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포스터 ‘/ⓒ김솔-보통현상(제공=아트리버)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포스터 ‘/ⓒ김솔-보통현상(제공=아트리버)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신화 속 디오니소스를 비롯한 다양한 신들이 등장하지만 멀리 있는 신화 자체가 아닌 현대인들의 일상 속 그들을 이야기하는 연극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가 지난 12월 2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신이나 우리나 다를 바 없는 존재라고 이야기하며, 우리 삶에 작은 위로를 전하고 있다.

젊은 연극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 겸 술집 ‘디오니소스’.

그 곳에 저마다 사연을 지닌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온다. 술을 마시며 카페에서 마련한 작은 연극을 보다가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술, 또는 연극, 아니면 그 둘 모두가 애써 감춰 두었던 상처를 건드린 것이다. 과연 디오니소스를 얼어붙은 그들의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을까?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소스(양동탁), 피스(노준영)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아리(박희은), 소스(양동탁), 피스(노준영)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소스(양동탁), 노스(명계남)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소스(양동탁), 피스(노준영)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아리(박희은), 카루(서정식)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공연사진_아버지의 삼촌(양동탁) /(제공=아트리버)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공연사진_아버지의 삼촌(양동탁) /(제공=아트리버)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카루(서정식)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카루(서정식)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공연 사진 /(제공=아트리버)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공연 사진_카루(서정식), 소스(양동탁), 피스(노준영), 노스(명계남), 아리(박희은) /(제공=아트리버)

고대 그리스에서 행복이란 철학의 지적 활동을 통해 얻은 지혜였다. 그들에게 행복은 인간 존재 자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들은 사람이 선하다면 사람은 필연적으로 행복해질 수밖에 없고, 반대로 사람이 행복하다면 사람은 필연적으로 선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미셀 포쉐 저, 조재룡 역 『행복의 역사』 발췌) 또한, 그리스 서사시에서 그리스의 신들을 자연력을 인격화하는 방향에서 벗어나 인간의 다양한 속성을 신격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스인들은 ‘올림포스 산의 12신’으로 알려진 그 신들을 하나의 대가족을 이루는 구성원들로 묘사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형상의 신들은 사실 그리스 문학이나 조각가들의 예술적 상상력으로 지독히 사실적으로 인간적으로 묘사된 존재들이다.(레자 아슬란 저 『인간화된 신』 발췌)

절대적인 권능을 지닌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이 작품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술의 신 바쿠스(로마어, 영어로는 바커스)와 동일시되곤 하는 ‘디오니소스’의 신화에 대해 알아도 좋고 몰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신화와 인간의 일상을, 일상과 연극을 오고가며 술과 함께 이어지는 이야기는 조금은 부자연스러워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네 일상이 항상 그렇게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 또한 아니기에.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현명하고도 익살스러운 유머감각을 지닌 주정뱅이, 노스(실레노스) 역 명계남 배우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어린 시절의 상처를 지닌 매력적인 예술가, 디오니소스(소스) 역 양동탁 배우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어린 시절의 상처를 지닌 매력적인 예술가, 디오니소스(소스) 역 양동탁 배우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실연의 아픔을 간직한 아름답고 우아한 연상녀, 아리 역 박희은 배우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부유하고 세련된 엘리트 출신의 사업가, 카루(이카루스) 역 서정식 배우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프레스콜 사진_엉뚱하고 자유 발랄한 작가지망생, 피스(테스피스) 역 노준영 배우 /ⓒAejin Kwoun

2017년 이후 2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한 명계남 배우, 인텔리 복장의 어울림에 대한 재발견 서정식 배우, 꾸밈없고 솔직한 연기를 보여주는 노준영 배우, 우아한 내면연기를 펼치는 박희은 배우, 독특한 개성을 지닌 양동탁 배우의 조합은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작품 속에서 신들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동화시키려 애쓰며 연극에서 도달하려는 세계관과 존재의 참모습에 다다르려 열의를 다하고 있다.

우리의 사소한 일상이 거대한 우주와 연관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연극적으로 부여해 존재의 사소함을 긍정하고자 하는 연극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는 아직은 조금 낯선 기분을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 인간이 벌레처럼 하찮아진 고독한 시대에 실은 당신이 저 거대한 우주의 일부라는 이야기를, 당신의 고독도, 혼란도, 미움도, 절망도 태곳적 신들로부터 있어왔다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혹은 위로처럼 건네는 방식이 어쩌면 조금 불친절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작가이자 연출인 김명화 연출이 기존의 질서에 묶이지 않고 싶은 연극의 실험정신에 기인할는지도 모르겠다.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의 작품을 쓰고 연출한 극단 난희 대표, 김명화 연출 /ⓒAejin Kwoun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의 작품을 쓰고 연출한 극단 난희 대표, 김명화 연출 /ⓒAejin Kwoun

1997년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로 삼성문예상 희곡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 겸 연출인 김명화가 2017년 창단한 극단 난희의 작품들의 세계는 한 단어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고 실험정신이 가득하기에, 극단의 다음 작품들은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을 통해서 연극, 무용, 창작뮤지컬, 창작오페라 분야에서 25작품의 신작이 발표된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우수 창작신작 발굴을 위한 공연 제작의 단계별 지원사업을 통해 공연예술 현장의 프리프로덕션 기능 강화와 참신하고 실험적인 동시대의 창작공연이 제작되고, 나아가 우수창작공연 레퍼토리로의 성장과 국내외 무대로 진출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다른 작품들 또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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