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을 함께 만든 사람들 /ⓒAejin Kwoun
‘3일’을 함께 만든 사람들_아비(김욱), 금란(금수현), 백일성(홍순목), 진현(황배진), 고모(이은미), 동우(이규태), 이준 조명오퍼레이터, 안상우 연출, 제작 이종일 대표, 김정팔 연출, 이도연 음향오퍼레이터 | 멀테플랙스 상영관 인테리어를 하는 대한민국 최고 보수공사 회사 (주)투비원디자인 이종일 대표의 투자로 연극 <3일>은 관객과 다시 한 번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대표는 배고프지만 웃픈 행복들이 가득한 연극판에서 연극인들이 웃고 그들의 재능을 펼칠 장들이 더 많아지길 기원하며, 그저 대학로를 사랑하기에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 /ⓒAejin Kwoun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죽음을 슬프게만 바라보지 않고, 해학과 유머를 입혀 우리의 인생을 위로하는 웃픈 연극 <3일>이 지난 17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스카이 씨어터 2관에서 관객들에게 웃음 가득한 감동을 전하며 막을 내렸다.

진현은 세상 여느 남편이자 직장인처럼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밤늦게 퇴근하여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온 날, 야식을 먹던 진현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황망하게 남편을 갑자기 떠나보낸 진현의 아내, 아들 진현의 간절한 부탁을 모른 척 했던 비정한 아버지, 조카 진현을 뒷바라지 하면서 진현의 죽음을 애통하게 여기는 고모, 친구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오랜 지기, 사무적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상조회사 직원, 경황없이 이어지는 장례식장의 모습을 아련한 삶의 기억과 인생무상을 이야기하며 희극과 비극을 오고간다.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금란(금수현) | 여느 때처럼 술에 취해 늦은 밤 귀가한 진현을 맞는 금란은 얼른 잠이나 자라며 여느 때처럼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금란(금수현), 진현(황배진) |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지 않나, 늦은 밤 고모에게 전화를 걸고...이 놈의 술주정은...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 그렇게 그는...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백일성 과장(홍순목) | 그는 내가 보이는 걸까?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백일성 과장(홍순목) | 누구보다 많이 떠내보내야 하는 일들이 많은 그에게...'죽음'은 익숙한 것일까?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동우(이규태), 금란(금수현), 진현(황배진) | 황망한 소식에 술에 취할 수 밖에 없었다는...그저 화가 날 뿐인...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고모(이은미), 금란(금수현), 아비(김욱) | 가족이기에 당연히 속맘 이야기해도 알아주는 건 아니기에...어쩌면 타인보다도 더 멀어지기도 하는...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고모(이은미), 금란(금수현), 아비(김욱) | 그는...어쩌다?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금란(금수현), 아비(김욱), 고모(이은미), 동우(이규태)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아비(김욱) | 뒷모습이...쓸쓸하고...어느새...넓다 느끼던 그 등은...참 작다...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아비(김욱), 고모(이은미) | 원망스럽고 미운 것도 사실이지만...미워도 챙기고픈 것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금란(금수현), 진현(황배진) | 그녀를 어떻게...혼자 남겨둬야 하는 것일까...더 잘 해 줬어야 했는데...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동우(이규태), 고모(이은미), 아비(김욱), 금란(금수현), 백일성 과장(홍순목), 진현(황배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커튼콜 사진_고모(이은미), 아비(김욱), 백일성 과장(홍순목), 진현(황배진), 동우(이규태), 금란(금수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 /ⓒAejin Kwoun
‘3일’ 공연사진_진현(황배진) | 떠나갑니다...이제...안녕히... /ⓒAejin Kwoun

악착같이 살아왔던 시간들...때로는 낭비하며 스쳐 보낸 시간들이 죽음 앞에서는 겸손해 질 수밖에 없다. 주인공 진현의 죽음과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가까이 두고도 알지 못했던 주변인들의 감정들을 통해 해체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관객들에게 상기시키며 ‘위안 받을 수 있는, 온전한 내 편이라 여기는 이들’의 소중함을 말한다. 또한 살아가며 처음의 반짝임과 설렘에 무뎌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죽음이라는 사건 후에 아픔으로 미련이 남겨지는 시간들을 유쾌함으로 풀어나간다. 빈자리는 항상 떠난 후에야 비로소 그 무게와 소중함을 알게 되어...후회라는 이름으로 찾아오기에.

- MINI INTERVIEW -

1. 3일간의 시간 동안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 <3일>의 희곡은 안상우 연출님이 오랜 기간 생각하시며 구상하던 내용에, 함께 연출을 맡은 김정팔 연출님의 윤색이 덧입혀진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대화 과정에서 어떤 부분들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하셨을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3일’ CAST /ⓒAejin Kwoun
‘3일’ CAST_진현(황배진), 백일성(홍순목), 고모(이은미), 금란(금수현), 아비(김욱), 동우(이규태) /ⓒAejin Kwoun

・극단 soulmate

올 초 무죽페스티발 참가작은 원래 다른 작품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이어지지 못해 안상우 대표가 작품 3일을 정말 3일 만에 작업하여 공개하여 새싹을 돋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다소 거칠었던 작품은 테이블작업과 연습과정을 거치며, 대사와 지문 등 여러 가지 상황 등을 수정하고 수정함을 거듭하면서 비로소 완성된 대본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중점은 장례식이라는 단순하지만서도 다소 무거운 소재를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보편타당함을 갖춘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웃음과 슬픔의 공감대를 끌어내는데 초점을 잡았고 웃픈컨셉의 스타일이 탄생되었습니다. 연기 조율은 배우들과 함께 일상연기 톤에 초점을 맞춰 각 캐릭터의 깊이와 심리적인 요소를 끄집어내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2. 극단 soulmate만의 오랜 호흡으로 펼쳐진 무대 위 조화가 있었기에 관객들이 더욱 깊이 공감을 할 수 있었던 작품 <3일>을 이번 3번째 시즌까지 준비해오며 작품의 대사들 중 가장 인상 깊다 생각하는 대사와 그 이유를 들려주세요.

