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에 접었다 폈다할 수 있는 쥘부채가 있다. 쥘부채를 만드는데 반드시 있어야하는 재료로 사북이라는 부품이 있다. 그건 부채의 살이나 가위다리의 교차된 곳에 연결고정 구실로 박는 일종의 못 같은 물건이다. 부챗살에 옷을 입히고 양 쪽 가위다리에 붙여 한 폭으로 펴지고 접히도록 연결하고는 마지막으로 고정시킬 때 완성 마무리의 박음에 쓰이는 게 사북이다.

아무리 부챗살이 튼실하고 입은 옷이 화려하며 두 대의 가위다리가 반듯해도 사북이 제자리에 제대로 박히지 않으면 쥘부채로 완성이 될 수 없으며 부채로서의 구실을 할 수 없음은 물론 부채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가 없는 것이다. 해서 사북이란 낱말을 ‘가장 요긴한 부분’의 어의로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부챗살이 부러지고 입힌 옷이 찢겨 설사 부채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부챗살들을 모아 안고 선 두 가위다리를 잡고 있는 사북이 제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부채의 와해란 일어나지 않는다. 이를테면 사북은 최후까지 쥘부채를 사수하는 충성스런 장수 같다.

기업에는 사원들이 모두 저런 사북 같아야 한다.
기업에는 부챗살과 같은 조직이 있고 그것들은 여러 가지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연결돼 있으며 쥘부채에 옷을 입혀 움직이듯 경영으로 운영된다. 그 경영이란 다름 아닌 울력하는 것인데 그 수행자인 사원이 사북처럼 요긴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사북이 박히는 의의란 단순해 보이나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선 부챗살 모두를 두 가위다리 사이에 바르게 정렬시켜 옷을 입히되 그 밑동이 한 구멍으로 뚫려 못 박음을 기다려야 한다. 그 자리로 사북이 제대로 박혀야 비로소 부챗살은 기둥 격인 가위다리와 한 몸이 되고 사북이 맺은 결속을 믿고 마음대로 쥐락펴락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연결의 완성, 그것이야말로 사북의 중요한 역할이다.

기업 조직엔 각기 다른 개체이되 한 몸처럼 움직여야하는 유기체활동이 여러 가지로 끊임없이 일어나고 반복된다. 그건 조직경영일 수도 팀 운영일 수도 있고 프로젝트일 수도 관리활동일 수도 있다.

사원은 그 구성원이자 실천자로서 이를테면 목표의 달성 여부를 좌우하는 주체이다. 경영 이상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맡은바 임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경영의 주체라 할 수 없다. 사북과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하면 기업의 명운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가치 있는 사원이라 할 수 없다.

한데 기업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문제다. 인재가 있으나마나 하다면 이미 인재라 할 수 없고, 인재가 있다 하나 정작 필요한 때에 사북처럼 쓸 수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한들 결코 유능한 적재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기업에 인재소릴 듣는 사원이 넘쳐나고 있다하나 경영환경과 여건의 악화라는 외부 충격에 허약하게 흔들리고 신뢰의 유대가 끊기며 신념의 성이 무너진다면 건실한 기업이 아니다.

부챗살이 부러져나가고 입힌 옷이 찢기며 설사 가위다리 한 부분이 꺾이더라도 박힌 자리에 흔들림 없이 붙박여 연결과 고정의 역할을 고수하는 사북 같은 사원이 적기 때문에 기업이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사북 같은 사원을 찾고 기르는데 진력해야 하고 사원은 모름지기 언제나 요긴한 존재로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거뜬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늘 자기 계발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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