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거의 매일 *덕화만발*이라는 글을 씁니다. 남들은 저 보고 글을 잘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언제나 부족하고 재능 없음을 한탄하곤 하지요. 저는 초등하교 때부터 대학을 통틀어 상이라곤 타 본 일이 없습니다. 맨날 싸움이나 하고, 악동들과 함께 학교 담을 뛰어넘기 일쑤였으니까요.

그런 제가 이런 정도의 글을 쓰는 것도 어찌 보면 경이(驚異)로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맨날 여학생 꽁무니를 따라다니고, 연애편지나 쓰며, 문학개론 한 번 읽어 보지도 못한 제가 시인이고, 수필가며, 칼럼니스트라고 하면 사람들이 많이 웃을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원불교 문인협회장을 무려 6년간을 역임했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일간지와 월간지, 여섯 군데의 인터넷신문에 저의 칼럼을 싣고, 전 세계 수만의 덕화만발 가족이 저의 글을 봅니다. 그리고 무려 12권의 책을 썼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 힘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신앙입니다. 원불교에 입교 후, 저도 교당(敎堂)에 기여할 방법을 찾다가 원불교 여의도교당 회보(會報)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무작정 회보발간을 건의, 회보편집장을 맡았습니다.

그로부터 8년 6개월 동안 매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원불교 여의도 회보>를 편집하고 글을 썼습니다. 아마 제가 이 정도의 글을 쓰고 작가(作家) 소리를 듣는 것도 여의도 회보에 <지성여불(至誠如佛>의 정신으로 글을 쓴 작은 공덕(功德)의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저와 같은 사람도 글을 쓰는데, 누구나 글을 쓰고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면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첫째, 작가적 심성(心性)입니다.

누구나 글을 읽고 글을 씁니다. 글은 마음에서 나오는 만큼 독선이나 아집에 빠지면 안 됩니다. 세상과 자연, 우주와 별빛을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하는 심성을 기르는 것입니다.

둘째, 작가적 기질(氣質)입니다.

작가의 기질은 작가의 생명이며 동력입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어야 합니다. 저처럼 인생 3막을 넘어서야겠다는 절체절명의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셋째, 작가적 인간성(人間性)입니다.

글의 폭과 깊이는 작가의 인간성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정신수양· 사리연구 · 작업취사 삼학수행을 통해 좀 더 나은 인품을 기르고 또 길러야 합니다.

이 세 가지만 기르면 우리는 누구나 글을 쓰고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 어느 여기자가 26세에 발목을 다쳐 회사를 그만두게 되자. 인생이 무너지는 좌절과 낙심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서 펜을 다시 잡고 소설을 쓰기 시작 합니다. 생전 처음으로 쓰는 소설이어서 스토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인내하면서 소설 한권을 쓰는데 무려 10년이 걸렸지요.

그녀는 원고를 가지고 3년 동안 이곳저곳 출판사를 다녔지만, 풋내기가 쓴 소설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고 또한 읽어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원고가 다 헤어져서 너덜너덜해질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어느 출판사 사장을 만나려는데 만날 길이 없어서 사장님이 출장 가는 시간에 맞추어, 기차를 탈 때 붙잡고서 애원을 했습니다.

“사장님! 여행하시는 동안 이 원고를 딱 한번만 읽어 주세요.” 사장은 너무 간절한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원고를 받아 들고 가방에 넣었으나 일정이 바빠 원고를 읽지 못했습니다. 출장을 마치고 집에 오자 전보가 와 있었습니다. “사장님! 원고를 한 번만 읽어 주세요.”

몇 달 후에 전보가 또다시 와서는 “사장님! 원고를 한번만 읽어 주세요.” 세 번째 전보가 왔을 때 기차 정거장에서 ‘사장님 딱 한번만 읽어 주세요.’ 라고 간절하게 부탁하던 그녀의 얼굴이 생각이 나서 너덜너덜한 원고를 가방 속에서 꺼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장은 소설 속으로 푹 빠졌습니다. 10년간에 걸쳐서 썼던 그 소설을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출판을 했는데 하루에 5만부가 팔렸습니다. 당시는 1936년인데 굉장한 사건이었지요. 이소설이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며, 그 젊은 여성이 바로 ‘마가렛 미첼’이었습니다.

그 소설의 마지막 대사는 「이 땅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한 결 같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희망을 붙잡고 살았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Tommorow is another day)」 그렇습니다. 내일은 오늘과 전혀 다른 하루입니다. 바로 안 된다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 할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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