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유병수기자] 지난 5월 10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강조했다. 오는 17일이면 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다. 5년 대통령 단임제에서 정권의 성패는 짧게는 1년, 첫 단추는 새 정부 고위공직자 '조각'에서 맞춰볼 수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고비의 연속이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초대 내각 인선을 마무리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백운규(53)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61)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효성(66)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최종구(60)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진 청와대]

새 정부의 야심찬 국정과제를 직접 꾸리고 추진하는 각 부처의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맞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장관 후보자들의 그동안 알지 못했던 민낯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적잖은 실망감도 안겼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특히 ‘유·시·민 ’(유명 대학·시민단체 출신·민주당 보은) 인사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등 정부 핵심 인사 분포에 대해 야당에서는 ‘유·시·민(유명 대학·시민단체·민주당 보은) 인사’라고 표현하며 인적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문재인 정부의 장·차관급 인사 104명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호남(광주·전남·전북)과 부산·경남(PK) 출신이 절반이 넘는 57명이었다. 특히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절반에 가까운 45명이다. 공직사회의 주축인 관료 출신은 56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출신도 34명에 달했다. 역시 지난 3일 임명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 3명은 모두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속했었다. 백 후보자는 대선을 앞둔 지난 4월 문재인 캠프의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에 합류해 에너지 분야의 정책자문을 했다. 박 후보자는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조직된 문 대통령의 정책자문그룹 ‘심천회’의 초기 멤버 출신이다. 이 후보자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선거대책위원회의 ‘집단지성센터’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여성 인재 30%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문회를 통과하면서 달성됐다. 현재 여성 국무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5명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에서 17개 부처 장관에 입각한 내각 구성원 중 11명이 이른바 'SKY'라 불리는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출신이었으며, 12명은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6명은 민주당 출신 의원이었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서울대ㆍ민교협·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ㆍ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서울대ㆍ참여연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고려대·문 싱크탱크 부소장), 김은경 환경부 장관(고려대·대선캠프 통합추진위 자문위원) 등도 '유시민' 인사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인적 구성으로 인해 야당을 중심으로 유명 대학, 시민단체, 민주당 출신에 인사가 편중돼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구성과 관련해 “5대 인사 원칙은 어디로 가고 끝까지 ‘유시민’ 인사인가”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유시민’ 세 개 항목 모두에 해당하는 사람은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김 부총리는 서울대 출신으로 시민단체인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에서 활동했고 지난 대선 캠프에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김 장관도 서울대를 나와 민주화운동청년연합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대선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이러한 편중 인사는 과거 정부 때도 비판을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소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 역시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무색케 하는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유시민 인사라는 지적은) 야당의 레토릭(말장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문제가 있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신랄하게 그 문제를 드러내 여론에 반영하고 임명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마지막 인사인 만큼 야당이 냉철하게 청문 준비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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