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이명수 기자] '뉴스타파'가 17일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해 핵폭탄큽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매체는 경찰이 관련 의혹에 대해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김건희 씨의 관여 여부를 내사하다 중단한 사실을 보도했다. 내사 중지는 사건 종결과는 다른 개념으로, 제보자 진술 등 유의미한 증거·첩보가 확보되면 재개될 수 있다.

이날 9시반 현재 검찰총장 윤석열 이름 석자는 포털 실검 1위에 올랐으며 댓글이 순식간에 만개 가까이 달리는 폭주현상을 빚고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경찰의 수사첩보 보고서에 따르면,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에 대해 경찰이 지난 2013년 내사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도이치모터스는 시가 총액이 2천억 원에 이르는 코스닥 상장사다. 독일 자동차 BMW의 국내 수입 판매권을 가진 ‘딜러’ 중 하나이며 또 다른 독일 자동차인 ‘미니’에 대해서는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도이치모터스의 대표이자 대주주인 권오수 회장은 지난 2009년 말 사업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었다.

경찰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지난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주식 시장의 '선수'로 활동하던 이 모 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했고, 김건희 씨의 경우 이 ‘작전’에 이른바 ‘전주(錢主)’로 참여해 자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증권 계좌, 현금 10억 원을 주가조작 선수 이 씨에게 맡긴 혐의 등을 포착해 내사를 진행했다.

이같은 의혹은 작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윤 총장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핵심 증인인 권오수 회장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유야무야됐다.

뉴스타파는 이 사건 취재 과정에서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2013년 경찰이 작성한 수사첩보 보고서로 보이는 문건을 입수했으며, 경찰이 이 문건을 바탕으로 정식 내사까지 진행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보고서에는 2010년 2월 초 도이치모터스 주주였던 김건희 씨가 권 회장으로부터 '선수' 이 씨를 소개받았고, 김 대표는 이 씨에게 주식을 일임하면서 신한증권계좌 10억 원으로 도이치주식을 매수하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2009년 11월 초 900원대였던 것이 1년 만에 4000원을 넘게 됐다. 경찰은 이를 전형적인 주가 조작으로 보고 한국거래소 자료를 통해 추가 조사를 시도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한 탓에 정식 수사로 전환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타파 통화에서 "영장을 치거나 추가 수사를 하려면 일단 금감원에서 이 회사와 관계된 자료를 줘야되는데 금감원에서 협조가 안 되니까 더 이상 진행을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금감원이) 검찰과만 거래하겠다, 경찰에는 자료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 이상 여기에 관한 자료 획득이 불가능해서 내사 중지했다"라며 "금감원하고 검찰 그쪽 파트(금융범죄 수사파트)하고 짬짜미만 하면 대한민국 모든 사건을 다 말아먹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공시된 자료를 토대로 분석을 해보니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과 김건희 씨는 10여 년 전부터 최근까지 수상한 금전 거래 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오수 회장이 지배하던 두창섬유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배정받고 불과 닷새 뒤 그 중 5분의 1인 24만 8천 주를 김건희 씨에게 장외매도했다. ⓒ뉴스타파
권오수 회장이 지배하던 두창섬유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배정받고 불과 닷새 뒤 그 중 5분의 1인 24만 8천 주를 김건희 씨에게 장외매도했다.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도이치모터스의 공시 자료에서 실제 김건희 씨가 당시 도이치모터스의 주주였던 근거를 발견했다.

도이치모터스의 우회상장 넉달 뒤인 2009년 5월 19일 두창섬유라는 회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124만 주 가운데 24만 8천 주, 약 8억 원 어치를 장외 매도했는데, 그 상대방 이름이 바로 김건희, 윤석열 총장의 부인이었다.

경찰보고서가 주장하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참여 의혹 시점이 2010년 2월 초니까 그보다 9개월 가량 앞선 시점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인수합병 전에 두창섬유라는 회사에 40억 원의 채무를 지고 있었는데, 돈을 갚는 대신 상장 이후에 이 채권을 주식 124만 주로 전환해줬다. 그리고 두창섬유는 주식을 배정받은 지 불과 닷새 뒤 김건희 씨에게 그 가운데 5분의 1을 한꺼번에 장외 매도했다.

