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검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
검찰, 임은정 검사 고발 '고소장 위조 무마' 관련 압수영장 세 번째 기각
'음주 바꿔치기' 장제원 아들, 송치 3개월.. 아직도 "수사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에는 전광석화 같던 검찰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녀 입시 의혹이나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에 대해서는 '음주 바꿔치기' 혐의로 송치한 지 3개월이 됐지만, 아직도 '수사 중'이다. 임은정 검사 고발 건은 이번에 또 기각 처리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사학비리 등 여러 의혹으로 나경원 의원을 8번이나 고발했지만, 수사 낌새가 아예 없는 검찰을 시민단체가 작심을 하고 규탄했다. 또 검찰의 선택적 수사에 분개하며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나 의원에 대한 수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곧 있으면 해가 넘어갈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은 고발한 지 9월 16일로부터 장장 106일이 지났지만 나 의원과 공범들에 대한 아무런 수사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자녀 입시비리 외에도 딸 입학을 도왔던 성신여대 이병우 교수 간의 '부당 특혜 및 뇌물수수' 의혹과 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관련 채용 비리 및 대회 후 남은 막대한 '예산 횡령·국고손실 의혹'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는 "나 의원 사건에 대해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는 검찰의 문제점을 보면 왜 공직자비리수사처가 우리 사회에 절실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공수처가 하루빨리 설치되어서 최고위 권력층 공무원들의 비리를 일벌백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또 "단언컨대 이 같은 검찰의 최악의 직무유기와 중대 범법자 비호 행위는 올해의 최악의 사건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최근 법원 판결들과 성신연대 감사보고서 등이 나 의원 관련 전형비리·입시비리·성적비리 등을 모두 지적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검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지난 28일 강효상 자한당 의원이 국회 필리버스터 연설 중 나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려다 하나하나 사례를 열거하는 모습을 보고 뒤집어 꼬집었다. "나 의원 딸·아들 관련 비리 의혹들을 자세히 길게 다시 부각시켜 줘 참 고맙다"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그런데도 강 의원이 언급한 부분들은 100% 팩트로 드러난 내용이고, 이는 법원 판결들과 성신여대 감사보고서, 언론의 보도를 통해 모두 그 문제가 사실로 확인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과 강 의원에게 공개 토론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지난 24일 나 의원과 황교안 대표를 상대로 '범국민 공동고발'을 진행, 온라인으로 시민 1만996명의 서명을 받아 8차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전·현직 검찰 수뇌부를 ‘고소장 위조 사건’ 무마 혐의로 고발한 건과 관련해 경찰이 세 번째로 부산지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또다시 기각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30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부산지검 대상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검찰이 해당 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불청구한 건 지난 9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경찰 관계자는 “(불청구 사유가) 기존과 다르지 않다”면서 “(검찰은) 이미 감찰을 진행했고, 일부 피고인을 의원면직한 점을 거론했다. 직무유기 혐의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의 아들인 랩퍼 장용준 씨가 음주운전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이후 3개월이 돼 가고 있다. 지난 9월 27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아직도 별다른 수사 결과도 내지 않고 기소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음주운전 등 혐의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장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서부지검은 언제 수사가 완료될지 등 시점에 관해서는 "알 수 없다"라는 깜깜이 입장만 밝히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이 인정됐는데 검찰 단계에서 3개월 가까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고 수사 중이라는 정도로만 말할 수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장 씨는 지난 9월 7일 오전 2시 40분께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음주상태로 차를 몰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장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0.12%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음주운전·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장 씨를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다. 음주사고 직후 '(장 씨) 대신 운전을 했다'고 허위진술을 했던 남성 김모(27) 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장 씨는 음주사고 수습 과정에서 김 씨를 내세워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고, 사고 피해자에게 금품 제공을 명목으로 합의를 시도했다는 등의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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