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도 금지 무시하고 "순교하는 마음으로 광화문에"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집회 금지를 고지하고 집회 강행 시에는 법적 조치 할 것을 경고했다.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경우 코로나19의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의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이를 ‘정치적, 종교적 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주말 집회 강행 의지를 밝히고 22일 집회를 열었다. 범투본 집회는 주로 60대 이상에서 80대까지 고령자가 많은 탓에 질병 감염에도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범투본 집회는 그동안의 행보로 보아 순수한 종교집회라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띤 선동성 극우집회다. 코로나19 감염이 진행 중인 이번 달에만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와 대전, 포항 등 전국을 오가며 집회를 열었다. 범투본은 지난 토요일에도 사태 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를 열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범투본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서울 세종대로 교보빌딩 앞 도로 집회를 열고 오후 4시30분부터 6시까지 청와대 사랑채 방면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범투본 측은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집회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사용 금지를 언급한 것을 집회 강행의 근거 중 하나로 들고 있다.

집회 장소가 광화문광장이 아니고 광화문광장 바로 옆인 교보빌딩 앞 도로이며 도로는 경찰서 소관이어서 지자체장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시가 집회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집시법에 따른 금지나 제한이 아니어서 강제적인 차단이나 해산을 할 수 없다. 감염병이 걸린 사람이 참석할 경우 외에는 집회자들이 끝까지 거부할 경우 물리력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극우단체 텔레그램 방 등 커뮤니티를 통해 “봉기로 문재인 끝내자” 구호가 확산되는 등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21일 ‘너알아TV’ 생중계 영상에는 다음과 같은 맹신적 댓글 및 실시간 채팅 글이 올라왔다.

"사람이 하지 말라 한다고 안 하나? 사탄의 노략(질)이다", "순교하는 마음으로 광화문에", "이래도 주고(죽고) 저래도 죽을 거면 나라 위해 투쟁하다 죽는다", "광화문 집회는 실외라서 그리 높지 않다"

"이 핑계 저핑계 다대고 광화문 안 나가면 대한민국은 누가 지킵니까?", "공산주의되면 우리는 다죽는거 아닙니까? 2월 29일에도 광화문에 모두 모입시다"

이 영상에서 이동욱 경기도의사협회 회장은 “야외 집회를 금지하려면 대형교회 실내 예배부터 폐쇄하고, 지하철 운행부터 금지시켜야 한다”라며, 야외 집회를 금지시키는 건 종교 탄압이라고 전광훈 목사 측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특히 전 목사는 ‘전광훈 목사 대국민 담화문’이란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내일 더 많이 나와야 한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집회 참여를 부추겼다.

토요일인 이날 집회 시작 30여 분 전부터 광화문 광장에는 마스크를 쓴 범투본 참가자들이 속속 모였다. 다만 참가자는 수백 명 수준으로 평소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서울시는 감염병 예방 관리법에 따라 집회 현장 주변에서 도심 내 집회 금지를 알리는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집회 강행 의지를 보였던 우리공화당은 코로나19의 환자 수가 크게 늘어 당원들의 건강이 우려된다며 결국 집회를 취소했다. 민주노총 산하의 공공운수노조도 오늘 오후 예정된 집회를 취소했다.

경찰은 집회를 강행할 경우 주최 측뿐 아니라 참가자도 엄중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집회를 해산하거나 집회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물리력을 행사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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