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고식스 강훈 대표가 할리스 카페베네를 잇따라 성공시킨 커피왕이라 불렸다 사진=망고식스 홈페이지
[뉴스프리존=김원기기자] 할리스,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 커피프랜차이즈를 성공시켜 ‘커피왕’으로 불려온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 대표가 전날 오후 5시46분쯤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회사직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20년 전만 해도 커피를 입에도 대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커피와 연을 맺은 건 스타벅스의 한국 브랜드 론칭 테스크포스팀으로 발령을 받은 1997년이었다. 그렇게 ‘커피왕의 전설’이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회사 관계자 등은 강 대표가 최근 회사 운영이 어려워 금전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또 숨지기 전날 지인에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듯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강 대표는 스타벅스의 한국 브랜드 론칭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토종 커피 브랜드 할리스, 카페베네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켰다. 할리스 대표이사에 카페베네 사장까지. 강 대표의 행보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였다. 2011년 펴낸 저서 ‘카페베네 이야기-스타벅스를 이긴 토종 카페’는 21세기 들어 국내에서 유독 활황을 타고 있는 커피시장에 대한 기록이자 강 대표의 성공담을 담은 영웅적 자서전이었다. 

강훈 대표는 1992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매장 관리, 마케팅, 판촉 업무 등을 두루 거쳤다. 5년 후에는 스타벅스 브랜드 론칭 태스크포스(TF)팀으로 발령받아 처음 커피와 인연을 맺었다.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그는 할리스와 카페베네의 성공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2011년 카페베네 사장직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2개월 만에 망고식스를 개업했다. 그는 과거 작은 커피숍을 운영했던 친구와 함께 첫 매장을 열었던 할리스의 경우 준비기간이 단 20일이었다고 했다. 망고식스를 론칭하면서 소요한 2개월은 패기와 추진력으로 가득했던 강 대표에게 너무 긴 시간이었다. 

‘망고’를 브랜드 명칭으로 삼았던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강 대표는 과거 홍콩을 여행하면서 망고주스 전문점을 보고 ‘앗!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6년 전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였다. 칼로리가 높지 않고 포만감이 커 식사대용으로 적당하면서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타벅스를 뛰어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스타벅스의 초록 물결이 세계를 덮은 것처럼 조만간 세계 곳곳에 망고식스의 노란 주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넘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커피왕’의 생각은 빗나갔다. 그는 1998년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와 커피전문점 할리스 커피를 공동창업해 시장에 안착시킨 뒤 카페베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회사를 발전시켰다. 

커피브랜드들을 잇따라 성공시킨 강 대표는 2010년 KH컴퍼니를 세우고 이듬해 디저트카페 망고식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열흘 넘긴 지난 24일 오후 5시46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서 강 대표는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회사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강 대표가 지난 23일 지인에게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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