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제천시는 '꼬맥거리'를 선보였지만 주변 상인들의 극심한 반대로 한달도 못되 철수했다. 이는 소통과 공감부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사진제공=제천시)
지난해 10월 제천시는 '꼬맥거리'를 선보였지만 주변 상인들의 극심한 반대로 3주만에 철수했다. 이는 소통과 공감부족의 대표적인 사례이다.(사진제공=제천시)

생각해 보자. 주차장이 없거나 모자란 마트, 상상해 봤는가?

우린 마트를 갈 때 대부분 자차를 이용한다. 매일 필요한 만큼 장을 보던 식생활 문화에서 식품 가공, 보관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량구매의 소비 패턴으로 변화하면서 장바구니로 장거리를 이동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가진 매력적인 부분을 생각해 보자.

무료로 이용하는 충분한 주차장 혹은 구매 영수증만 있으면 무료운영, 상품과 유아를 태울 수 있는 카트, 혹은 유모차 대여 시스템, 영유아를 케어 할 수 있는 공간마련. 문화센터 운영.

이런 부분이 대형마트나 쇼핑센터가 요즘 고객을 유인하는 좋은 운영 사례다.

그런데 서부, 동문, 중앙시장의 상권은 주로 도보로 이동해 장을 보던 시절의 시장구조로 되어 있던 구조적 시스템의 한계에 무너진 것이다.

대형마트의 공산품 가격 경쟁력도 재래시장 경쟁력 약화에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접근성’의 부재이다.

주무관청은 알고 있을 것이다. 시민들과 상인들의 요구도 강하다. 하지만 접근성의 해법은 주차장 부지확보, 막대한 예산 확보해야 하지만 추진 기간과 성과도출에 임기 내 소위 ‘공치사’하기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장은 행정가일까? 아니면 정무적 판단이 우선되는 정치인일까?

우린 지난 선거 때 공감했던 여러 도심 활성화 정책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도심을 활성화하려면 기존의 재래시장이 갖고 있던 대중교통 및 도보 중심의 접근성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결코 활성화를 도모하기 어려울 것에 공감할 것이다.

물론 제천시는 중앙시장 상가를 매입해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문제는 여기서 주차요금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도 아니고 물건을 팔아주러 온 손님이 주차요금을 낸다는 것은 요즘 소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장사의 기본적인 ABC가 없는 이런 행정은 재래시장 및 도심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좋은 상품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와 마지막으로 홍보가 수단일 것인데 제천시는 이런 순서를 거꾸로 진행하고 있다.

주차장이 모자란 시내 중심가에서 관변단체 동원해 도로 막고 퍼레이드를 하면서 사진 찍고 환호한다. 그 짤막한 30분짜리 행사가 끝나고 나면 동원된 인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게 무슨 촌극인가?

지금 당장 성과를 기대하는 이런 신기루 같은 행정은 당장에 멈춰야 한다. 언론들도 정치보도를 자제하고 냉철한 비평을 해야 할 때이다.

패배주의를 논하기 전에 합리적 비판에 대해 성찰을 해야 한다. 대형마트가 홍보할 때 퍼레이드 하는 것 봤나? 옷팔고, 식품과 먹거리를 파는 중심상권은 대형마트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 특화된 볼거리나 먹거리가 제천의 관광지를 찾은 인파들이 찾는 이유가 될 것이다.

퍼레이드를 보려면 에버랜드나 서울을 간다. 제발 기본부터 다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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