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논설주간.
김병호 논설주간.

작고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남 바닷가 쪽이 고향이라 방언을 지우지 못하고 경제를 ‘갱제’로 늘 표현했다.

어릴 때 크고 자랐던 고향 말을 쉽게 잊어버리기가 어렵다. 급할 때나 너무 반가울 때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고향 말이다. 때에 따라서는 고향 부모님 옷섶처럼 그리울 때도 있다.

제천시가 어느덧 민선 7기 반환점을 향하고 있다. 민선 1기부터 민선 7기 현재까지 줄 곳 제천시를 벗어나보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제천시 성장과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고 봐도 지나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우여곡절을 겪는 제천시를 보면서 시민의 한사람으로 전후를 조언했는데 그 조언이 시정 핸들링을 한다는 항변이 시장 쪽에서 흘러나온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핸들링은 학창시절 축구할 때 해보고 이때까지 한번도 못해봤다.

급할 땐 조언이고 잘나가게 되면 잔소리로 들리는 마음가짐에 몹시 서운하다. 신문기자가 글을 쓰면 매일같이 앵무새처럼 시정이나 국정홍보기사만 다룰 수 없는 것.

비판 없고 채찍 없이 발전하는 국가는 세계 어디에 찾아봐도 존재하지 않는다. 언론학이 아닌 체육학을 전공했지만 언론 쪽에 몸을 담은 지 31년째 접어들고 있다.

국가나 그 지방자치단체가 반듯하게 성장하려면 차가운 비판과 채찍이 병행돼야 한다. 민선 7기 제천시를 지금 훑어보고 시정에 대한 홍보성 기사도 많이 썼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제천시 정책은 너무 맹점이 노출되기 때문에 비판을 하는 것이다. 예컨대 겨울축제 같은 행사는 목적은 좋다. 도심 공동화 해소 및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에 목적을 두고 진행한 것 같다.

그러나 한해를 넘기면서 무려 1개월이 넘도록 십 수 억원 예산을 지출해가며 축제의 장을 펼쳤으나 당초 목적과는 달리 제천시 경제는 ‘도로 아미타불’이 되고 있다.

중심거리 상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거리는 다시 한산해 졌다. 이런 것이 축제 행사의 본질인데 이 부분을 지적하면 “이것 말고 뭘 하나?”라면서 일부 간부 공무원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제천시는 경제를 ‘갱제’로 잘못알고 있다. 필자는 한때 사업도 해본 사람이고 어느 정도 경제에 대해 조금 들었다. 경기부양책은 축제한다고 회생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축제는 글자 그대로 축제일 뿐 소용이 없다.

관광도시에 진입하려면 관광객을 유치하기 전에 우선 관광객이 지갑을 얼마나 열수 있을까부터 시장성을 조사한 뒤 가능성이 보이면 그때 누구 자본이든 과감하게 끌어들여 관광개발을 하는 것이 순서다.

작고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를 개발할 당시 외국 차관을 많이 했다. 그때 했던 말은 “못 갚으면 설마 땅덩어리 가지고 가겠나?”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 말은 열심히 노력해 갚아야겠다는 말과 동일한 맥락에서 최후를 논한 것으로 본다. 제천시 민선 1기에서 지금까지 아직 시 경영에 큰 획을 그은 시장은 잘라 말해 없다.

민선 7기 역시 필자가 지금까지 보고 있는데 시장경제를 모른다. 시장경제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국제음악영화제 및 겨울축제 같은 실익 없는 행사는 절대 하지 않는다.

필자도 마음을 접었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억제하며 나머지 삶을 살지 않겠다. 시 정책에 핸들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한 사람으로 글로 적극 참여하겠다.

언론이 피폐해지면 그 국가는 병들고 만다. 선진국 언론이 활성화 되고 있는 이유는 그 국가가 그만큼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언론인의 몫을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찾아 나서겠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팔십리 간다” 고 했는데 확실한 경기 부양책이 제천시에 뿌리내리기까지 탁월한 리더십이 매우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처럼 가수 불러 노래하는 코미디 시정책보다 지방 경제 시스템을 재정비하기 바란다. 이웃 원주시는 군 사령부가 일부 이전했는데도 시 인구 35만이 훌쩍 넘어서고 있다. 제천시 과연 어디로 갈 것 인가? 깊은 통찰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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