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토론 7명째…민주 "비례성 높인 선거제" 한국당 "與, 2당 전락할 것"
주호영 "선거제와 공수처법 바꿔먹어"…김종민 "'4+1'은 과반수 연합"
전희경, 與찬성토론에 "저항 짓밟나"…기동민 "민생法 필리버스터, 정치테러"

텅 빈 본회의장서 '무제한토론'은 계속
텅 빈 본회의장서 '무제한토론'은 계속

국회는 24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이틀째 이어갔다.

전날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격 상정한 선거법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반대 토론을 신청하며 시작한 필리버스터에는 오후 9시 30분 현재까지 한국당 3명, 더불어민주당 3명, 바른미래당 1명 등 여야 7명의 의원이 번갈아 가며 24시간가량 발언 중이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의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로, 여당이자 원내 1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자체가 이례적이다.

여야가 '맞불 토론'에 나선 것은 2012년 국회법 개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반대 토론에 나선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개혁입법 강행과 문 의장의 의사진행을 비판했다.

전날 9시 49분께 첫 토론자로 나선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한국당을 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선거법 수정안을 제출한 것을 맹비난했다.

이야기 나누는 한국당 의원들= 24일 오후 선거법 무제한 토론이 진행중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관계자가 촬영하고 있다. 2019.12.24
이야기 나누는 한국당 의원들= 24일 오후 선거법 무제한 토론이 진행중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관계자가 촬영하고 있다. 2019.12.24

주 의원은 "정의당이 어떻게 해서든 의석수 좀 늘려보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천하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오고 민주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고 두 개를 맞바꿔 먹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한국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 의장이 선거법 상정을 강행한 것을 겨냥, "중립적이지도 않고 청와대와 민주당만 의식한다"며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의장"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21대 총선이 치러지면, 민주당이 제2당으로 전락하고 의석수도 100석 내외에 머물 것이라고 예언한다"고 말했다. 또 "공수처를 설립하면 '민변 검찰'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전희경 의원은 "세습이라는 말이 익숙하다. 북한에는 3대 세습, 문 의장 지역구에는 부자(父子) 세습이 있다"고 꼬집었다. 문 의장 아들이 의정부 지역구를 넘겨받아 민주당으로 출마하려 한다는 비난이다.

전 의원은 민주당의 '맞불 찬성토론'도 성토했다. 그는 "소수당의 마지막 저항수단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 민주당의 DNA인가"라며 "2년 반 전 당신들이 야당일 때, 우리가 여당일 때 당신들이 그런 취급을 당했나"라고 쏘아붙였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도 4+1 협의체를 가리켜 "민주당과 2중대 범여 기생정당들 1+4"라고 표현하며 "이 불법단체가 짬짜미와 쑥덕공론으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꼼수 통과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열었다"고 거들었다.'

반면 찬성 토론으로 맞대응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선거제 개혁안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에 주력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번 선거제 개혁으로는 양질의 대표 활동을 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욕심을 채울 수 없다"며 "한국당 의원님들, 다시 논의해서 제대로 된 선거제 개혁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4+1 협의체를 향한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교섭단체는 국회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일 뿐 권력이 아니다"라며 "국회에서의 권력은 과반수가 유일하며, 4+1은 과반수 연합"이라고 엄호했다.

최인호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것은 비례성을 높이는 데에 있어 한국 정치제도사에 큰 획을 긋는 소중한 의미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역대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무책임한 제1야당의 모습, 그것도 선거법 개정에 임하는 이런 모습은 전무후무했다"며 한국당에 역공을 폈다.

기동민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국당이 개혁법안 저지 전략의 일환으로 본회의 안건이었던 민생법안 199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을 거론, "어떻게 피도 눈물도 없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잔인하고 가혹한 정치테러를 할 수 있나"라고 비난했다.

기 의원은 "한국당은 그러고서는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다"면서 "싸우려면 민주당과 싸워야지 왜 국민과 싸우고 민생을 볼모로 잡나. (필리버스터가) 법상 허용된 제도라고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까지 이틀간 무제한 토론에 참여한 의원 중 권성동 의원이 4시간 55분으로 최장 발언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토론 중인 전희경 의원이 발언을 마치면 정의당 이정미·민주당 홍익표·한국당 박대출 의원 등의 순으로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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