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이인규 변호사가 돌연 8년간 근무하던 로펌을 그만두고 이달중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논두렁 시계 사건’ 조사에 나선 시점에서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이었던 이 변호사가 압박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09년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맡았던 이인규 변호사가 9년 동안 다니던 로펌을 6월말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집에는 신문과 택배 등이 집 밖에 그대로 쌓여 있었으며, 인근 주민들은 “이 변호사 가족을 못 본 지 3주 정도 됐으며, 차량 2대도 움직이지 않은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소환 조사를 받던 날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청사 구내식당으로 가던 중 취재 준비로 한창인 청사 밖을 내다보고 있다. 2009.4.30 연합뉴스

국정원 개혁위가 국정원 적폐 중 하나로 보고 있는 ‘논두렁 시계’ 사건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가 한창이던 2009년 5월 13일 SBS 보도를 시작으로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은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회갑 선물로 1억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선물을 받았는데, 검찰이 이에 관해 묻자 노 전 대통령이 “아내가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대검은 보도 내용에 대해 “그와 같은 진술을 확보한 바 없고, 악의적 언론 제보자는 반드시 색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색출되지는 않았고, 실체 없는 사건의 보도로 노 전 대통령 측의 명예는 크게 훼손됐다. 이를 두고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별다른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자 시간을 끌며 망신주기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보도 이후 열흘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를 말한다. 이 변호사는 2015년 2월 경향신문 측에 “‘논두렁 시계’ 언론보도는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국정원 개혁위는 최근 이 사건을 국정원 적폐의 하나로 꼽은 바 있다.

한겨레 기자가 쓴 책 ‘검사님의 속사정’에서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년 뒤 사석에서 “평생을 검사로만 살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저승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면 왜 그랬느냐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빚을 갚으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변호사 주변에선 그의 출국 시도에 대해 최근 한 사정기관이 이 변호사가 그의 고등학교 동문인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내사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도 파다하다. 이 사정기관은 강 대표가 홈앤쇼핑 마곡사옥 신축 시공사를 삼성물산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었던 각종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으며, 여기에 이 변호사가 연루됐다는 의혹도 같이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논두렁 시계 사건에 대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시 대검 중수부를 대상으로 한 진상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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