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손지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자한당) 대표가 총선을 100일 앞두고 “제1야당이자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뿌리인 자한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며 통합추진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황 대표는 보수 통합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6일 자한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통합을 늦출 어떤 명분도, 이유도 없다. 특정 정당·인물의 문제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라며 “기존의 자유민주주의진영 정당들은 물론이고 이언주·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들,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자한당은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설치를 공식화하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나서고 있다. 참고로 황교안 대표의 보수통합 선언은 이번만 세 번째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6일 “총선 승리를 위해 자유 우파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며 보수통합을 선언했다. 1월 1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시간이 많지 않다. 통합 열차를 출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한당의 보수 대통합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보수는 많은 세력들이 난립한 상태이다. 이 과정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의견도 나오지만, 당내 의원들은 지도부의 통합 논의를 좀더 지켜볼 계획이다. 개혁 보수, 중도 보수, 새로운 보수 등 다양한 구호를 내세우며 총선과 정치 세력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27일 유승민 의원의 새로운보수당, 또한, 하루 사이 28일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전진당,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지난 2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우리공화당 조원진, 뉴라이트와 극우 집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들이 이런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각 보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들만 봐도 통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서로가 주장하는 바는 물론이고 정치 성향, 방식 모두가 제각각이다. 그래서 보수 통합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그동안 보수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탄핵 책임론이었다.

또한, 당 안팎에서 황 대표의 총선 전 리더십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보수 통합이라는 말만 하고, 협상 의지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던 황 대표가 “보수 통합을 위해 내가 직접 나서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보수의 가장 큰 주축 세력인 자한당과 새로운 보수당이 통합된다면 군소 세력들도 빠른 시일 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만남이나 통합 방식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기에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다.

무엇보다도 보수통합 논의가 급해진 황 대표는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측에도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5일 첫발을 뗀 새로운보수당에게도 통합 의지를 드러냈지만 새보수당이 화답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대통합이 불가능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보수통합관련, 대안신당의 박 의원은 “황교안, 유승민, 안철수, 조원진, 이언주, 이정현 등을 보스라고 할 만하다. 다들 신당을 만들었던지 창당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며 “이들이 하나로 뭉쳐도 어려울 판에 각자 도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 필패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통합의 키는 황교안이 쥐고 있다. 통합을 한 뒤 유승민을 대표로 앞세우면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다”라며 “황교안이 유승민과 대타협을 한다면 한 번 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새보수당은 '보수재건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일 공개적으로 '보수 재건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위원장은 새보수당의 수장 격인 유승민 의원이 맡았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새보수당 출범은 보수의 분열·파탄이 아니라 보수의 재건·부활을 위한 것이라는 걸 국민한테 명확히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보수 전체가 사는 방법에 대해 매일매일 경쟁할 것을 제안한다. 소모적이고 갈등만 커지는 경쟁이 아니라 생산적이고 더 커지는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한당 황 대표가 보수 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공천권을 놓고 당내 소속 의원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하나의 정당이나 결합체로 ‘보수 대통합’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보수 단일화 후보’ 등의 방식을 통해 선거용 통합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나의 빅텐트 안에 보수가 모일지,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는 새로운 속설이 만들어질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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