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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③ 작품이야기]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 옴니버스극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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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③ 작품이야기]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 옴니버스극 "대화"
단막극 "아버지와 산다", "그 날의 인터뷰", "거울과 창"
  • 권애진 기자
  • 승인 2020.01.23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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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포스터 /(제공=그룹 야간비행)
'대화' 포스터 /(제공=그룹 야간비행)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소통’을 주제로 한, 세 개의 신진 극작가들의 단막극이 이어지는 옴니버스극 <대화>가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각자 가슴 속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어 무대에 올리며 각자 다른 색깔의 이야기들로 관계의 소중함과 솔직함에 대해 관객들과 함께 했다.

"아버지와 산다", "그 날의 인터뷰", "거울과 창"의 세 작품 연속의 옴니버스극은 작품 하나 하나 다른 색깔과 매력으로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며, 객석의 관객들이 신진작가들의 등단을 함께 응원해 주었다.

아버지와 산다

여행작가로 자유로운 삶을 사는 최희경. 아버지가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고향집에 내려온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를 마주하고 보니 둘은 앙숙처럼 서로 싸우기 바쁘다.

서로를 위해 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왜 그런지 대화는 자꾸 어긋나기만 하고...

둘은 과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버지와 산다' 공연사진 _딸(구선화), 아버지(김성일) /ⓒAejin Kwoun
'아버지와 산다' 공연사진 _딸(구선화), 아버지(김성일) /ⓒAejin Kwoun

작가이자 배우로 참여한 구선화는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은 가지고 있으나 서로를 모두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해하고, 지긋지긋하다 하더라도 벗어날 수 없는 그런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 김현승 저 『아버지의 마음』 -

그 날의 인터뷰

위클리스뉴스21 사회부 기자 서주민은 성화 자동차 파업사태 10주년 특집기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중요한 증인인 박정태 노동자를 섭외하는데 성공하고, 그들은 둘만의 밀착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서주민은 시위 현장에서 벌어졌던 ‘지옥의 8분’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는데...

'그 날의 인터뷰' 공연사진_서주민(김관장), 박정태(민병욱) /ⓒAejin Kwoun
'그 날의 인터뷰' 공연사진_서주민(김관장), 박정태(민병욱) /ⓒAejin Kwoun

우혜민 작가는 작품 속에서 사회 구조 안에서 부당함을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그리고 누구에게 말할 수 있을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정리해고 노동자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이들 그리고 흔히 잘못된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이야기한다. 반대로 공권력을 대표하는 경찰이나 대변하는 언론에 대해 ‘가해자’라고 여긴다. 때로는 귀족노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언론 플레이에 의해 어떤 노동자들에 대해 약하지만은 않은 존재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사항에 해당할 뿐 모든 사항에서 당연한 일일 수는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전복만도 큰 화두일 테지만, 연극 <그 날의 인터뷰>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커다란 경제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서 왜 1개를 가지고 9명이 싸워야 하는지, 왜 9개를 가진 1명에 대한 시스템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 않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확장해 간다. 그래서 자유경제주의 체제 속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우리에게 왜 가만히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을 선사하고 있다.

지주는 대가족에게 토지를 빌려주지 않고, 회사는 여자를 고용하지 않으며, 정의는 너무 자주 신분의 부산물일 뿐이고, 예방 차원의 의료 혜택은 충분한 수입을 가진 사람들만으로 제한되고, 여타 온갖 불평등과 차별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자신을 부양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게 마련이죠.(중략)정부 자체가 겉으로 들어난 국민의 양심입니다. 사람들이 사회의 질병을 바로잡으려 애쓰고, 그것을 바라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는 건 정부를 통해서입니다. - 닐 도널드 월시 저/조경숙 역 『신과 나눈 이야기2』 -

거울과 창

세상을 들썩이게 한 정치스캔들에 연루되어 만나게 된 최현기 검사와 박헌수 국회의원.

알고 보니 그들은 초등학교 동창 사이이다. 둘은 검사와 피의자 신분으로 만난 게 무색할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이어간다. 그러다 문득 검사가 40년 전 담임선생님에 대해 묻자, 박 의원은 비로소 그동안 묵혀왔던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기 시작하는데...

'거울과 창' 공연사진_최현기 검사(이형주), 선생님(우혜민), 박현수 국회의원(신욱) /ⓒAejin Kwoun
'거울과 창' 공연사진_최현기 검사(이형주), 선생님(우혜민), 박현수 국회의원(신욱) /ⓒAejin Kwoun

김영경 작가는 ‘이기적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개인의 욕망을 선택하는 개인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 선택의 무게는 스스로에게 가장 무거울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경계하는 마음과 분노하는 마음으로 쥔 주먹을 풀어야만 상대방과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진의 양심에 덧씌워 놓은 핑계로 작용하는 분노와 경계는 스스로를 갉아 먹을 뿐이다.

아이히만 실험은 자신의 양심과 자제심을 자각시키는 아주 조그마한 지지라도 받으면, 사람은 누구나 권위에 대한 복종을 멈추고 양심과 자제심에 근거한 행동을 취한다는 걸 말해 준다.

밀그램 교수가 실시한 ‘아이히만 실험’의 결과에서 인간은 권위에 놀랄 정도로 취약한 본성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 권위에 대항하는 약간의 반대 의견 또는 양심과 자제심을 부추기는 작은 도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인간성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냈다. - 야마구치 슈 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2019년 노벨문학상의 수상자는 우리에게 '관객모독'으로 잘 알려진 희곡작가 피터 한트게이다. 그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그가 인종적 증오와 폭력의 옹호자라는 반대의견과 문학은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올해 서울문화재단에서 발표하는 예술과 창작지원사업 문학부분에서 '희곡'이 빠지기도 하였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바 있는 셰익스피어, 체호프, 조지 보나드 쇼 같은 멋진 작가들의 등단을 위해 신춘문예가 중심이 되어 등단을 하는 기존 시스템 외에도 서울문화재단 최초 예술지원 뿐 아니라 지방의 여러 작가들에게도 등단을 꿈꿀 수 있는 여러 등용문이 생기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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