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18 망언으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결정이 났던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발언 1년 만에 당에서 제명됐다.

윤리위 결정에도 1년 동안이나 제명을 미뤄온 자한당이 이 의원을 갑자기 제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은 가짜정당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하기 위해서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자한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노리고 창당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공식 정당으로 인정했다. 선관위의 미래한국당 등록 허용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선관위가 ‘민주주의 퇴행을 자초했다고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종명 의원은 지난해 2월 "5·18 폭동이 일어나고 난 다음에 지금 40년이 됐다.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었다, 하는 것을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자한당 윤리위원회는 이종명 의원 제명을 결정했으나 실제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의결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면서 지금까지 끌고 왔다. 그러나 자한당은 13일 이 의원을 전격 제명했다.

미래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이 오랜 고민 끝에 입당을 자청했다고 말했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현역을 유지하며 미래한국당으로 이적시켰다.

14일에 지급되는 경상보조금 110억원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부랴부랴 제명했다는 거다. 이날까지 자한당 현역의원 5명이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바꿀 경우, 미래한국당은 이번 분기 정당보조금 총액의 5%인 5억 원 이상 가져갈 수 있다.

3월 말에 풀리는 선거보조금은 440억원으로 액수가 훨씬 크다. 미래한국당 소속 의원이 5명일 경우 10억 원 이상을 받고, 20명을 넘겨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무려 70억원 넘게 선거보조금을 차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불출마 의원은 물론 공천 탈락 의원들까지 미래한국당에 입당시켜려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명된 이 의원이 당적을 옮기면 미래한국당 현역의원은 당대표로 추대된 한선교, 조훈현, 김성찬 의원에 이어 4명이 된다. 앞으로 최연혜 의원 등이 당적을 옮기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상규 의원도 추가로 합류하는 방안이 나오고 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비례위성정당이 자유한국당의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것인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고 논평했다.

이형석 "조훈현, 꼼수정치 휩쓸려 미래한국당의 볼모 된 모습 안타깝다"

엄연히 득표에 따라 배분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정당 전략에 의해 ‘부속품’처럼 이용되는 현실이지만 이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앞서 자한당은 비례대표인 조훈현 의원이 직을 유지하면서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하도록 종용해 미래한국당이 창당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 6일 꼼수 제명했다. 조 의원은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으로 내정됐다.

MBC 방송화면
MBC 방송화면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이 조훈현 의원을 제명,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려는 반칙이 도를 넘었다"며 "오로지 비례대표 기호 순서를 앞당기고, 정당보조금을 탈취하려는 꼼수정당의 극치"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바둑계 대표 조훈현 모습도 처량해 보인다. 원로 바둑인으로 정치 입문해 번뜩이는 묘수 보여주지 못하고 꼼수 정치에 휘둘려 미래한국당의 볼모가 된 모습이 안타깝다"라고 비꼬았다.

김두관 의원은 "비례대표 폐지하자던 한국당이 비례대표 최대한 얻겠다고 야바위 꼼수정당을 만들었다"며 "이는 한국당에 대한 지지 높은 영남지역에서조차 외면당할 것이다. 꼼수와 사기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라고 일갈했다.

위성정당 신설 자체가 선거제 개혁 차원에서 도입된 준연동형비례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한선교 의원이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으면서 ‘친박 신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경희대 임성호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 정치에서 비례대표제는 각 당의 행동대원을 영입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라고 개탄했다.

임 교수는 “심판인 선관위가 개입할 수도 없는 만큼 각 정당이 자성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현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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