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미통당이 무슨 짓을 해도 언론 ‘중도층 민심이반’이라는 표현 안써"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후보를 결정하는 당내 경선에서 서울 강서갑 현역 금태섭 의원이 탈락했다. 지난 12일 금 의원은 경선에서 여성 후보인 강선우 전 부대변인에게 경선에 밀려 본선행이 좌절됐다.

이번 경선에서 21대 총선 본선행을 확정한 강선우 전 부대변인이 “현역 의원의 큰 산을 넘을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이 됐으나 도전하였고 넘어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 전 부대변인은 경선 결과 발표 후 페이스북을 통해 “7일간의 시간이었다. 우리 강서갑 지역주민분들께 저를 알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의 부족함을 강서갑 당원동지들께서, 강서갑 지역 분들께서 ‘함께’ 채워주셨다”라며 “우리 강서갑의 변화와 발전으로 보답하겠다”고 본선행 확정의 공을 당원과 지역주민에게 돌리면서 자신의 결기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경선에 함께 뛰어주셨던 금 의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민주당의 강서갑 수성, 강선우가 반드시 해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금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돌이켜보면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다"라며 "공직은 봉사하는 자리라지만, 저 개인에게도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의 원천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의원실의 동료들을 비롯해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했던 모든 분들, 그리고 특히 강서갑 주민들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 살아가면서 갚겠다"라며 두루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금 의원의 경선 탈락 이후 각 언론사에서 올라온 기사 제목과 보도 내용이 한결같이 비슷한 취지로 가관이다. 신문은 한목소리로 소신파 금 의원을 내쳤다며 "중도층 표심에 악재"라는 내용을 담았고 조선일보는 "친문들의 세상" "親文배신의 대가"라는 표현을 썼다.

중앙일보 [강선우 밀어주고 금태섭 잘랐다..민주 경선 쥐고흔든 '문빠'] 

조선일보 [금태섭 공천 탈락놓고.. 親文 "배신의 대가"]

한겨레 [금태섭 탈락 여진..민주당내 "소신파 배제, 수도권 악재"]

머니투데이 ['소신' 금태섭 버리고 '친문' 황운하 살린 이해찬의 민주당]

한국일보 [결국 버림받은 소신파.. 금태섭 경선 탈락]

심지어 진보 매체라는 한겨레마저도 [금태섭 탈락 여진..민주당내 "소신파 배제, 수도권 악재"]라고 금 의원을 소신파로 옹호했고 경향신문은 [‘미운털’ 금태섭, 경선 탈락…‘청 하명수사 의혹’ 황운하는 승리]라고 보도해 미래통합당의 시선을 그대로 옮긴 듯했다.

조선일보는 '팔면봉'에 "조국 비판한 금태섭 날아가고, 불법 선거 혐의 황운하는 경선 승리. 常識(상식)도 順理(순리)도 안 통하는 親文(친문)들의 세상"이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금태섭 의원이 12일 당내 경선에서 정치 신인인 강선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에게 패배하면서 '진문(진짜 문재인) 공천'이 현실화됐다"라며 금 의원이 "문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세력에서는 '반역자'로 낙인이 찍혔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13일 기사
한국일보 13일 기사

대다수 언론들이 ‘친문’이나 ‘소신파 축출’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마치 민주당 지도부가 아무런 경선도 없이 금 의원을 일방적으로 ‘컷오프’ 시키고 버림받은 것처럼 표현했다.

이런 언론의 행태에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렬한 일침을 날렸다. 

“미통당이 ‘소신파’ 홍준표 씨를 컷오프시켰을 때나 북한 고위공직자 출신 태영호 씨를 서울 강남에 공천했을 때는 ‘대대적 변화’라고 썼던 언론사 종업원들이, 민주당 ‘소신파’ 금태섭씨가 경선 탈락하자 ‘중도층 민심이반의 중대 계기’라고 씁니다. 저들은 미통당이 무슨 짓을 해도 ‘중도층 민심이반’이라는 표현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한국의 많은 언론사 종업원들이, ‘중도층’이라는 단어를 ‘자기들 선동에 놀아나는 머저리’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는 증거일 겁니다. 진짜 ‘중도’는 자기 주견이 확고한 사람이지, 언론사 종업원들의 속 보이는 선동 따위에 놀아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금 의원이 탈락한 것은 단순한 당 차원이 아니라 지역구 민심이었다. 일반인과 권리당원 정당 투표에서 금 의원은 35% 지지 밖에 못 받았고 강 부대변인은 65%가 나왔다. 또 ‘여성과 신인’ 가중치를 감안한다 해도 이렇게 큰 격차는 금 의원의 지역구 관리 실패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결국 지역 민심이었는데 언론은 이걸 친문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금 의원이 패배한 거처럼 풀이했다.

한편에서는 강서구 시 의원들이 3차 경선에 출마한 것을 두고 금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실패한 사례로도 꼽았다. 

또 하나의 사례는 금 의원 본인이 '조국 프레임’의 덫에 스스로 걸린 것이다. 자신의 지역구에 등판한 김남국 변호사를 두고 조국백서의 주인공이라며 ‘조국'으로 전세를 움직이려고 한 것이 정당하지 못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아무도 예상 못 한 결과지만 정당한 경선에서 표심으로 결정됐다. 이게 민주주의가 아니면 무엇이 민주주의인가. 다수 국민의 뜻이다. 언론만 시대를 읽지 못하고 엉뚱한 프레임으로 민주주의를 욕보인다는 지적이다. 또 소속 당원이면 자신이 몸담은 당의 관점으로 적격, 부적격을 당연히 따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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