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폐율 때문에 지지부진하던 선거제 개정에 숨통이 트였다. 그동안 석폐율을 줄기차게 주장하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오늘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석폐율을 포기했다. 정의당이 석폐율을 포기한 이유는 이렇게 가다간 선거제 개정은 물론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까지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여론 때문일 것이다.  

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도 며칠 전 “꿩 먹고 알 먹고 국물까지 마시려 해서는 안 된다”며 석폐율 폐지를 주장했다. 문제는 바른미래당인데 아마 격렬하게 저항할 것으로 보인다. 석폐율 도입의 본래 취지는 지역정치 타파다. 그동안 우리 정치계는 지역에 따라 정당과 후보의 선호도가 확연히 달라 영남은 자한당, 호남은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은 영남에서 적지 않은 득표를 하고도 의원을 내지 못하는 폐단이 발생했다. 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켜 특정 지역 일당을 막아 보자는 석폐율 제도는 그러나 당끼리 이해관계가 달라 논의에서 난항을 겪어야 했다.

석폐율을 도입하되 권역별로 1명 두자는 민주당과 전국적으로 12명을 두자는 정의당의 주장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무산되었는데, 차기 총선 후 다시 논의하면 될 것이다. 정의당은 매우 아쉽겠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이번엔 양보해 조속히 선거제 개정 및 검찰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란다.

자한당이 연동형비례 대표제를 악용하여 위성 비례정당을 만든다고 하지만, 만든 순간 반개혁 세력으로 낙인찍혀 오히려 국민들의 철퇴를 맞을 것이다. 정당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선거제 개정은 입시 제도와 같아서 어느 것 하나 정답이 없다. 이걸 실시하면 저 당이 반대하고 저걸 실시하면 이 당이 반대하게 되어 있다.

다만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군소정당에도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인 게 사실이다. 비례대표 50명 중 캡을 씌운 30명 중에서 정의당이 가져갈 수 있는 비례 대표는 약 9~10명쯤으로 보인다. 거기에 지역구 2~3석을 합치면 12~13석이 되어 지금의 두 배가 된다. 나머지 20명 중에서도 정당 투표율 10%를 얻으면 2명 정도 더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자한당의 비협조다. 석폐율이 폐지되어도 자한당은 선거제 개정 자체에 반대할 것이 분명하고, 하명수사니 선거개입이니 하는 것 가지고 총선 기간 내내 투쟁만 할 게 뻔하다. 하지만 하명수사 의혹이나 선거개입 의혹도 조국 수사와 마찬가지로 의혹만 부풀려지고 실체는 없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울산시에 파다하게 퍼진 비리 의혹을 왜 청와대가 하명수사하라고 하겠는가? 오히려 검찰이 덮은 게 더 문제다.  

선거개입 문제도 정당과 청와대는 공약 문제로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없다. 박근혜 정부 때 자한당은 청와대와 공약 가지고 논의를 안 했을까? 억울하면 정치 잘 해서 집권하면 되지 왜 억지를 부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  

한편, 홍준표와 이재오가 중심이 된 국민통합위원화가 발족된다는데, 거기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이 비박들이라서 향후 보수 분열의 기제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즉 자한당 공천에서 밀린 사람들이 대거 그쪽으로 갈 수 있고, 창당을 준비하는 이언주나 이정현, 김종인도 거기에 합류할 수 있다. 만약 자한당 공천이 친황 위주로 이루어지면 비박들이 대거 자한당을 탈당해 그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은 민주당, 자한당, 유승민 신당, 안철수 신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나뉘어 범진보와 범보수가 분열되어 치르게 된다. 하지만 결국 싸움은 민주당과 자한당으로 좁혀지고 나머지지 군소 정당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에서나 몇 석 건질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PK(부산, 울산, 경남)에서 15명 이상의 당선자를 내면 호남석권(25명), 수도권(120명)) 압승을 바탕으로 과반 비슷하게 차지할 것이다. 강원, 충청은 2파전이 될 것이고, 제주도 3석은 민주당이 차지할 것이다.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달라진다. 만날 전쟁 분위기로 불안하게 살 것인가, 남북 경협이 시작되어 일자리, 경제 문제가 풀릴 것인가가 결정된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도 내년 1월이 자나면 뭔가 가시적인 효과를 내야 재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고, 북한 역시 전쟁 분위기로 가면 망한다는 것을 알기에 북미 회담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대안 제시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극우 단체와 결탁해 막말이나 해대는 황교안 체제로는 자한당은 결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대구와 경북을 제외하고 참패할 것이 분명하다. 이명박근혜 정부를 경험한 국민들이 더 이상 수구들에게 속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중동이 아무리 떠들어도, 자한당이 아무리 장외투쟁을 하며 목소리를 높여도 국민들은 상대 평가를 하게 되어 있고, 어떤 세력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지, 어떤 당이 과거에 얽매어 국정 발목만 잡는지 판단해 투표할 것이다. 일본이 경제 침략을 해와도 일본편 들고, 미국에 가서 총선 전에 북미 회담을 하지 말라는 매국 세력에 어떤 국민이 표를 주겠는가? 내년 총선은 역대급 한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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