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는 한 인간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한 인간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정치인이었습니다.

2019년의 해가 저물어갑니다. 정말 우리나라는 정치와 정치인에게는 최악의 해인 것 같습니다. 정치는 꼬박 한해를 정쟁으로 지새웠습니다. 어떤 정치지도자는 취임 이래 국정에 협력은 안 하고, 장외투쟁과 삭발, 단식 그리고 극한투쟁으로 정치를 몰아넣고 결국은 국정을 마비시켰습니다.

왜 우리는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정치지도자가 없을까요? 넬슨 만델라(1918~2013) 전 남아공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바라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이고 사치일까요?

2013년, 95세 되신 남아공의 전직 대통령께서 위중하다는 소식에 전 국민과 그리고 전 세계가 안타까워하면서 그의 쾌유를 비는 모습에 정말이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병실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켜들고 릴레이 기도를 올렸습니다. 눈물어린 감사의 편지가 줄을 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현존해계신 여러 ‘전직 대통령’들과 너무 비교가 되어 많이 부럽고, 조금은 서글프기만 합니다.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오랜 숙원이었던 흑백갈등을 해소했습니다. 지난 세기 위대한 영혼으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있었다면, 이 시대에는 남아프리카의 넬슨 만델라가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한 인간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한 인간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정치인이었습니다. 타임지의 편집장으로 재직하던 ‘리처드 스텐절’은 넬슨 만델라에 매료된 나머지 3년간 넬슨 만델라와 동고동락하면서 그의 자서전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3년간의 집필기간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만델라를 만나면서 제 자신이 좀 더 커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를 떠나오자 제 삶에서 태양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는 정녕 태양 같은 존재, 큰 산 같은 존재였습니다. 얼마나 관대하고 넉넉한 인품의 소유자였는지 모릅니다. 그가 남긴 어록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역사에 길이 남을 내용들이었습니다.”

출옥 후 대통령에 당선된 만델라가 백인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들끓는 흑인들을 향해 던진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용서하되 잊지 말자(Forgive without Forgetting).”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가 첫 번째로 시도한 작업이 있습니다. 복수와 응징이 아니었습니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진실을 고백하라. 그러면 용서하겠다.” 이것이 만델라가 풀어낸 ‘사랑과 정의의 방정식’이었습니다. 자신의 죄를 솔직히 고백하고 참회하는 백인들에게 대사면을 선포한 것입니다. 유엔은 넬슨 만델라의 생일인 7월 18일을 ‘만델라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만델라가 67년 동안 사회에 공헌한 점을 기려 국제사회가 이날 하루만큼은 67분 동안 개인 시간을 할애해 지역사회나 불우 이웃, 장애인을 돕는 등의 봉사활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바다처럼 관대하고 산처럼 든든한 넬슨 만델라, 항상 여유 있는 미소를 잃지 않은 만델라였지만 젊은 시절 그의 생애는 참으로 혹독했습니다.

백인 정부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젊은 만델라를 어떻게 알아보고 그를 일찌감치 투옥시킵니다. 그리고 28년 동안이나 가둬놓았습니다. 보통 10년 징역 살고 밖으로 나오면 거의 폐인처럼 됩니다. 만델라는 아무런 죄도 없이 똑똑한 인재라는 이유로, 흑인이라는 이유로 투옥되었습니다.

드디어 그 역사적인 날, 1990년 2월 11일 넬슨 만델라는 자유의 몸이 됩니다. 1962년 평화시위를 주도한 죄목으로 수감되었다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오던 중 28년 만에 출옥한 것입니다.

취재기자들이 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5년만 수감생활해도 폐인이 되어서 나오는데 28년 동안이나 그 안에 사셨는데, 어찌 이렇게 건강하십니까?” 환한 미소를 머금은 넬슨 만델라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언제나 진리께 감사했습니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물을 마시며 감사하고, 음식을 먹으며 감사하고, 강제노동을 할 때도 감사하고, 늘 감사했기 때문에 건강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제게 있어 교도소는 저주의 장소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소중한 장소였습니다.”

용서와 화해! 그 이상의 아름다움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정치지도자들도 투쟁과 증오의 정치를 멈추고, 국민들에게 존경과 기쁨을 주는 ‘사랑과 정의의 방정식’으로 풀어내면 안 될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2월 2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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