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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과 함께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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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과 함께 가는 길
도반(道伴)
  • 김덕권
  • 승인 2020.02.17 0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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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반(道伴)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불가(佛家)에서는 도반을 함께 불도(佛道)를 수행하는 벗으로서, 도(道)로서 사귄 친구란 뜻입니다. 우리 덕화만발 가족도 세상을 맑고 밝고 훈훈하게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모두가 도반이고 동행(同行)인 것입니다.

그럼 도반은 어떤 사람을 일컫는 것일까요? 한국의 부설거사(浮雪居士)는 인도의 유마거사(維摩居士), 중국의 방거사(龐居士)와 더불어 불교사의 3대 거사로 꼽힙니다. 거사(居士)란 출가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법명(法名)을 받은 남자를 말하지요. 그 부설거사의 속명은 진광세(陳光世)로 신라 진덕여왕이 왕위에 오르던 해 경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홀로 앉아 명상을 즐기고, 살생을 꺼려했으며, 훗날 불국사로 출가해 부설이라는 법명을 받았습니다. 도반인 영조·영희 두 스님과 의기투합해 각지를 돌며 치열하게 정진했습니다. 스님으로 출가하여 정진을 계속하던 부설 거사가 어느 날 두 도반 스님과 함께 오대산에 들어가 더 크게 공부를 성취하기로 하고 길을 떠났지요.

하루는 날이 저물어 그 일행이 어느 민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그 집에는 19세가 된 과년한 딸이 하나 있었지요.  그런데 어려서부터 말을 하지 않아 주변에서 모두들 벙어리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가 부설거사를 보는 순간 신기하게도 입을 떼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스님을 뵈는 순간부터 말을 하게 되었으니 지아비로 모시겠다고 청을 함과 동시에 만일 허락하지 않는다면 죽어 버리겠다며 결사적으로 청혼을 해온 것입니다. 부설 거사는 난감해졌습니다. 대도를 성취하기 위해 얼른 길을 떠나자고 재촉하는 두 도반 스님과 죽기로써 같이 살겠다는 그 집 딸 사이에서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지요.

결국 부설 거사는 ‘내 앞에 닥친 일도 치우지 못하면서 먼데 일을 치우려고 한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지만 결혼을 한 부설거사는 아내와 함께 살면서도 조금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몇 해가 지난 어느 날 오대산으로 떠난 옛 도반 스님들이 마침내 대도를 공부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 집에 들러 측은한 듯 부설 거사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태연하게 미소만 짓던 부설 거사가 그날 저녁 물을 가득 담은 병을 천장에 매달아 놓고 두 도반 스님에게 그 병을 깨뜨려 보라고 문제를 냈습니다.

두 도반 스님이 차례로 병을 치자 병이 깨지면서 물이 쏟아졌습니다. 이번에는 부설거사가 병을 내리쳤습니다. 그러나 병은 깨져 떨어졌지만 병 속의 물은 응고된 채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이를 바라보는 두 도반 스님에게 부설 거사가 한마디 일렀지요.

“우리의 몸뚱이는 저 깨진 병의 껍데기와 같고, 응고되어 매달린 채 움직이지 않는 물은 우리의 성품(性品)과 같습니다. 이 성품은 변함이 없어 흔들림이 없고 항시 여여(如如)한 것입니다.” 두 도반 스님은 마침내 부설거사 앞에 머리를 숙이고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함께 손에 손 잡고 함께 공부를 하며 세상을 맑고 밝고 훈훈하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도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다 나 아닌 것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가지고 덕화만발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불보살(佛菩薩)인 것입니다.

우리가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갈 길이 아무리 멀어도 갈 수 있습니다. 눈이 오고 바람 불고 날이 어두워도 갈 수 있습니다. 바람 부는 들판도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강도 건널 수 있으며, 높은 산도 넘을 수 있습니다. 우리 덕화만발 도반과 함께라면 갈 수 있습니다.

제가 오래 전에 써놓은 도반에 관한 졸시(拙詩) < 임과 함께 가는 길>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함께 감상해 보시지요.

「인생은 머 언 길 혼자 가지 마옵소서./ 임 아니시면 내 영혼 또다시 유랑하여/ 정처 없이 떠도는 설운 나그네./ 산 넘으면 물 강 건너면 또 산/ 산 막으면 두 손 끌고 물 만나면 업어 건너/ 임과 함께 가는 길 피안(彼岸)의 길/ 인생은/ 머나 먼 길 홀로 가지 마옵소서./ 임과 함께 가는 길/ 이생을 마다하고/ 또 어느 생을 기다려/ 성불하리요.」

 <임과 함께 가는 길>-김덕권 시/ 이원파 작편곡 –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2월 1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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