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자한당 내에서 리더십 위기에 몰리자 궁여지책으로 한 말이 “내가 먼저 험지에 출마하겠다.” 란 말이었다. 그런데 이 말이 부메랑이 되어 지금 황교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종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교안이 종로에 출마해 이낙연 전 총리와 건곤일척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지금도 황교안은 종로 출마에 대해 확답을 피하고 그저 “우리당이 승리하는 길을 찾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하고 있어 비웃음을 사고 있다.

황교안의 종로 출마가 사실상 무산되자 자한당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전희경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고, 무소속인 이정현은 종로에 출하겠다고 호기를 부렸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홍정욱 전 코리아헤럴드 사장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정욱 본인도 정계 복귀를 위해 종로 출마에 대한 의지가 높다고 한다.

마땅한 사람이 없던 자한당은 전희경을 출마시켜 과거 ‘손수조 효과’를 보려했으나 이마저 무산되는 분위기다. 전직 총리에게 전희경 같은 신인을 붙여 망신 주려다 방향을 홍정욱으로 튼 것 같다.

그렇다면 홍정욱이 종로에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을까. 지금의 분위기로 봐선 거의 불가능하다. 이낙연 대 황교안의 지지율 격차도 거의 더블스코어인데 홍정욱이 출마하면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다 홍정욱은 지난해 딸이 마약을 밀반입하다 적발되어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어 출마한다고 해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김의겸이 부동산을 샀다는 이유 하나로 부적격 처리를 했다.

홍정욱이 종로에 출마하게 되면 딸 마약 밀반입 사건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불구속 처리한 것이 논란이 될 것이다. 만약 민주당 의원 자녀에게 그런 문제가 생겼다면 자한당이 어떻게 나왔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음주운전을 하고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고 있는 장제원의 아들, 입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나경원의 자녀들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이다. 그래놓고 조국 가족은 잔인하게 짓밟았으니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보도대로 홍정욱이 종로 출마 의지가 강하다면 자한당은 홍정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정현도 홍정욱이 나오면 다른 곳으로 갈지도 모른다.

문제는 당선 가능성인데, 현재의 지지율로 보나 인물의 무게로 보나 홍정욱이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정욱이 출마한다면 차기 대선 후보를 노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황교안은 자한당 내에서도 비판 세력이 많고, 수도권에서 그나마 선방할 수 있는 사람은 홍정욱이기 때문이다.

홍정욱이 정치 일선에 복귀하면 자한당은 황교안, 홍정욱, 홍준표, 오세훈, 안철수, 유승민이 대권 후보가 되기 위해 건곤일척의 싸움을 할 것이다. 안철수에겐 경쟁 상대가 한 명 더 는 셈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은근히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내려가길 바랐던 수구들은 오히려 국정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 지지율도 오르자 속이 쓰린 모양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정지지율은 48%로 오르고 민주당도 41.5%로 올랐다. 반면에 자한당은 29%에 머물러 있다.

4월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역시 수도권이다. 서울에 49석, 인천에 12석, 경기도에 60석 해서 총 121석인 수도권에서 누가 70% 이상 차지하느냐가 전체 승부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여론조사나 분위기를 보면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70%이상을 차지한다면 지역구 과반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황교안은 종로 출마를 접고 어디로 갈까? 구로, 용산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종로 출마를 피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고, 설령 황교안이 구로나 용산에 출마한다고 해도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 거기서도 낙선하면 차기 대권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황교안으로선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결국 황교안은 전국 지휘를 명분으로 비례대표로 나갈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자한당 내에 다시 한번 황교안 리더십 논란이 일 것이고, 총선까지 참패하면 황교안은 집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 자리를 유승민, 안철수, 홍정욱이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그러나 깨어 있는 시민들이 존재하는 이상 자한당이 집권하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 현대사는 국정농단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수구들에겐 그동안 누렸던 ‘북한특수’도 없고, 그동안 마음껏 썼던 돈도 부족한 실정이다. 한 마디로 ‘좋은 시절 다 간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자신들이 주인이라는 착각인데, 총선이 끝나고 나면 그게 얼마나 초라한 꿈인지 알 게 될 것이다. 오직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전염병 가지고 정치 공세를 펴고,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검찰개혁에도 반대하고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4월 총선은 역대급 한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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