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크루즈선 코로나19 감염자 중 11명이 중증 대응 실패.. 의사도 3명째 감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5일 일본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환자는 260명이다. 전날에만 8명의 감염자가 새로 확인됐다. 이날도 추가 확진자 1명이 발생했다.

일본은 봉쇄된 크루즈선 이외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8명이나 추가되면서 코로나19가 본격적인 지역감염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감염을 '대유행' 직전 단계로 보고 있다.

감염자 중 218명은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다. 이 중 11명은 중증이라고 일본 NHK 방송이 보도했다.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의 이송을 담당했던 구급대원 1명도 14일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 의사와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던 일본 와카야마현 소재 병원에서 또 다른 50대 남성 의사의 코로나19 감염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병원에선 지난 13일 다른 남성 의사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총 3명의 의사가 감염됐다.

3명의 의사 감염자가 발생한 이 병원은 전날부터 외래 진료를 중단하고 지금까지 병원을 이용한 환자와 그 가족 가운데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에 대해 진찰을 받도록 당부하고 있다.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연일 속출하면서 중국과의 교류가 많은 일본과 한국의 감염병 대응 방식이 비교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한국의 성공적 대응관리 사례를 요청할 정도다.

현재 일본의 대응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예를 들면 우한에서 일본으로 송환한 전세기 탑승자를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2인 1실 호텔에 묵게 했다가 추가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또 크루즈를 봉쇄했다면 추가 확진자 발생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의료진을 투입하지 않아 승객의 편의를 돕는 승무원까지 감염되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저녁엔 첫 사망자까지 나왔다.

탑승객 일부만 검사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수십 명씩 늘어나자 그동안 일본에 우호적이었던 WHO도 일본 정부에 입항 허가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7일 WHO는 크루즈 내에서 발생한 확진자 수를 일본 외 감염으로 분류해달라는 요청을 수용해 논란이 됐다.

결국 WHO는 우리 정부에 코로나19 역학조사 자료를 요청했다. 환자는 중국에 가장 많지만,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감염 전문가들이 WHO 본부가 있는 제네바로 가서 국내 환자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등을 설명했다.

WHO가 우리나라에 바이러스가 퍼진 경위와 확진 환자를 치료한 과정을 조사한 자료를 요청하자, 직접 제네바로 향한 거다.

신종 감염병의 실체를 알아내려면 잘 정리된 환자 관련 정보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가 가장 많은 중국은 환자 수 통계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자세히 조사하고 발병 초기부터 환자 상태를 잘 기록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짧은 시간 안에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준 연구자들에게 감사하다"고 한국 방역 체계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1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한국은 코로나19 감염증 추가 확진자가 제로다. 닷새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총감염자 수는 28명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한국 언론과 일본 언론의 양면성

그동안 일본 정부와 언론은 한국 대응을 두고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산케이 신문은 한국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 감염자의 동선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인권을 무시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또 NHK는 크루즈 감염자를 제외하면 일본 내 감염자는 한국보다 적으며 이때를 기회로 중국 관광객 유치에 더욱더 힘써야 한다며 아베 총리의 크루즈 봉쇄를 두고 외교적으로 잘하는 일이라고 띄우기까지 했다.

심지어 일본 방송들은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의 쾌거를 두고도 "기생충 영화는 한국의 비참한 빈부 격차를 보여준다"라며 "전 세계에 망신 중이다. 선진국 일본에 그런 가족은 없어서 다행"이라는 황당한 논평을 쏟아 내기도 했다.

일본 언론이 자국 정부를 대변해 격상해 보도한 거와 달리 우리 언론들은 정반대였다. 아베 정부의 대응을 극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질책하기 급급했다.

얼마 전까지만 만해도 크루즈 하선 금지에 대해 아베 정부 잘했다면서 우리 정부가 우한 교민들 데려오는 거에 대해 왜 진천인가 천안인가, 여당과 야당 지역구까지 따지면서 정치적 해석으로 비판하기 바빴다. 

그런 언론들이 지금은 ['코로나19 대응' 실패한 일본, 미국도 인정한 한국], [환자 어떻게 치료했나' WHO, '잘 정리된' 한국 자료 요청] 등 이란 제목으로 일본의 문제점 부각과 한국 대응에 긍정적 보도를 하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그동안 사설과 기사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선제적 조치 할 것을 요구하며 선제적 조치는 일본 크루즈처럼 하라며 정부 비판에 가장 앞장섰다.

중앙일보는 지난 7일 [정부의 우왕좌왕·뒷북·눈치보기가 신종 코로나 사태 키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 정부 입장을 톡톡히 대변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가짜 뉴스 엄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승기 잡아’ 같은 황당한 소리만 하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낫다’는 자화자찬도 나온다. 무증상 감염과 제3국 감염, 2·3차 지역감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안일한 인식은 사회적 대재난을 만들 수 있다.

6일 오전 일본은 요코하마항에 들어온 크루즈선 전체를 봉쇄했다. 배 안에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3700여 명의 탑승객 전원을 열흘간 해상 격리했다. “예방조치는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이럴 때나 쓰는 것이다."

중앙의 이런 논조는 ‘크루즈 봉쇄’가 바이러스 전파의 거대한 배양접시로 드러난 최근까지도 이어졌다. 신문은 14일 보도한 ‘국가별 확진과 사망자 수’ 데이터에서 일본의 확진자 수를 총 29명으로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내세운 보도 지침을 따르는 것인지 이미 확진자 수는 260명이나 됐는데도 크루즈 선박 내 확진자 수는 아예 빼버리고 그것도 한 명이 적은 한국 밑에 놓는 묘수를 보였다.

그러던 이 신문은 15일 [日크루즈 일본인 승객 "이대론 올림픽 절대 못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몇 가지 기사 등을 올려 그동안의 논조에서 급변한다. 일본 정부의 대응이 국제적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자 뒤늦게 비판에 동참하면서 태세 전환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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