당시 김건희 씨가 주식을 장외 매수한 가격은 주당 3,225원으로 시세보다 비싼 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 두창섬유라는 회사는 권오수 회장의 회사였다. 매우 특수한 관계가 아닌 다음에야 사실상 오너가 보유한 지분을 개인에게 넘겨주는 일은 흔하지 않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경찰보고서에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 시점인 2010년 2월을 기준으로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주주였다”는 대목이 나온다. 사실일까.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 원 어치를 장외 매수하고 6개월이 지나면, 경찰이 의심한 주가조작 사건이 나온다.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이 작전은 2009년 11월 무렵부터 2011년 11월쯤까지 이루어졌고 김건희 씨는 2010년 2월 초 여기에 가담했다.

만약 경찰이 내사했던 주가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김 씨가 2009년 5월에 매입한 주식 8억 원 어치를 주가조작 의심 시기의 최고점에 팔았다면, 김 씨는 주당 3,225원에 사들인 주식 24만 8천 주를 8,380원 (20011년 3월 30일 장중 최고가)에 팔아 12억 원 이상의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씨의 해당 주식 매도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보고서에 등장하는 주가조작 ‘선수’ 이 모 씨의 자필서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자신의 주식 외에도 10억 원이 예치된 증권사 계좌를 이 씨에게 맡긴 것으로 보인다. 이 투자금 10억 원에서 발생했을 이득은 위 12억 원이라는 이득 추정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권오수와 김건희, 두 사람의 거래 관계는 김건희 씨가 윤석열 총장과 결혼(2012년)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김건희 씨가 윤 총장과 결혼한 이듬해인 2013년, 도이치모터스는 ‘도이치파이낸셜’이라는 자동차 할부 금융 회사를 설립하는데, 이 ‘도이치파이낸셜’의 주식 40만주, 2억 원 어치가 김건희씨에게 배정됐다. 주식의 가격은 주당 500원, 액면가 그대로였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해 7월 열린 인사청문회의 서면 답변서에서, 도이치파이낸셜 설립 당시 김건희 씨가 공모 절차에 참여해 주식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시된 범위 내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당시 공모 절차가 있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 인사청문회 당시 바른 미래당 채이배 의원 역시 같은 점을 지적하며 답변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궁했으나, 윤 총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총장은 끝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으며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은 10년 가까이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금전적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는 주식회사인 도이치모터스의 기회 비용이 김건희 씨에게 간 것으로, 엄밀히 말해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배임 혐의의 위험까지 감수한 채, 일반인은 꿈꾸기 어려울 정도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김건희 씨에게 최소 3번 (경찰보고서가 사실이라면 4번)이나 줬던 권오수 회장은, 다른 분야에서도 김건희 씨를 금전적으로 도왔다.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은 김건희 씨와 어떤 관계이기에 10년에 걸친 지속적인 금전 거래 관계를 통해 이득을 주고 전시회에도 금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까.

그것은 단순히 호의에 따른 것이었을까.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대가는 윤 총장의 검사로서의 직무 수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을까.

이와 관련해 인사청문회 당시 인사청문 위원들은 코바나콘텐츠의 세부적인 협찬 내역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윤총장은 역시 어떤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윤 총장은 평소 법과 원칙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인사청문회에서도 평생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경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김건희 씨의 관여 의혹을 내사했지만 결국 정식 수사로 전환되지는 못했고, 의혹은 덮여 버리고 말았다.

평생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는 그의 소신이 자신의 부인과 또 300억 위조잔고증명서로 30억을 부당 편취한 장모 최은순 씨와 관련된 문제에는 어떻게 적용될까. 경찰이 내사한 주가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소 시효는 1년가량 남아있다.

뉴스타파 측은 권오수 회장 사무실과 김 대표의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 여러 차례 관련 질의를 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공직자 부인 정치적 중립성 망각.. 청와대 비난 변호사 글에 '좋아요' 김건희 씨는 지난 9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 과거 ‘김기춘 초원복집 회동’보다 더 심각하다고 청와대를 비난한 권경애 변호사의 글에 ‘공감한다’는 "좋아요"로 간접적으로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경애 변호사는 검찰의 일방적 공소장을 법원 판결문처럼 인용해 문재인 정부를 과도한 비난으로 공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건희 씨는 SNS 활동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을 향해 막말 공격을 서슴지 않아 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SNS 글들에도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 표시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와관련 도이치모터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연루된 주가조작 및 금전 거래 관계 의혹 보도에 관해 '사실무근' 입장을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기사는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오해를 근거로 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와 전혀 무관하며 대주주 또한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가 일절 없다"고 덧붙였다. 또 "추측성 보도는 당사자는 물론 회사 및 투자자에까지도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사실이 아닌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검찰총장의 부인이 더욱 신중하게 처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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