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박나리 기자]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체 변이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암세포 영양분 공급 끊는 새 대사항암제 원리 규명 : 동아사이언스
암세포 영양분 공급 끊는 새 대사항암제 원리 규명 : 동아사이언스

연세대 한정민 교수 연구팀은 20일 "'SLC1A5'이라는 유전체 변이체가 암세포의 주 영양분인 글루타민을 암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까지 수송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 변이체의 발현을 억제한 실험 쥐에 췌장암 세포를 이식하고 25일 동안 관찰한 결과, 암 조직이 괴사했다"고 설명했다.

글루타민에 의존하는 암세포를 표적 공략하는 항암제 연구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1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SLC1A5’라는 유전자에서 만들어진 변이체가 미토콘드리아 아미노산 수송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SLC1A5는 세포막까지 글루타민을 수송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직접 세포공장까지 이동시키는 운반수단이라는 것을 보인 것이다. 또 이 유전자는 저산소 환경에서 특히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동물실험을 통해 해당 유전자가 활발히 활동을 하면 암세포의 에너지 호흡과 포도당 사용이 증가해 암세포가 커지고 쉽게 전이되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이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항암제 저항성까지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해당 유전자 발현과 변이를 억제한 뒤 관찰한 결과 암 발생과 전이, 확대가 억제되는 것이 관찰됐다.

향후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글루타민에 대해 의존하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정민 연세대 약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들은 암세포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측면에 주목해 왔는데 저항성이 생기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암세포 성장과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 자체에 주목해 공략하는 대사적 측면에서 접근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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