‘3일’ 안상우 연출 /ⓒAejin Kwoun
‘3일’ 안상우 연출 /ⓒAejin Kwoun

・안상우 연출

금란 역 대사 중 ‘고생했어’라는 대사가 인상 깊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웃으면서 태어나지만, 슬픔을 안고 가는 떠나갑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무게를 견디며 절대 쉽다 말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들 각자는 멀리서 바라볼 때는 꿈과 희망을 안고 반짝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다들 저마다의 갈등과 아물지 않은 아픔의 흉터들을 남몰래 안고 오늘을 이어갑니다. 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고생했어!”라고...

‘3일’ 김정팔 연출 /ⓒAejin Kwoun
‘3일’ 김정팔 연출 /ⓒAejin Kwoun

・김정팔 연출

저는 개인적으로 고모가 금란한테 '내일도 길다'라고 던지는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하루는 짧고 짧다 여길 수 있겠지만, 진현의 죽음을 맞이하는 고모의 심정적인 표현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사인 동시에 그 동안 해오고 있는 ‘연극작업 자체가 길다’라는 심리적 요소가 맞아 떨어지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어 이 대사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3일’ 진현 역 황배진 배우 /ⓒAejin Kwoun
‘3일’ 진현 역 황배진 배우 /ⓒAejin Kwoun

・진현 역 황배진 배우

진현의 대사 중 가장 삶에 대한 반증과 아이러니를 담은 대사라 생각 되어 가장 인상 깊습니다.

‘3일’ 금란 역 금수현 배우 /ⓒAejin Kwoun
‘3일’ 금란 역 금수현 배우 /ⓒAejin Kwoun

・금란 역 금수현 배우

극 중 금란이 진현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애절한 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시아버지의 말을 거스르면서까지 용기를 내어 말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아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많은 감정까지 포함하고 있다 생각되어 가장 인상 깊습니다.

‘3일’ 고모 역 이은미 배우 /ⓒAejin Kwoun
‘3일’ 고모 역 이은미 배우 /ⓒAejin Kwoun

・고모 역 이은미 배우

가슴의 상처를 핥으며 그래도 우린 살아야 한다. 그들이 그렇게 살고 싶었 했던 삶이였으니...

저 다른 별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래도 희미한 기억 한 켠을 부여잡고 살아냈노라’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3일’ 아비 역 김욱 배우 /ⓒAejin Kwoun
‘3일’ 아비 역 김욱 배우 /ⓒAejin Kwoun

・아비 역 김욱 배우

아비에게 있어 ‘염병할 놈’은...전라도의 ‘거시지’, 경상도의 ‘가가가가’, ‘마!’ 등등과 같이 무수히 많고 많은 감정을 포함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3일’ 동우 역 이규태 배우 /ⓒAejin Kwoun
‘3일’ 동우 역 이규태 배우 /ⓒAejin Kwoun

・동우 역 이규태 배우

진현과의 관계성과 슬픔의 밑바탕이 되는 대사이기 때문에 가장 인상 깊습니다.

‘3일’ 백일성 과장 역 홍순목 배우 /ⓒAejin Kwoun
‘3일’ 백일성 과장 역 홍순목 배우 /ⓒAejin Kwoun

・백일성 과장 역 홍순목 배우

상조회사 직원으로써 고인을 보내는 직업적인 마음으로 한 기본적인 멘트가 아니라 인간적인 마음이 들어간 대사라 생각해 마음에 듭니다.

3. 창작극을 고집하고 있는 ‘극단 soulmate’의 신년 행보들이 궁금합니다.

2020년 5월에 제7회 무죽페스티발 참가작 '병신' 공연을, 7월에는  '웃픈연극 3일' 재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8월에는 제17회 고마나루향토연극제 '3일' 출품 예정이고,  9월에는 '3일' 영화 크랭크 인 예정이고,  10월에는 '3일' 지방 투어를 시작합니다.

2020년의 마지막 달 12월에는 극단 soulmate의 16주년 정기공연 '살인혐의자' 공연이 들어갑니다.

'3일' 포스터 /ⓒ박주혜(제공=극단 soulmate)
'3일' 포스터 /ⓒ박주혜(제공=극단 soulmate)

웃음과 눈물이 왔다 가고, 다시 반복되는 삶의 감정들을 가장 근접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감정이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되길 갈망하며 기존의 프레임 안에서 새로움을 창조하려 애쓰는 ‘극단 soulmate’의 작품 <3일>은 너무 고급져 일상과 동떨어짐을 거부하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관객과의 공감을 극한으로 끌어내는 진한 땀내음과 사람내음이 가득하다. 죽음은 누구나에게, 언젠가는 찾아온다. 그 자리가 회한과 슬픔만이 가득하기 보다는, 즐거운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눈물만을 지어내지 않고 추억을 끄집어내며 한 번 맞는 인생 즐겁게 잘 살고 갔다고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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