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패(狼狽)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리 없는 두 마리의 이리가 처한 곤경. 그리고 조급한 나머지 다급하여 조치를 잘못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리 낭(狼), 이리 패(狽), 후한서(後漢書) 이고전(李固傳)에 나오는 말이지요.

그 뜻은 어떤 일을 도모했을 때 잘 풀리지 않아 처지가 고약하게 꼬이는 경우에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낭’이나 ‘패’나 한 결 같이 개 사슴록(犬) 변으로 이루어 져 있습니다. 한자에서 견(犬)변이 들어 있는 글자는 모두 동물이거나 또는 동물의 특성을 함축한 글자입니다.

예를 들면 여우 호(弧), 개 구(狗), 살쾡이 리(狸), 돼지 저(猪), 고양이 묘(猫) 등등입니다. 물론 낭(狼)과 패(狽)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런데 '낭패(狼狽)'는 전설상의 동물입니다. 낭(狼)은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 두 개가 없거나 아주 짧습니다. 그런가 하면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없거나 아주 짧지요. 그런 이유로 두 녀석이 걸을 때, 어지간히 사이가 좋지 않고서는 넘어지기 일쑤입니다.

이 두 녀석의 성품을 보면, 낭은 성질이 흉포하지만 지모(智謀)가 부족합니다. 반대로 패는 순한 듯싶은데도 지모(智謀)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함께 먹이를 찾으러 나갈 때엔 패의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마음이 바뀌면 문제가 생깁니다. 서로 고집을 피우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꼼짝없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성원이 많을수록 낭패를 보는 수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조금씩은 부족한 것이 사람입니다. 얼마 전, 덕화만발을 쓰기 시작한지 10년 만에 그만 제목하고 결론만 내 보낸 낭패를 당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 덕화만발 가족이 수만에 이르니 별의 별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니 어찌 제 글에 견해를 달리한 사람이 없겠습니까? 밤은 깊어 자정이 가까워 오는데, 덕화만발을 새로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저의 의지를 관철할 것이냐 아니면 그간 쌓인 덕인의 정을 소중히 할 것인가 보통 낭패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말끝마다 덕화만발 가족은 하나라고 외쳐왔습니다. 그런 제가 어찌 한 가족을 외면하겠습니까? 그리고 저의 주장이 100% 옳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저는 서슴없이 덕화만발 가족들의 아름다운 정을 택했습니다. 마침내 자정 직전에 결단을 내리고 제목하고 결론만 적은 덕화만발을 내 보낸 것입니다.

한 쪽에 치우치면 진리가 아닙니다. 우리 덕화만발 카페에는 네 가지 강령(綱領)이 있습니다. 누구나 이 <덕화만발 4대강령>에 동의하고, 지키며,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덕화만발은 사회의 공기(公器)이다.

둘째, 덕화만발은 가족 모두가 주인이다.

셋째, 덕화만발의 주인은 다음 네 가지의 강령을 지킨다.

-. 우리는 맑고, 밝고, 훈훈한 낙원세상을 지향한다.

-. 우리는 편협한 종교, 이념, 정치를 배격하고 중도를 지향한다.

-. 우리는 서로 돕고 이끄는 상생상화의 정신을 지향한다.

-. 우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적으로 활동한다.

어떻습니까? 우리 덕화만발 가족이 일의 낭패를 당할 때에는 이 <덕화만발 4대강령>에 대조(對照)하면 문제가 술술 풀립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중도(中道)를 지키며 덕화만발 가족 간의 아름다운 정에 상처를 입지 않는 방법일 것입니다. 중도가 천하의 큰 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누구나 다 중도 생활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지에는 원형이정(元亨利貞)과 춘하추동(春夏秋冬)과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고, 인간은 흥망성쇠(興亡盛衰)와 길흉화복(吉凶禍福)과 빈부귀천(貧富貴賤)이 있기 때문에 언제나 때와 곳과 일과 사람에 치우치거나 끌리지 않고 과불급이 없도록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흥함이 있으면 쇠함이 있고, 강해지면 약해지는 때가 있는 것입니다. 진리가 흥망성쇠와 길흉화복과 부귀영화를 주었다 뺏었다 주었다 하는 것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그 속지 않는 방법이 바로 중도 생활에 힘쓰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내 덕, 네 탓 ’하면 안 됩니다. 그 대신 ‘네 덕, 내 탓’하며 난국을 헤쳐 가는 것입니다. 우리 불필요한 논쟁으로 동지를 원망하거나 동지간의 정의(情誼)를 상하게 하는 행위는 삼가야 하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3월 1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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