게 되었고 그들이 피해자로서 삶을 찾아 떠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노룰라 役 김해솔 배우

예전에는 난민이라는 단어가 정말 낯설고 (저와는)멀리 있다 생각했습니다. 또 유니세프를 통해 전쟁피해 아동들이 가난과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것 또한 매체를 통해서 그냥 보고 듣기만 했지 (직접) 피부로 와 닿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글’이라는 작품을 만나고 리딩공연을 통해서 난민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고민하며 그들의 이야기들과 아픔들을 알게 되었고 사태의 심각성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에 있는 결핍아동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기회를 찾아 아동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도 알아보고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사피 役 김정훈 배우

작품을 준비하면서 칼레 난민촌 ‘장갈’에 실제 봉사활동을 다녀온 케이트 에번스(Kate Evans)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쓴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영국은 난민 발생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 중동의 여러 국가에 전쟁무기를 수출하여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난민을 위한 어떠한 복지정책도 터전도 마련해 주지 않는 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난민을 조장하면서 그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다는 것을)

또한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들, 예를 들어 일부 난민의 행동들에 대한 위험성 강조, 난민 복지 정책으로 인해 자국민이 감당해야할 세금 등 (부정적인 내용 일색인) 같은 기사들만 접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난민을 위한 그림수업이었습니다. “그림에는 수많은 국기와 수많은 고향이 있어요. 사람들은 고향을 그리워하죠. 그들에겐 고향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필요해요” (굿챈스 돔의 미술 수업 중, 자원봉사자 ‘수’) 책을 읽을수록 난민들과 우리의 모습에서 비슷한 면모를 많이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베스 役 권재은 배우

2018년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난민'이 이슈였습니다.(2018년 12월 난민 심사 결과, 484명 중 심사 도중 출국 인원 제외 470명 중 2명 난민 인정, 56명 불인정, 412명 인도적 체류 허가되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읽고 나서 개인적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처음 작품을 읽고 나서 같은 시대, 지구 반대편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 충격을 받았고,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같은 '인간'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더욱 들었습니다. 매체를 통해 보는 난민과 실제로 그들의 삶의 현장 속에서 보는 난민이 너무도 달라, 앞으로는 ‘내가 보던 것만 믿지 말고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샘 役 허진 배우

인간의 기본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들어준 작품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집’ 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만 알아서 그 부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알리 役 조장연 배우

난민문제에 대하여 가까운 북한의 난민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피부로 크게 느끼지 못할 꺼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일명 보트피플에 대해 기사로만 접했을 뿐,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품을 연습하면서 그리고 막상 낭독극으로 관객들의 반응을 접하며 놀랐던 점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과 인권적인 시각으로 격하게 동감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돕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고 난민문제에 대해 다양한 이견들이 존재하지만,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국제사회의 이런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이 먼저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권에는 우선순위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진짜 어려움에 쳐한 사람들에게 무관심이란 가장 비극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 희곡 속 인물들의 말 하나하나가 너무나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습니다. 연출님과 배우님들이 가장 인상 깊다 느끼는 대사 그리고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JUNGLE' 김혜리 연출 /ⓒAejin Kwoun
'JUNGLE' 김혜리 연출 /ⓒAejin Kwoun

・김혜리 연출

“전 세계에 대한 경고지. 여기 오지 마라. 노력도 하지 마. 난민이든 이민자든 뭐든 간에 상관없어. 오지 마! 니들은 인간이 아니야! 알리, 우리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끼어있는 존재들 이야. 고통의 바다에서 익사해 가는.” (‘사피 알-후세인’의 대사)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을 향한 배제와 경계심이 선명히 묻어있는 대사와 그로 인해 받는 고통이 느껴지는 대사가 동시에 묶여 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국경을 건너게 만드는 희망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희망이라는 것은 더 위대합니다.”(‘사피 알-후세인’의 대사)

그래도 희망은 버릴 수 없으니까. 그 연약하고 추상적인 단어에서부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여정이 시작되니까요.

'JUNGLE' 박서 역 강인성 배우 /ⓒAejin Kwoun
'JUNGLE' 박서 역 강인성 배우 /ⓒAejin Kwoun

・박서 役 강인성 배우

"난 여기가 장소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야. 이건 장소와 다른 장소의 사이야. 우린 인간과 인간의 사이에 끼어있는 존재들이야."(‘사피 알-후세인’의 대사)

인간이 어떠한 일을 당했을 때 이러한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이 말을 보면 일제강점기의 강제이주노동자와 위안부 등의 피해자가 떠오릅니다. 그분들도 이러한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지 않았을까요?

'JUNGLE' 마즈 역 김태민 배우 /ⓒAejin Kwoun
'JUNGLE' 마즈 역 김태민 배우 /ⓒAejin Kwoun

・마즈 役 김태민 배우

'사피 알-후세인'의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JUNGLE' 앙리 역 최우석 배우 /ⓒAejin Kwoun
'JUNGLE' 앙리 역 최우석 배우 /ⓒAejin Kwoun

・앙리 役 최우석 배우

저를 반성하게 하는 단어였습니다. 제가 사회에 가지는 관심의 표현이었던 'SNS 좋아요와 공유하기'가 그저 '미덕 과시'는 아니었는지. 전 진정 얼마나 공감하며 살고 있는지 반성하게 해 주는 단어였습니다. 베스가 외치는 그 말이 저의 마음을 찔렀다고 할까요?

