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띠 해가 저물고 경자 년(庚子年) 쥐띠해가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경자 년은 천간(天干)이 ‘경(庚)’이고, 지지(地支)가 ‘자(子)’인 해입니다.

그럼 새 해에는 무슨 말을 하고 살아가면 좋을까요?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모두 덕담(德談)을 하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덕담은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잘 되기를 빌어주는 말입니다. 우리의 좋은 풍습중 하나가 정초(正初)에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지요.

이렇게 덕담은 상대방이 잘되기를 기원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말입니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을 기록한 책에는 덕담에 관한 대목이 여럿 나옵니다. 순조 때 열양(冽陽), 즉 서울(漢陽)의 연중행사를 기록한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설날부터 사흘 동안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새해 안녕하시오’ ‘올해에는 꼭 과거 급제하시오’ ‘부디 승진하시오’ ‘아들 낳으시오’ ‘돈을 많이 버시오.’ 등 좋은 일을 들추어 하례(賀禮)한다.”

이처럼 덕담을 하는 것은 우리 조상들이 말에 영적인 힘이 있어서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언령(言靈)’ 신앙이지요.

이와 같이 덕담은 새해를 맞이하여 서로 복을 빌고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축의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풍습은 새해를 새로이 맞이하여 만나는 사람들끼리 새해 인사를 겸해 복을 기원하는 예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럼 말의 위력에 대해 알아볼까요?

첫째, 언령관념(言靈觀念)입니다.

우리 선인들은 음성 내지 언어에 신비한 힘이 들어 있어서, ‘무엇이 어떻다.’ 하면 말 자체가 그대로 실현되어지는 영력(靈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므로 덕담은 곧, 그러한 언령 적 효과를 기대한 데서 생긴 세시풍속이지요. 아마도 우리가 진리 전에 올리는 기도도 이런 원리에 의해 비는 것이 아닐 런지요?

둘째, 말은 하는 사람의 인격이요, 사상의 옷입니다.

말은 남의 가슴에 못을 박기도 하고 찡그린 얼굴에 꽃을 피워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셋째,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온정이 깃든 말은 삼동(三冬) 추위도 녹인다.’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는 말도 있지요. 그리고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고 말의 경솔함을 경계한 것입니다.

넷째, 논어의 ‘사불급설(駟不及舌)’입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름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한번 내뱉으면 그만큼 빨리 퍼지고 또 취소할 수 없는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인다.”고 한 것입니다.

어쨌든 덕담은 상대방에게 복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을 복되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 사용한 말의 결실이고, 내일은 오늘 사용한 말의 열매라고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할 말의 95%가 나에게 영양을 미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에는 각인효과(刻印效果)가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말 반복하면 그대로 되는 것입니다.

그럼 새해에는 무슨 덕담을 하면 좋을까요? 덕담의 종류는 참 많습니다. ‘경자 년에는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0년 새해에도 가정에 사랑과 평안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20년에도 행복 가득, 사랑 가득한 한 해 되세요.’ ‘새해에는 뜻하는바 모두 이루시고,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덕담의 종류는 참 많기도 합니다. 그 중에도 흔히 우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지은 바 없이 복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은행에 돈을 저축하지 않고 찾아 쓸 수 있을까요? 마찬 가지로 이생에서 공덕(功德)을 쌓지 않고 복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새해 덕담으로는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아마 그 이상 최고의 덕담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2020년 새해에는 모두 “복 많이 지으세요!”를 경자년의 덕담의 향기로 삼으시면 어떨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월 1일 元旦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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