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박나리 기자]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가 호주 산불 재앙으로 차질을 빚으며 선수들이 기권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15일 진행된 '랠리 포 릴리프'에 출전한 남녀 톱 랭커들의 모습.
15일 진행된 '랠리 포 릴리프'에 출전한 남녀 톱 랭커들의 모습.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예선 이틀째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호주 산불로 인한 공기 상태 악화로 경기 시작이 오후 1시로 미뤄졌다.

또한 예선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멜버른 시민들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관람하거나, 심지어 일부 관람객들은 호흡에 이상을 느껴 경기장을 떠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들은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호주 산불 재앙으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도 비상이 걸렸다며 5개월 넘게 지속된 산불의 여파로 대기 질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호흡 곤란을 일으킨 일부 선수들이 경기를 기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최근 이틀째를 맞은 예선 경기에서 호흡기 관련 통증을 호소한 선수는 벌써 3명에 이른다. 슬로베니아의 달리아 야쿠포비치(180위) 선수가 호주오픈 여자단식 예선 경기 2세트 도중 게임을 포기했다.

마리아 샤라포바도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 이벤트 대회인 쿠용 클래식에 출전했지만 2세트 5-5 상황에서 경기를 멈췄다. 샤라포바는 “경기를 그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상대 선수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심정을 전했다.

또 다른 선수인 야쿠포비치는 “선수 모두 매우 화가 난 상태”라며 “주최 측에 매우 실망했다. 주최 측은 선수들의 건강을 챙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남자 단식 선수인 질레 시몽은 트위터에 "우리는 이미 45도의 고온에서 호주 오픈을 뛰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의사와, 윔블던의 젖은 잔디도 미끄럽지 않다고 말하는 심판이 있다"며 "지금 멜버른의 공기질이 괜찮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찾을 수 있을 거다. 그렇지 않나?"라며 조직위를 조롱했다.

BBC에 따르면 호주오픈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르면 1회전에서 바로 탈락해도 9만호주달러(약 7000만원)를 받지만, 선수들은 도저히 경기를 뛸 수 없다며 경기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호주 오픈 조직위원회는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계속 지켜보는 중이다"라면서 "우리는 늘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현장의 데이터 측정팀, 의료팀, 기상청, EPA 과학자 등이 협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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