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노승현기자] 22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큰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는 보수대로 합치는 것을 생각할 때가 올 것"이라면서도 조급한 통합에 대해선 경계했다. 이 전총재는 진보 정당에 대한 경계로 보이는 듯한 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어설프고 서툴게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100일이 지났으니 아직은 본격적 평가를 하긴 이르지만, 다만 너무 홍보하는 데 치중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정치인은 문재인대통령을 겨량해 "말을 자꾸 바꾸면 신뢰가 떨어진다는 점은 좀 지적했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으로 말은 안 하겠지만, 처음 말한 것과 달라지는 경우나 나중에 의미를 희석시키는 일이 있었다.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원내 제1야당인 '작은정당'이라고 지적하며 우회적으로 보수적통을 놓고 경쟁중인 바른정당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보였다. 의원수만 의식한 정치공학적 통합보다 일관된 의지로 정치적 소신을 지켜야함을 강조한 것이다.

 "국정파탄에 관여된 사람을 정리한다"며 "이 전 총재는 반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같은 날 바른정당 통합과 관련, 그런데도 안 돌아온다면 비겁하고 나쁜 사람들"이라고 말해 바른정당 흡수론을 재차 강조했다.

2002년 12월17일 대전에서 열린 제16대 대통령 선거 유세에 함께한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왼쪽)와 박근혜 의원. e영상역사관(정부기록사진집)

또한, ‘노풍’을 두곤 “조만간 깨질 바람으로 보았다”고도 했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두번째 대선 도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 전 총재는 “변방으로 돌며 전두환 전 대통령 청문회에서 보듯이 뛰어난 언변과 돌출적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정치를 해온 것으로 보았다”며 “이런 사람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이나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때 민감하게 이에 편승해 부상하는 데 능하다”고 노 전 대통령을 평했다. 이어 “이것은 제3자의 관찰이므로 잘못 본 것일 수 있겠지만 당시 나는 ‘노무현 부상 현상’은 조만간 깨질 바람이라고 보았다”고 덧붙였다.

과거 단일화에 관한 ‘노무현ㆍ정몽준 단일화’에는 “정체성과 정강정책이 다른 두 당의 후보가 오로지 이회창을 이길 후보를 뽑으려 단일화한다는 것은 선택권자인 국민의 판단 기준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고 정당주의 원리에서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치판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막장극으로 치닫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선급한 판단이 대선에서 패한 요인을 지적하며 노 전 대통령이 임기 중이던 2004년 검찰이 이회창ㆍ노무현 두 후보 측의 대기업 불법 대선자금 제공 사실을 밝힌 건 높이 평가했다. 앞서 2003년 12월 14일 노 전 대통령은 여야 4당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검찰수사에서 우리(캠프)가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만 넘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총재는 “대선자금 사건은 재 삶에서 가장 치욕스럽고 뼈아픈 회한을 남겼지만, 이를 계기로 대기업이 정치인들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하던 과거의 관행은 이제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기여한 바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승자의 대선자금은 건드리지 않는 관행을 깨고 검찰의 조사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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