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구조개혁 노력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요 분야로는 서비스 산업 발전을 꼽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정년 연장이나 외국 인력 활용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소득 재분배 정책으로 세수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증세에 대한 중장기적인 비전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29일 연합뉴스가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설문조사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참여했다.'

내년 경제전망에 참여한 경제기관장들= 연합뉴스 내년 경제전망 설문에 참여한 경제기관장들. 왼쪽부터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2019.12.29
내년 경제전망에 참여한 경제기관장들= 연합뉴스 내년 경제전망 설문에 참여한 경제기관장들. 왼쪽부터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2019.12.29

◇ "산업·노동·공공 구조개혁으로 잠재성장률 높여야"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성장잠재력과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산업·노동·공공부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도 성장 잠재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노동시장·규제·정부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정부 주도의 소득 재분배 정책은 맞는 방향이지만 세수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증세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최정표 KDI원장은 서비스 산업 발전이 가장 중요한 구조개혁 과제라고 꼽았다.

그는 "제조업 고용 비중이 작아지는 상황에서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도 "수출 주도 성장이 한계에 이른 만큼 서비스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수출과 내수가 함께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정부 재정이나 금융 지원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 퇴출과 혁신기업 진입 장애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단기적으로는 적극적인 재정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최정표 원장은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며 저물가 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도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지상 원장도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 활성화 대책, 기업 투자심리 개선·투자 유도, 소비심리 확대 정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동근 원장은 기업의 투자 심리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그는 "기업의 체감 규제 수준을 낮춰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예외적인 사항을 금지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태신 원장은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는 경직적인 노동 규제가 최우선적인 규제 개혁 과제"라며 "유연 근로시간제 전반을 시급히 개선해야 하며 최저임금 지역·업종 차등 적용, 쟁의 때 대체근로 허용 등의 제도도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 경제전망에 참여한 경제기관장들= 연합뉴스 내년 경제전망 설문에 참여한 경제기관장들. 왼쪽부터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2019.12.29
가팔라지는 인구절벽

◇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는 "성장 감소 요인을 생산성 증대로 상쇄해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심화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정년 연장·폐지나 외국 인력 활용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였다.

최정표 원장은 "단기적 정책으로 추세를 바꾸기 어렵다"며 "양적 성장의 감소 요인을 생산성 증대로 상쇄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영 원장은 "여성이나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동 환경과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직업 재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봤다. 정년 연장·폐지나 외국 인력 활용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상호 원장은 "정년 연장·폐지는 청년의 취업 기회를 축소하고 기업 부담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직무급 활용, 수평적 직장문화 정책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외국 인력은 고급 인력을 중심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민 원장은 "당장은 노동력 부족보다는 수요 부족이 더 심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정년 연장 내지는 폐지, 외국 인력 활용 등이 필요하겠지만 당장은 청년 고용을 늘리는 데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등 관련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늘려 출산율을 높인 프랑스·스웨덴 등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동근 원장은 "외국 노동력 활용도를 높이고 이주민 인식을 개선하는 등 '민족 공동체'에서 '다문화 공동체'로 나아가는 미래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며 노령 인구를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태신 원장은 "정년 연장을 위해서는 임금체계 연공성 완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의 여건이 선행돼야 한다"며 "외국 인력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기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컨트롤타워 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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