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공감과 고민을 안겨주는 고전의 무거움을 털어내고 재해석된, 재기발랄함으로 가득한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이 지난 4일부터 오는 29일가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즐거운 에너지와 꿈결 같은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_퍽(정원조), 물망초(김종필), 겨자씨(박가령), 포근이 스넉(김수아), 주둥이 톰 스나웃(임준식), 엉덩이 닉 보텀(박경주), 디미트리우스(이원희), 헬레나(강해진), 허미아(양서빈), 라이샌더(조남융), 히폴리타/티타니아(정새별), 테세우스/오베론(이호철), 말라깽이 로빈 스타블링(장지아), 피리 스판시스 플룻(김한), 티끌/필로스트레이트(박지은), 부레옥잠(박문수), 거미줄(강지현), 콩꽃(김태완) /ⓒAejin Kwoun

“날 사랑한다면, 내일 밤 숲으로 와. 거기서 널 기다릴게.“

사랑하는 사이인 라이샌더와 허미아. 그러나 허미아의 아버지는 딸에게 디미트리우스와 결혼하기를 강요한다. 허미아의 친구 헬레나는 디미트리우스를 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은 허미아를 향할 뿐이다. 엇갈린 네 남녀는 숲으로 향하고, 요괴의 왕이 여왕을 골탕 먹이기 위해 쓴 마법은 우연히 이들에게까지 미친다. 한편, 사회인 연극을 하는 노동자들은 공작 앞에서 선보일 연극을 연습하기 위해 밤의 숲으로 향하는데...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__헬레나(강해진), 허미아(양서빈), 라이샌더(조남융)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_주둥이 톰 스나웃(임준식), 피리 프란시스 플룻(김한), 말라깽이 로빈 스타블링(장지아), 엉덩이 닉 보텀(박경주), 포근이 스넉(김수아), 쐐기 피터 퀸스(홍아론)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공연사진 /ⓒ이강물(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_주둥이 톰 스나웃(임준식), 포근이 스넉(김수아), 쐐기 피터 퀸스(홍아론), 말라깽이 로빈 스타블링(장지아), 피리 프란시스 플룻(김한), 엉덩이 닉 보텀(박경주)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_디미트리우스(이원희), 헬레나(강해진), 허미아(양서빈), 라이샌더(조남융)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_히폴리타/티타니아(정새별), 테세우스/오베론(이호철), 티끌/필로스트레이트(박지은)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커튼콜 사진_퍽(정원조), 물망초(김종필), 겨자씨(박가령), 부레옥잠(박문수), 거미줄(강지현), 콩꽃/이지우스(김태완) /ⓒAejin Kwoun

희비극을 오가며 다수의 걸작을 남겼으며, 40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는 4개의 시기로 구분된다. 그 중 제 2기는 낭만 희극과 역사극을 발전시킨 시기로, 당시 발표작 중에서도 특히 <한여름 밤의 꿈>은 작가의 상상력이 완벽하게 발현된 작품이다. 다양한 세계 설정과 시공간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연극 뿐 아니라 영화, 클래식, 발레 등 장르를 불문하고 현대에도 전 세계에서 재해석되고 있다.

2년간 21편의 작품을 함께 하며 탄탄하게 다져진 연기 앙상블과 함께 숨은 감정과 관계성 등을 재치 있게 그려내는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움직임은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무대에 등장하는 달은 색의 변화로 인물들의 급변하는 감정을 대변하고 있으며, 세트의 높낮이를 달리해 계급의 차이를 부각시켰다. 각기 다른 존재들이 등장할 때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무대와 스케이트를 타고 무대를 가로지르는 요괴, 트램펄린 위에서 점프하는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과 함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사진 /ⓒAejin Kwoun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사진_쐐기 피터 퀸스(홍아론) | 공연의 막이 오르기 전 무대 위에 현대적 복장을 한 남자가 등장하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Aejin Kwoun

기묘하고 환상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는 하룻밤은 ‘공상집단 뚱딴지’에서 다양한 방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문삼화 연출의 색채를 덧입혀 얌전하고 착하기만 하던 캐릭터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셰익스피어 시대 문화 환경과 역사에 대해 잘 알 뿐 아니라, 그 시기를 좋아하던 마정화 번역가의 꼼꼼하고 익숙한 단어들의 옷을 새로 입은 작품의 해석은 원작의 리듬과 정서를 그대로 살려내면서 연극에 대한 배려를 담아냈다. 그리고 극단에서 수 년간 작업을 함께 한 황이선 연출가가 드라마투르그 및 윤색작가 역할을 맡아 관객 친화적인 공연 대본이 완성되었다.

음악 또한 고전을 새롭게 혹은 지금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에 맞게 RAINBOW99가 담당한 작품 속 음악 세계는 클래식 음악을 현대적으로 번용했다. 필요에 따라 편곡을 하기도 하고, 연주하는 악기 구성에 현대 악기를 넣는 식으로 작업하여 작품 속 위트와 속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 시대의 접점을 찾아 관객들에게 친절함을 선사하며 친밀하게 다가오는 작품 <한여름 밤의 꿈>은 원작의 직공들이 현대 노동자들로 옮겨와 시대의 모호함을 더하며 상류층의 허세와 연인관계의 위선을 꼬집으며 철저하게 ‘B급 코디미’를 표방한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고전의 문학성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필요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대와 장소가 변해 가고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기에 고전을 읽으며 불편함이 생기기도 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는지 모른다. 구태의연한 상황들까지도 그 시대에는 진실이였을 고전에서도 물론 그만의 가치는 찾을 수 있겠지만, 유쾌한 연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보여주는 작은 전복은 고전만의 묘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기에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한여름 밤의 꿈' 포스터 /(제공=국립극단)
'한여름 밤의 꿈' 포스터 /(제공=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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