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논리에 대한 정면 반박

2일 법정에서 넉 달만에 입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 국정농단과 관련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신의 재판에서 처음 혐의에 관해 직접 입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며 뇌물공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50회째 공판을 열고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혐의에 관해 말한 것은 4월 7일 첫 공판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전 대통령이 독대 자리에서 대한승마협회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질책한 것은 사실상 정씨를 지원하라는 지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이 부회장은 "그런(정씨 지원) 얘기가 없었다"고 답했다.

▲ 사진[ 뉴스영상캐처]

특검은 독대 직후 이 부회장이 그룹 핵심 임원들과 회의를 열었고 다음 날 승마협회장이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씨가 머물던 독일 출국 준비를 했다고 지적하면서 "정씨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라고 추궁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는 자신이 개입하지 않았으며, 합병을 추진한 그룹 미래전략실의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특검이 "승마협회 관련 지시를 대통령에게서 직접 받은 사람이 피고인인데 최지성 실장에게 맡기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더이상 제가 할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세부 내용을 알게 됐다"며 "지난해 여름에 문제가 돼서 실장님이 '중단해야 되겠다. 이슈가 될 것 같다. 참고로 알고 있으라'고 해서 그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도 받지 않았으며 합병이나 미전실 업무는 최지성 미전실장이 알아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8월 이 부회장은 최씨 측 독일법인 코레스포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도 당시엔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삼성합병 성사라는 현안을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는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고, 그룹 현안이나 경영권 승계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또 그에 따른 대가인 '정유라 승마 지원'도 하지 않았다면서 정유라가 누구인지, 정윤회씨와 최순실씨의 딸인지도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결심 공판은 오는 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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