‘JUNGLE’ 모하메드 역 김동현 배우 /ⓒAejin Kwoun
‘JUNGLE’ 모하메드 역 김동현 배우 /ⓒAejin Kwoun

・모하메드 役 김동현 배우

‘JUNGLE’ 살라 역 김승기 배우 /ⓒAejin Kwoun
‘JUNGLE’ 살라 역 김승기 배우 /ⓒAejin Kwoun

・살라 役 김승기 배우

‘JUNGLE’ 폴라 역 이채령 배우 |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JUNGLE’ 폴라 역 이채령 배우 |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폴라 役 이채령 배우

‘JUNGLE’ 데릭 역 김준삼 배우 /ⓒAejin Kwoun
‘JUNGLE’ 데릭 역 김준삼 배우 /ⓒAejin Kwoun

・데릭 役 김준삼 배우

‘JUNGLE’ 노룰라 역 김해솔 배우 /ⓒAejin Kwoun
‘JUNGLE’ 노룰라 역 김해솔 배우 /ⓒAejin Kwoun

・노룰라 役 김해솔 배우

"우리는 유럽에서 자유를 찾고 있다. 그러나 우리를 위한 자유는 없다."(‘살라’의 대사)

자유라는 단어가 저한테 너무 와 닿았습니다. ‘나는 자유롭게 살고 있나?’라는 생각도 드는 반면 ‘우리나라도 자유가 있나? 그렇게 다들 살아가고 있나?’라는 물음을 저 자신에게 던지게 되었고, 한 사람의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것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사람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지구촌 난민들을 보며 이 사태의 씁쓸하고 안타까운 현실을 나타내주는 대사라고 생각했습니다.

‘JUNGLE’ 사피 역 김정훈 배우 /ⓒAejin Kwoun
‘JUNGLE’ 사피 역 김정훈 배우 /ⓒAejin Kwoun

・사피 役 김정훈 배우

“나는 아직은 사람이 아닌, 난민입니다”

극 속에서, 사피는 같은 처지의 난민에게 우리는 ‘끼어있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연옥에 있는 거다’라는 말을 합니다. 사람답게 살 수 없는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는 건 어려워요. 하지만 외롭게 사는 건, 더 어렵죠.” (‘사피’의 대사)

영국에 망명신청 후 홀로 지내면서 점점 고립되어가는 인물의 내면을 짚어낸 대사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국경을 건너게 만드는 희망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희망이라는 것은 더 위대합니다.” (‘사피’의 대사)

CRS(프랑스 시위 진압 경찰대)의 철거에 맞서서 난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합심하는 장면에 나오는 대사이기 때문에 인상 깊었습니다.

‘JUNGLE’ 오콧 역 이찬용 배우 /ⓒAejin Kwoun
‘JUNGLE’ 오콧 역 이찬용 배우 /ⓒAejin Kwoun

・오콧 役 이찬용 배우

많은 대사들이 있지만 위의 대사에 저는 답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그 깊이와 아픔에 대해 우린 아무것도 모릅니다. 오콧 또한 자신도 상대방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며 물어봅니다. 오콧의 질문에 강한 여운이 남습니다.

‘JUNGLE’ 베스 역 권재은 배우 /ⓒAejin Kwoun
‘JUNGLE’ 베스 역 권재은 배우 /ⓒAejin Kwoun

・베스 役 권재은 배우

"엄마는 왜 날 영국으로 가라고 한 거야? 영국은 왜 날 싫어하는데?"(‘노룰라’의 대사)

듣는 사람이 영국의 입장과 난민들의 입장을 동시에 생각해볼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장에 따라 양 쪽 모두 공감이 됩니다. 난민촌의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밝고 열심히 사는 노룰라가 하는 말이라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구의 잘잘못도 아닌, 살아가고자 하는 난민들의 이야기를 잘 담은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JUNGLE’ 샘 역 허진 배우 /ⓒAejin Kwoun
‘JUNGLE’ 샘 역 허진 배우 /ⓒAejin Kwoun

・샘 役 허진 배우

“엄마를 위해서.”(‘오콧’의 대사)

칼레(정글)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나라를 잃은 사람들입니다. 모국을 잃게 된 사람들. 다시 말해 (모두가) 엄마를 잃은 사람들입니다. 결국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잃게 됐는지 저에게 깊이 느끼게 해 준 대사였습니다.

‘JUNGLE’ 헬렌 역 박지영 배우 /ⓒAejin Kwoun
‘JUNGLE’ 헬렌 역 박지영 배우 /ⓒAejin Kwoun

・헬렌 役 박지영 배우

관심과 소통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JUNGLE’ 알리 역 조장연 배우 /ⓒAejin Kwoun
‘JUNGLE’ 알리 역 조장연 배우 /ⓒAejin Kwoun

・알리 役 조장연 배우

“지금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들에 대한 공포와 걱정을 솔직하게 표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불행한 건지...안 그래요?“(‘베스’의 대사)

알리 역이지만 극중 베스 대사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현시대 우리들에게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공존지수"_'JUNGLE'/'나이팅게일의 소리' 포스터 /(제공=극단ETS)
"공존지수"_'JUNGLE'/'나이팅게일의 소리' 포스터 /(제공=극단ETS)

"난민을 단 한 명이라도 만나 본 적이 있나요?"

‘난민’들에게 음식과 안식처도 중요하지만, 현지인들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다. <JUNGLE> 속 식당은 그러한 곳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들과 함께 나눈 기억과 마음을 다른 한 사람 한 사람과 나누는 것이 그들에 대한 이해의 시작일 것이다. 그렇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ㆍ문화적 현상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반영하는 창작 및 공연 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한 극단ETS의 내년 무대에서 만나 볼 작품 <JUNGLE>에서 생겨난 기억과 마음이 좀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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