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닦이로 평생 번 7억 땅, 코로나로 힘든 이웃 위해 써주세요

지난 3월 12일자 중앙일보 1면에, 「구두닦이로 평생 번 7억 땅, 코로나로 힘든 이웃 위해 써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주인공이 닦은 구두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인공 김광록씨는 11세 때부터 50년 가까이 구두를 닦고 수선하며 모은 돈을 “노후에 오갈 곳 없는 이웃과 함께 어울려 농사 지으며 살겠다고 사 두었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IMF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점포 운영난을 겪게 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실감한 게 땅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됐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죽어서 가져갈 땅도 아닌데, 어려울 때 내가 가진 것을 내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광록씨도 사람입니다. “사실 이런 결정을 하기 까지는 며칠간 밤잠도 설쳐가며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아내도 “남편 말을 듣고는 한쪽 팔이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좋은 일에 땅을 쓰겠다는 남편의 뜻을 존중해 따랐다”고 했습니다.

김씨도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라고 합니다. 구두를 닦아서 5식구가 먹고, 가르치고, 살아가기도 힘들었을 텐데 얼마나 근검절약하면서 살았으면 노후에 그것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농사나 지으며 살겠다고 땅까지 사 놨을까요? 그렇게 힘들게 장만한 땅을 내놓으려니 한쪽 팔이 잘려나가는 것 같았다고 한 말은 우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해주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인가요? TV-n에서 방영하고 있는 <하이바이마마>라는 연속극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1조원 대의 재벌회장이 귀신이 되어 중음(中陰)을 떠도는 데, 재산을 물려받은 세 자녀는 경영권다툼으로 회사가 풍비박산(風痱薄散)이 됩니다. 결국 온갖 갑 질을 다하던 회장 귀신은 공원묘지 납골당 유지비도 못 내어 체납 딱지가 붙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참으로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행복은 얻는 게 더 행복할까요? 아니면 주는 게 더 행복할까요? 그렇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 행복을 파는 사람입니다. 권영효라는 사장은 신 대구 고속도로가 막 준공될 무렵 그 고속도로에서 벗어나 외진 국도에 어느 날 뜬금없이 주유소를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그곳은 평소 한적한 도로라서 주유소 영업이 전혀 되지 않는 곳이었지요. 인근 주민들은 제한속도 110km인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고속도로가 아닌 외진 시골 도로에 있는 주유소로 기사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말에 모두들 미친놈 이라고 했습니다. 더욱이 그 도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던 인근 이장은 분명 얼마 안가서 망할 것이라고 같은 주유소에서 받아야할 동의서에 서슴없이 도장까지 찍어줬습니다.

하지만 ‘만포주유소’라는 간판을 내건 그는 기름을 결코 너무 싸게도 팔지 않았고, 그 흔한 휴지도 선물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제일 장사가 잘되는 주유소가 한 달에 약 1,000드럼의 기름을 파는 것에 비해 주유소의 생명인 입지가 삼랑진 IC에서 700미터나 후방으로 떨어진 한적한 외진 도로에서 무려 한 달에 기름을 1,300드럼이나 팔았습니다.

그는 단순히 기름만 판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주목한 것은 바로 화물차였습니다. 화물차는 낮에는 짐을 싣고 도로비가 저렴한 야간을 이용하여 달린다는 점에 착안하여 주유소 지붕을 높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000평이나 되는 넓은 부지에 화물 기사를 위한 자가 정비 설비와 엔진교환 설비, 그리고 기사들의 편의를 위해 샤워 실, 식당, 수면실, 탁구대, 당구대, 심지어는 골프연습장, 퍼팅연습장, 노래방, 가족을 위한 낚시터, 바베큐 시설까지 설치했습니다.

심지어 주유소 인근 주변 나무에 화물 기사들의 이름이 붙여놓고 나무에 열매가 맺히면 따가도록 했습니다. 또한 바로 옆에 유기농 밭을 만들어 싱싱하고 좋은 유기농 채소를 기사들에게 선물합니다. 그러자 이를 이용하는 화물 기사들은 너무도 편안한 휴식과 감동으로 인해 밤마다 무거운 화물차를 몰아야 하는 긴장감에서 도리어 긴장을 풀어주고 행복감을 만끽하는 장소로 가꾸었던 것입니다.

‘월트디즈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파는 것은 행복이다.” 구두닦이 김광록씨는 바로 행복을 팔았던 것입니다. 우리도 이 행복을 팔면 어떨까요?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이번에 저도 원불교에서 전개하는 ‘코로나 19 성금(誠金)’에 적은 금액이나마 마음을 합했습니다.

행복을 판다는 것은 자신이 먼저 충분히 행복해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지금 덕화만발을 통해 충분히 행복해 하며, 많은 분들에게 열심히 행복을 팔고 있습니다. 남에게 행복을 전염 시켜 가는 것이 행복입니다. 우리 구두닦이 김광록님과 같이 미리 행복을 준비하고, 행복을 파는 사람이 되면 어떨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3월 1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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